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연방수사국(FBI)과 백악관이 하원 정보위원회 메모를 두고 대립하고 있습니다. 연방 정부가 시리아인들에게 부여했던 임시보호신분(TPS)의 효력을 18개월 연장했습니다.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이사를 새 의장으로 공식 선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어제(31일) 미국 언론의 관심은 하원 정보위원회 메모를 둘러싼 연방수사국(FBI)의 반발에 쏠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FBI가 이례적으로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곧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정보위원회 메모의 정확성에 큰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보위원회 메모라는 것이 뭔데 이렇게 논란이 된 겁니까?
기자) 네. 연방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데빈 누네스 공화당 의원의 보좌관들이 작성한 메모인데요. 내용은 FBI가 도청 권한을 적절하지 않게 사용했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한편 FBI 측은 이 메모에 담긴 내용에 문제가 있는 데다가 민감한 내용이 있어서 이걸 공개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했는데요. 최근 하원 정보위원회가 표결로 이 메모를 공개하기로 함으로써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FBI가 도청 권한을 적절하지 않게 썼다는 건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인가요?
기자) 네. 해외비밀정보법(FISA)에 따라 도청을 허용하는 영장을 신청할 때 문제가 있는 자료를 판사에게 제출해서 영장을 받아냈다는 겁니다.
진행자) FBI가 도청하려고 했던 사람이 누굽니까?
기자) 네.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트럼프 후보 진영에서 잠시 외교자문역으로 일했던 카터 페이지 씨입니다. 당시 FBI는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 정부 사이의 유착 관계를 의심하고 있었는데요.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러시아를 자주 방문한 페이지 씨를 도청했습니다.
진행자) 이게 그러니까 러시아 스캔들하고 관련이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이라면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인데요. 현재 로버트 뮬러 특검이 이끄는 수사진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까 FBI가 법원에 부적절한 자료를 냈다는데, 어떤 자료를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이른바 ‘트럼프 문건’(Trump Dossier)하고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문건이라면 민주당 전국위원회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진영이 퓨전GPS라는 회사에 의뢰해서 트럼프 당시 후보와 러시아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이게 백악관 쪽에서는 다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문건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 문건 작성에는 전직 영국 해외정보부(MI-6) 출신인 크리스토퍼 스틸 씨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도청 영장을 신청할 때 믿을 수 없는 트럼프 문건과 관련이 있는 자료를 FBI가 법원에 제시했으니까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정보위원회 메모의 핵심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FBI 측은 영장을 신청할 때 다른 근거들도 법원 측에 충분하게 제시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자세입니다. FBI는 메모에 담겨있는 내용이 일반에 알려지면, FBI 수사 능력과 국가안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메모 공개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이 백악관 쪽에 여러 차례 반대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레이 국장은 지난 29일엔 FBI를 감독하는 연방 법무부의 로드 로젠스타인 부장관과 함께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메모 공개에 반대한다는 뜻을 재차 전달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정치권에서는 메모 공개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물론 공화당 쪽에서는 메모 공개에 찬성합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메모 공개에 찬성하고 밝혔고, 그 외 많은 공화당 의원이 같은 견해입니다. 반면에 민주당 쪽에서는 백악관과 공화당이 특검이 진행하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물타기 하기 위해 메모 공개를 강행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누네스 위원장이 백악관에 메모를 보내기 전에 내용을 수정했다며 다시 표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누네스 의원 측은 사소한 부분을 고쳤을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하원 위원회에서 결정하면 바로 메모가 공개되는 건가요?
기자) 하나 더 거쳐야 할 과정이 남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메모 공개를 거부할 권한이 있는데요. 곧 결정이 나올 텐데, 언론들은 오늘(1일) 메모가 공개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가요? 공개를 지지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30일 국정연설을 마치고 연설장을 나가면서 공화당 의원들에게 메모를 공개할 확률이 100%라고 말하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도 어제(31일) 폭스뉴스 방송에 나와 되도록 빨리 메모를 공개하겠다고 밝혔고요. 백악관 측은 이날 VOA에 해당 메모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메모 논란을 비롯해서 연방 수사 당국과 백악관이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연방 법무부, FBI 그리고 특검이 러시아 스캔들을 공정하게 수사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불만의 근거로 특히 FBI가 수행했던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 사용 수사가 거론되는데요. 당시 FBI는 이 문제로 클린턴 전 장관을 기소하지 않았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FBI와 연방 법무부가 관련 문제를 수사하는데 있어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표적이었던 앤드루 매케이브 FBI 부국장이 지난 29일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시리아인들의 임시보호신분(TPS)이 연장됐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31일) 국토안보부가 발표했는데요. 시리아인들의 TPS가 18개월 연장됐습니다. 이 조처로 TPS로 미국에 있던 시리아인들은 내년 9월 30일까지 미국에 머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인 TPS 수혜자가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네. 약 7천 명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TPS라는 것이 어떤 제도입니까?
기자) 네. 전쟁이나 내전, 허리케인이나 지진 등 자연재해로 불가피하게 모국을 떠났는데, 바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미국에서 한시적으로 살거나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일종의 임시체류 신분입니다. 지난 1990년대에 도입됐는데요. 중미 엘살바도르뿐만 아니라 니카라과, 아이티, 온두라스, 아프리카 남수단 등 10개 나라에서 온 약 32만 명이 이 TPS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시민들에게는 어떻게 TPS가 부여됐던 겁니까?
기자) 네. 아시다시피 시리아가 오랜 내전으로 나라가 혼란에 빠지면서 많은 사람이 죽고 난민이 대규모로 나왔는데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2012년부터 시리아인들에게 TPS 자격을 부여해 왔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인들에게 부여한 TPS를 연장한 건 현 시리아 상황을 반영한 조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직도 시리아에서는 정부군, 반군, IS로 갈려 치열한 내전이 벌어지고 있어서 시리아로 돌아갈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TPS 수혜 대상을 속속 줄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엘살바도르, 아이티, 니카라과, 그리고 수단 출신 거주자들에게 부여하던 TPS를 중단한다는 발표가 나온 바 있습니다. 이들 나라 출신 TPS 수혜자들은 정해진 기한 안에 합법적인 미국 거주 신분을 얻거나 아니면 미국을 떠나야 합니다.
진행자) 해당 나라 이민자들과 친이민 단체에서는 이 조처에 크게 반발했죠?
기자) 물론입니다. TPS 신분으로 미국에 들어와 산 지 길게는 20년이 된 사람도 있다는데요. 이제 나름 미국에서 기반을 잡고 살려는데, 갑자기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하니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TPS는 말 그대로 임시신분이었다면서, 본국을 떠나야 했던 상황이 해결됐으면, 이제 돌아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인데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1.25%에서 1.5% 수준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연준은 어제(31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만장일치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기구로 1년에 8차례 정례 회의를 여는데요. 이번 회의는 올해 들어 첫 회의였습니다.
진행자)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연준은 일자리와 가계 지출, 자본 투자가 견실하게 늘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사실 이번 금리 동결은 예상됐던 일인데요. 바로 지난달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p 올렸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 물가 상승이 둔화할 우려가 있죠.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이자율을 말하는데요. 중앙은행은 경기가 나쁘면 기준금리를 내려서 시중에 돈을 풀고, 경기가 좋으면 반대로 기준금리를 올려서 돈을 거둬들입니다.
진행자) 연준이 올해 경제는 어떻게 전망했습니까?
기자)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계속 성장하고 노동시장 역시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올해 물가상승률이 올라가서 연준의 목표치인 2% 부근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연준은 이전 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진행자) 이게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3월에 다음 회의에서 올릴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연준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연준이 곧 새 의장을 맞이하게 되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 FOMC 회의는 재닛 옐런 현 의장이 마지막으로 주재한 회의였는데요. 연준은 이날 만장일치로 제롬 파월 연준 이사를 새 의장으로 공식 선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파월 차기 의장은 이미 지난 23일, 상원 인준을 받았고요, 다음 주 월요일(5일)부터 임기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옐런 의장은 여성으로서는 처음 연준 의장에 임명돼서 관심을 끌기도 했는데요. 옐런 의장의 지난 4년, 어떤 평가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옐런 의장이 지난 2014년 초에 취임했을 때는 미국 실업률이 6.7%에 달했는데요. 지금은 4.1%로 17년 만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요, 물가상승률도 낮고 안정적입니다. 4년 전에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을 정도로 대단한 성과라는 겁니다. 옐런 의장은 미국이 심각한 경제 침체를 겪던 전임 벤 버냉키 의장 시절, 기준금리를 0%대로 내리고 막대한 양의 채권을 매입하는 등 과감한 조처를 취하는 데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권이 바뀌어도 연준 의장은 유임되는 게 통상적인데요. 게다가 옐런 의장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교체했거든요.
기자) 네, 사실 트럼프 대통령도 옐런 의장을 높이 평가했는데요. 그런데도 연준 의장을 바꾼 건 기업 규제에 대한 시각이 달라서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옐런 의장은 금융기관 규제를 찬성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지 않습니까? 파월 차기 의장은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규제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에 가깝다는 겁니다.
진행자) 파월 새 의장이 이끌게 될 연준,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까요?
기자) 옐런 의장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파월 새 의장이 옐런 의장 아래 연준 이사로 일하면서 점진적으로 기준 금리를 올리는 정책을 지지해왔기 때문인데요. 앞으로도 현 정책이 유지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