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제프 세션스 연방 법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범프스탁’ 판매 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플로리다주 의회가 총기 규제 강화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가 자율주행차 시험주행과 관련해 중요한 규제를 풀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플로리다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 강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눈길을 끄는 말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션스 장관, 27일 주 법무장관들을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법무부가 이른바 ‘범프스탁’ 판매 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션스 장관] “He ordered us to…”
기자) 트럼프 대통령 명령에 따라 연방 법무부가 범프스탁 판매 금지 방안을 검토해 이를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세션스 장관은 밝혔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각서를 통해 법무부와 연방 주류마약화기단속국(ATF)에 해당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범프스탁’이 어떤 부품입니까?
기자) 네. 반자동 소총을 자동소총으로 간단하게 개조할 수 있게 하는 부품입니다. 지난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기록된 라스베이거스 참사 때 범인이 이 범프스탁을 부착한 소총을 써서 희생자가 많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당시 5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두 58명이 숨졌고요. 800명 이상이 다치는 그야말로 대참사였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원래 자동 연사 기능을 가진 소총을 팔지 못하는 거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원래 자동소총이라도 이 기능을 없앤 채 팔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범프스탁을 쓰면 간단하게 반자동 소총을 자동연사가 가능한 소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이 범프스탁이 판매 금지 품목이 아니었던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게 바로 총기 규제법의 허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자동 소총 사용은 불법이지만, 자동 소총 개조용 부품의 구매나 판매는 제재를 받지 않은 겁니다. 범프스탁은 인터넷에서 싼값에 손쉽게 살 수 있습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 총기 난사 사건에서도 이 범프스탁이 쓰였나요?
기자) 아닙니다. 용의자 니콜라스 크루즈가 AR-15 소총을 썼는데, 범프스탁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범프스탁과 관련해 법무부와 ATF가 발표할 방안은 법이 아니고 규정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소송이 제기되면 이 규정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션스 장관은 27일, 규정으로도 범프스탁 사용을 금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연방 의회가 법을 만들면 확실하게 실행되지 않을까요?
기자) 그런데 법을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이 나고 이 범프스탁 사용과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연방 의회에서 발의됐었는데, 결국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고려했는지 최근 주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연방 의회가 뭐라 하든 범프스탁 판매 금지 같은 총기 규제 방안을 실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참사를 계기로 플로리다주에서 총기 규제 강화 움직임이 힘을 얻고 있는데, 진전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기자) 27일 플로리다주 상원과 하원 예산위원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총기 구매 연령을 현행 18세에서 21세로 올리고, 총기 구매 시 의무적으로 3일 대기 기간을 두는 항목, 그리고 학교 안전과 정신건강 치료체계 개선을 위한 기금을 두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더글러스 고등학교 사건 용의자의 나이가 18세였죠?
기자) 맞습니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서 총을 살 수 있는 나이를 21세로 올리는 항목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3일 간 대기 기간을 두는 건 무슨 목적이 있나요?
기자) 신원조회에 시간이 필요한데 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겁니다.
진행자) 학교 안전 방안도 들어갔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네요?
기자) 이게 가장 논란이 되는 항목인데요. 무장을 원하는 교직원들을 훈련하기 위한 6천7백만 달러 규모의 기금을 만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행자) 교사를 무장시키는 방안은 트럼프 대통령도 적극 지지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조건이 되는, 그러니까 총기 사용 경험이 있거나 전문훈련을 받은 교직원들을 무장시켜서 총기 난사 사건에 대비하자는 방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전미총기협회(NRA)도 이 방안을 지지하는데요. 하지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진행자) 플로리다주가 마련한 총기 규제 강화 방안이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됩니까?
기자) 소관 위원회를 통과했으니까, 주 상원과 하원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하고요. 마지막으로 릭 스콧 주지사가 서명해야 발효됩니다. 현재 주 의회를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고, 주지사도 공화당 소속이라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플로리다주 민주당도 이번 입법 과정에서 자동 소총 판매 금지 항목이 들어간 수정안을 냈지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방 의회 청문회에 나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월 의장, 27일 하원 재정위원회 청문회에 나왔는데요. 의장이 된 뒤 처음으로 의회 청문회에 나온 겁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 상태와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대해 밝혔습니다.
진행자) 연방준비제도를 줄여서 보통 ‘연준’이라고 하는데, 중앙은행에 해당하는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은 화폐를 발행하고 기준금리를 통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 등 경제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데요. 연준은 바로 미국의 중앙은행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파월 의장이 미국경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10여 년 전 금융 위기로 ‘역풍’을 맞았던 미국경제가 이제는 ‘순풍’을 타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지난해 12월 이후 미국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더 굳어졌다고 파월 의장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연준의 중요한 권한 가운데 하나가 기준금리 조정 권한인데, 이 부분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전임자인 재닛 옐런 전 의장 때처럼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파월 연준 의장] “We will continue…”
기자) 물가상승률을 2%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적절하게 금리를 조정하겠다고 파월 의장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경제가 계속 성장했기 때문에 이제는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라앉은 경기를 살리려고 꽤 오래 금리를 낮은 수준에 잡아놓았는데요. 이제 경기가 살아났으니까 금리를 올려서 경기를 진정시켜야 합니다.
진행자) 올해 몇 차례나 금리를 올릴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3월과 6월, 그리고 9월에 한 차례씩 모두 세 번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파월 의장은 금융기관 규제 완화와 관련해 소형 은행 규제는 대폭 풀고 대형 은행 규제는 소폭 해제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자율주행차입니다. 운전자 없이 자동차 스스로 움직인다고 해서 영어로 ‘driverless car’라고 하는데요. 캘리포니아주에서 이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자동차관리국(DMV)은 공공도로에서 시험 주행하는 자율자동차 운전석에 사람이 탈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조처는 캘리포니아주 DMV가 입안하고 주 행정법청(OAL)이 승인했는데요. 오는 4월 2일부터 적용됩니다.
진행자) 이제까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자율주행차라도 시험운행 때는 사람이 꼭 타야 했던 모양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혹시 있을지 모를 비상 상황에 대비해 꼭 운전석에 사람이 타도록 했었는데, 이 규정을 없앤 겁니다.
진행자) 그럼 실제로 비상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는 겁니까?
기자) 네. 무인비행기를 사람이 무선으로 원격조종하는 것처럼 외부에서 원격으로 차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자율주행차 원격조종자는 경찰이나 차에 탄 다른 승객과 교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진행자) 자율주행차 업계로서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중요한 규제 하나가 풀린 셈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미국에서 자율주행차 산업에 뛰어든 업체들이 대부분 캘리포니아주에서 시험주행을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중요한 규제 하나가 풀린 겁니다. 캘리포니아주는 현재 약 50개 회사에 자율주행차 시험 주행 허가를 내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닐 텐데요?
기자) 물론입니다. 그래서 소비자단체들은 캘리포니아주의 조처가 너무 이르다고 비판했습니다. 운전석에 사람이 완전하게 필요 없을 만큼 기술이 축적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이 자율주행차 기술은 현재 가장 기대되는 기술 가운데 하나 아닙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가까운 시기에 사람이 모는 자동차를 몰아내고 자율주행차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벤츠나 BMW, 포드, 볼보, 닛산 같은 대형 자동차 회사들은 늦어도 오는 2020년부터 자율주행차를 일반에 시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 많은 기업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아는데, 어떤 회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나요?
기자) 선두주자로는 역시 구글을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구글은 인터넷 검색업체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자율주행차 시장의 가치를 간파하고 일찌감치 무인차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구글 소속의 자율주행차 개발회사가 웨이모인데요. 웨이모는 미국 내 다른 어떤 회사보다 많은 자율주행차 시험 주행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웨이모는 기술력도 뛰어난 데요.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5만km를 시험 주행하면서 사람이 차량 운행에 개입해야 했던 건수가 63차례에 그쳤다고 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