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중진 의원인 오린 해치 상원의원이 이번 임기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치 의원의 은퇴로 공석이 되는 자리를 메꾸기 위해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올해 중간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체류 청년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국경장벽 건설이 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시카고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살인이 크게 줄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오린 해치 공화당 상원의원이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타주가 지역구인 오린 해치 상원의원이 어제(2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녹취: 해치 상원의원] “That’s why after much prayer and discussion with family and friends …”
기자) 기도를 많이 하고 가족들과 상의한 결과 이번 임기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결정했다는 건데요. 그간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치 의원은 공화당 상원에서 상당히 상당히 중량감 있는 인물이죠?
기자) 맞습니다. 해치 의원은 지난 1976년에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공화당 중진 의원입니다. 그는 상원의원으로 현재 7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공화당 의원으로는 가장 오래 상원의원직을 수행한 사람입니다. 해치 의원은 올해 83세입니다.
진행자) 해치 의원은 특히 지난 연말에 언론에 자주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로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세제개편과 연관이 있어서 그랬습니다. 해치 의원은 상원 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요. 이번 세제개편 작업에서 핵심적인 일을 했습니다. 해치 의원은 은퇴를 발표하는 영상에서 자신이 세제개편안 통과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것이 자랑스럽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치 의원은 2009년에 세상을 떠난 에드워드 케네디 민주당 상원의원과 함께 지난 1997년에 아동보험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해치 의원은 세제개편법안 입법 과정에서 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상원의원과 격렬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이 모습을 통해서 해치 의원이 ‘투사’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기도 했습니다. 해치 의원은 2일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투사로 불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자신이 젊었을 때 권투선수였다면서, 권투선수는 언제 권투장갑을 벗어야 하는지 안다면서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 해치 의원이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면 유타주 유권자들은 올해 11월에 있을 중간선거에서 새 상원의원을 뽑아야 할 텐데요. 그런데 언론 보도를 보니까 해치 의원 후임과 관련해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이름이 거론되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롬니 전 주지사는 2012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는데요. 폴 라이언 당시 하원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고 선거에 나섰는데, 당시 연임에 도전한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했습니다. 미국 언론은 롬니 전 주지사가 유타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합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롬니 측근들도 이런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롬니 전 주지사가 유타주와 연관이 있나요?
기자) 네, 유타주라면 기독교 일파인 모르몬교의 본거지인데요. 롬니 전 주지사가 바로 모르몬교 신자입니다. 롬니 전 주지사는 현재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근처에 주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롬니 전 주지사가 유타주에서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큰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타주가 워낙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곳인 데다가 롬니 전 주지사가 모르몬교 신자인 관계로 출마하면 무난하게 당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롬니 전 주지사 측에서는 중간선거 출마와 관련해 어떤 언질이 있었습니까?
기자) 아직 공식 발표는 없습니다. 다만 롬니 전 주지사는 2일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에 해치 의원이 유타주를 위해서 많은 일을 했다며 그에게 감사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실 롬니 전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은퇴를 선언한 오린 해치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롬니 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지난 2016년에 치러진 대선에서 롬니 전 주지사가 트럼프 후보를 비난하면서 두 사람 사이가 틀어졌는데요.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롬니 전 주지사를 거친 언사로 공격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롬니 전 주지사를 국무장관 후보로 고려하면서 두 사람이 식사를 같이하고 화해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롬니 전 주지사가 연방 상원에 입성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진행자) 연방 상원이 연말 휴가를 마치고 오늘(3일) 복귀하는데, 이날 신임 상원의원 2명이 선서할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두 민주당 소속인데요. 앨라배마주가 지역구인 더그 존스 상원의원과 미네소타주의 티나 스미스 의원입니다. 더그 존스 의원은 지난 12월에 치러진 앨라배마주 연방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했고요. 티나 스미스 상원의원은 성 추문 의혹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앨 프랑켄 민주당 상원의원 후임입니다. 더그 존스 의원의 승리로 신년에 상원 민주당 의석이 1석 늘었는데요. 현재 의석 수는 공화당 51석, 그리고 민주당과 무소속이 49석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불법체류 청년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어제(2일)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불법체류 청년들에게 시민권을 딸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법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국경 장벽 건설이 여전히 우선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민권을 딸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법안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닐슨 장관에 따르면, 일시적으로 추방을 면했던 사람들에게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부여하는 방안 등 최소한 세 가지 안이 고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권 신청 자격 등 자세한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다만 닐슨 장관은 다카(DACA) 제도가 유효했던 3년 동안 자격을 인정받았던 사람들로 제한해야 한다는 게 자신의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DACA라면 어렸을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와서 살고 있는 청년들의 추방을 유예해주는 제도인데요. 새해 트럼프 행정부와 연방 의회가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백악관 관리들과 의회 지도부가 오늘(3일)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는데요. 오늘 DACA도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DACA는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 때 나왔는데요. 하지만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이 DACA를 폐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방 의회에 6개월 시한을 주고 대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는데, 오는 3월이면 그 시한이 다 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에 DACA 수혜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안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 생각에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기자) 닐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데 열린 자세로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백악관에서 아무런 결정도 나온 게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과 행정부는 DACA 문제를 예산안 협상에 연결하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기자) 네, 민주당은 DACA 처리 없이 예산안 합의는 없다는 입장이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건설 예산이 새 예산안에 포함돼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2일) 민주당이 불법체류 청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사실 민주당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민 옹호 운동가들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닐슨 장관이 국경장벽 건설이 우선이라고 했는데, 현재 이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여러 견본이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 세워진 상태입니다. 당국은 이들 가운데 몇 개 회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인데요. 닐슨 장관이 어제(2일) 샌디에이고를 방문하고 장벽 견본들을 둘러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6억 달러를 장벽 건설 예산으로 요청했는데요. 닐슨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에도 16억 달러를 추가로 요청할 계획이라면서 이는 착수금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얼마 전에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 살인이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게 뉴욕만의 얘기가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시카고와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도 살인 사건이 크게 줄었습니다. 먼저 시카고를 보면요. 지난 2016년에 754명이 살해당하면서 약 20년 만의 최악의 해로 기록됐는데요. 지난해에는 650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현지에서 발행되는 ‘시카고트리뷴’ 신문은 2004년 이후 연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범죄 문제를 지적하면서 시카고를 예로 들기도 했죠?
기자) 네, 시카고 정부 당국이 폭력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되도록 내버려 뒀다며 여러 차례 비판한 바 있습니다. 시카고에서는 지난 2016년에 흑인 10대 소년이 백인 경관의 총격으로 숨지는 동영상이 공개돼 큰 논란이 일었는데요. 분노한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졌고, 경찰에 대한 불신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해에는 어떻게 살인을 줄일 수 있었나요?
기자) 에디 존슨 시카고 경찰청장이 ‘트리뷴’지에 밝힌 데 따르면, 경관 1천 명을 추가로 채용하는 등 경찰 인력을 늘리고, 새로운 기술과 전략을 도입한 덕분이라고 하는데요. 총기 범죄와 관련한 체포가 27% 증가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고요, 경찰과 지역사회 주민들 간의 관계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 노력이 실제 살인 감소라는 성과로 이어진 거군요.
기자) 네, 하지만 존슨 청장은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올해 2018년에는 지난해 이룬 진전을 바탕으로 더 큰 진전을 이루겠다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진행자) 시카고 경찰이 지역사회 주민들 간의 관계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했는데, 뉴욕 시 역시 그런 전략이 효과를 봤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역 협력요원을 배치하는 등 경찰이 범죄보다 지역주민들의 삶을 챙기는 데 집중하면서 지난해 체포율이 전년 대비 7% 떨어졌다고 합니다. 뉴욕시는 지난 몇 년 동안 범죄율이 계속 감소하는 추세긴 했는데요. 지난해 더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하네요. 약 30년 전인 1990년에는 뉴욕에서 살해당하는 사람의 수가 한 해 2천200명이 넘었는데요. 지난해에는 12월 27일 기준 286명으로 크게 줄었다고 앞서 뉴욕타임스 신문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수도 워싱턴 DC를 볼까요? 이곳에서도 살인이 줄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6년에 살해당한 사람의 수가 135명이었는데요. 지난해에는 116명으로 줄었습니다. 뮤리엘 바우저 시장은 분쟁을 중재하고 총격 사건 뒤 보복 범죄를 막기 위해 애썼고, 비경찰기구와 협력해 지역사회 안정을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MS-13으로 불리는 중남미계 갱단이 기승을 부리는 등 10대를 대상으로 한 잔혹한 범죄가 여러 건 일어난 것이 우려되는 점으로 지적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