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타박타박 미국 여행 박영서입니다. 한국의 지방 도시 인천에는 '인하대학교'라는 학교가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 인하대학교가 인천과 미국의 하와이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대학교라는 거 혹 아십니까? 115년 전 하와이에서 시작된, 한국의 미국 이민 역사에 얽힌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름이죠. 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문화와 풍물,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오늘은 북태평양에 있는 미국의 50번째 주, 하와이로 가보겠습니다.
미국의 50번째 주, 하와이는 태평양, 바다 위에 있는 섬입니다. 하와이 하면, 그냥 섬 하나를 생각하실 수도 있을텐데요. 실은 1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의 모임, 군도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그 중 큰 몇 개 섬에서 살아간다고 해요. 하와이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하와이 터줏대감, 이소영 씨의 도움말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이소영 하와이 한인 문인협회 회장] "하와이는 섬으로 되어 있고요. 섬이 여러 개가 있는데 그중에서 중요한 섬은 호놀룰루가 들어있는 오하우섬, 그리고 '하와이도'라고 보통 우리는 빅아일랜드(Big Island)라고 부르는 게 있고요. 마우이섬, 카와이 섬, 몰라카이 섬, 이 5개 섬이 중요한 섬이고, 그리고 여러 섬들이 있어요."
이 중에 가장 큰 섬이 하와이도, 하와이섬인데요. 주의 이름과 같다 보니, 그곳 사람들은 흔히 빅아일랜드, 큰 섬이라고 부른다고 해요.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섬은 오하우섬이고요. 주도인 호놀룰루도 오하우에 있다 보니까, 하와이는 이 오하우섬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여행전문가 조앤 한 씨 도움말입니다.
[녹취: 조앤 한 여행전문가] "호놀룰루 공항도 거기 있고요. 와이키기 비치가 있어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즐길 수 있는 수상 스포츠도 잘 되어 있고, 식당, 그런 게 아주 잘 되어 있는 섬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섬 특유의 정취, 다듬어지지 않은 그런 자연을 보고 싶다면 빅아일랜드 섬...화산 국립공원이 있는데, 동굴도 있고, 화산 자체를 볼 수 있고, 마우이섬처럼 예쁘고 조용한 섬도 많아요"
그런데요. 태평양 망망대해에 있는 이 섬이 어떻게 미국의 주가 된 걸까요?
하와이의 역사를 잠깐 살펴보면요. 하와이섬에 처음 유럽인이 온 건 1778년인데요. 그 전까지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고요. 섬들마다 따로 왕이나 지도자가 있어서 각각 통치하고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1810년, 유럽인들의 도움을 받아 '카메하메하 1세'라는 왕이 하와이의 모든 섬들을 거의 다 정복하게 되죠. 하지만 1890년대 들어와 이 왕조는 무너지게 되고요. 당시 하와이에서 사업을 하던 미국인 사탕수수 농장주들이 중심이 돼서 미국과 하와이의 합병이 추진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하와이는 미국의 준주로 있다가 1959년 미합중국의 마지막, 50번째 주가 됩니다.
갓 결혼한 부부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신혼여행지로 손꼽히는 곳, 지상 최후의 낙원이라고도 불리는 세계적인 휴양지다 보니까 하와이 날씨 좋은 거야 익히 짐작할 만도 한데요. 이소영 씨에게 하와이 날씨가 얼마나 좋은지 한번 물어봤습니다.
[녹취: 이소영 씨] "날씨는 항상 바다에 나가 수영할 수 있는 날씨인데요. 태풍이나 비가 많이 오는 우기는 겨울이고요. 여름은 건조한 때인데요. 늘 바다에 나가서 수영할 수 있는데, 그래도 겨울은 여름보다는 쌀쌀할 때가 있죠. 밤에는 특히...습도 조금 높고요. 바다색이나 하늘색이 아주 짙은 푸른색이에요. 열대 색깔이라서 아주 아름다워요"
그러니까 하와이에도 겨울이 있긴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하와이의 겨울...다른 곳처럼 눈을 볼 수 있는 그런 겨울은 아닙니다.
[녹취: 이소영 씨] "마우이섬의 아주 높은 산에는 눈이 온다는데 보통 눈은 상상할 수가 없죠. 워싱턴 D.C.의 봄보다, 하와이의 겨울이 훨씬 더 따뜻해요. 그래서 조금만 선선해지면 여자들이 스웨터 꺼내입고 부츠 신고... 이때다, 이런 걸 신고 다녀보자 해서... 재밌어요. 관광객들은 거의 비키니 입고 치마 입고 옆에서 다니는데, 원주민들은 부추 신고 스웨터 신고 이때다 하고 다니는데 재밌어요."
하와이는 보통 5월부터 10월까지는 여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를 겨울로 치는데요. 이 두 계절의 차이가 겨우 섭씨 4~5도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 년 평균기온이 섭씨 27도 정도 되니까 추위 많이 타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지상 낙원이 따로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겨울에도 바다에 나가 수영을 할 수 있다니...상상이 잘 안 되는데요.
[녹취: 이소영 씨] "대서양과 태평양 바다는 아주 달라요. 첫째는 색깔이 아주 다르고요. 대서양 쪽 물은 겨울에는 수온이 낮아 수영 못하는데, 태평양은 옛날에 '남태평양'이라는 영화 있었잖아요. 그 영화에 나왔던 거랑 비슷해요. 지금도...파도도 없고. 항상 평화롭고 색깔도 아주 아름다워요. 짙은 남색인데, 기온이 아주 더울 때는 그게 보라색이 돼요. 아주 아름답습니다. 워싱턴 D.C.도 참 좋고 봄도 아름답던데요. 워싱턴 D.C.가 세련된 멋이 있다면 하와이는 역시 훨씬 원시적, 원색적이고 색깔이 아주 달라요"
망망대해 태평양 바다에 오롯이 떠 있는 하와이... 그래서 하와이는 알래스카와 함께 미국의 역외 주라고 합니다. 본토에서 떨어져 있는 주라는 건데요.
그러다 보니, 하와이는 미국 사람들이 가장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며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워낙에 세계적인 휴양지로 발전하다 보니까 점점 물가는 비싸지고, 관광객들은 많아지고... 원래 순박했던 사람들의 정취가 사라져 간다는 말도 들리긴 하는데요. 하지만 하와이에는 아직도 때 묻지 않은 순박함이 있다고 여행 전문가 조앤 한 씨는 말합니다.
[녹취: 조앤 한 씨] "다른 섬들을 가보면, 하와이는 아직도 때 묻지 않은, 그런 곳을 가면 아무도 없는 섬에 와있는 것 같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일 년 내내 기온 좋고, 계곡이나 해변도 아름답고요. 수천 마리 고래들을 구경하실 수도 있고..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분들에게는 천국입니다. 이런 곳이 없죠"
하와이의 유명한 것 중의 하나, 훌라댄스라는 민속춤이 있습니다. 훌라라는 말 자체가 하와이 원주민 말로 춤이라는 뜻이라는데요. 하와이 민속 음악에 맞춰 허리를 유연하게 돌리며 추는 춤인데요. 재밌는 것은 이 훌라춤에서도 하와이 사람들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는 거라네요. 이소영 씨 이야기입니다.
[녹취: 이소영 씨] "하와이 사람들은 본래 마음이 착하고 부드럽고 유합니다. 천천히 움직이는 사람들이죠. 대표적인 게 훌라댄스예요. 천천히 흔들흔들 여유 있게 움직이는데요. 타히티도 태평양 섬인데 거기는 격렬하게 춤을 춰요. 피지는 불을 가지고 춤을 추고...그래서 각 섬마다 성격 차를 춤에서 알게 됩니다. 하와이 사람들은 참 부드럽고 따뜻해요."
이소영 씨는 하와이 사람들의 따뜻함을 전하며 잠시 목이 메기도 합니다.
"소매치기도 있지만 그건 뜨내기들이 많고요. 여기 사람들은 참 좋아요. 내가 하나 먹으면 너도 하나 주고 싶어, 먹고 싶어? 주고...그런 마음이 참 많아요. 따뜻하고 부드러워요. 마음이 아름다워요."
미국 곳곳의 다양한 문화와 풍물,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시간이 다 됐는데요. 다음 주에 하와이 이야기 좀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