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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총격, 범행동기 오리무중...러, '페이스북' 광고 적극 사용


2일 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전날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2일 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전날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서부 라스베이거스시에서 발생한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법당국이 범행 동기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지난 미국 대선 기간 전후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광고 제작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 수혜자들을 위한 마지막 자격 갱신을 앞두고 대상자들의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오늘 미국 언론들의 머리기사는 단연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관련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박장’으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 시에서 지난 일요일(1일) 무장괴한이 음악공연장에 모여있는 청중들을 겨냥해 총을 마구 쏴 범인을 포함해 지금까지 59명이 숨지고 527명이 다치는 대참사가 났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충격을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미국 언론을 포함해 전 세계 언론이 관련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고요. 많은 나라 지도자도 미국에 애도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애도의 표시로 관공서에 ‘조기’를 걸라고 지시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n the memory of the fallen…”

기자) 조기 게양 외에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그리고 백악관 직원들과 어제(2일) 오후 백악관에서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연방의회 의원들도 이날 전체회의에 앞서 일제히 묵념하면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고요. 또 뉴욕 증권시장도 오전에 침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관련 기사들을 보니까 미국 전역에서 추모집회가 열렸거나 열릴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자, 이제 이번 참사에 대한 조사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알아볼까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무엇보다도 범행 동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밝혀진 게 좀 있습니까?

기자) 없습니다. 사법당국이 범행 동기 규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오리무중입니다. 사망한 용의자 스티븐 패독 씨는 정신 병력이나 범죄 경력도 없고요. 그 밖에 수사당국이 특별히 이번 사건의 동기와 연결할만한 사항을 찾을 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혹시 이번 공격이 외부 세력,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사주했거나, 아니면 용의자가 이들의 영향을 받은 건 아닐까요?

기자) 그런 주장도 나왔는데요. 증거가 없습니다. 이슬람 무장조직 IS가 용의자 패독 씨가 ‘IS 전사’고 최근 이슬람교도가 됐다면서 이번 공격을 자신들이 사주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가 외부 테러조직과 연관됐다고 볼 수 있는 증거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용의자와 관련해 지금까지 어떤 것들이 알려졌습니까?

기자) 이와 관련해서 지금 언론들의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용의자 이웃들에 따르면 패독 씨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또 용의자는 80년대 초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사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화상 도박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웃에 자신을 프로 도박사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의 가족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용의자의 남동생과 어머니가 플로리다주에 사는데요. 남동생은 언론에 자신의 형이 왜 그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용의자의 아버지가 과거에 은행강도 혐의로 FBI가 쫓는 일급수배자였다고 하는데, 이번 사건과 바로 연결하기는 힘듭니다. 또 패독 씨는 두 차례 결혼했다가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이는 없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를 보니까 용의자가 범행에 자동소총을 쓴 것 같다는데요. 미국에서는 원래 자동소총 사용이 금지돼 있죠?

기자) 맞습니다. 살상력 때문에 소총을 연발로 쏠 수 있는 자동기능을 쓰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그래서 수사당국은 용의자가 소총을 불법으로 개조해서 자동연사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무리 자동소총을 썼다지만, 용의자가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인명을 살상했는지 모르겠네요?

기자) 조사를 해보니까 용의자가 치밀하게 준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총을 쏜 호텔 방에서 총기가 23정이나 나왔는데, 이 가운데 소총이 20정이었고요. 또 안정적인 사격을 위해 총을 받치는 삼각 거치대와 조준경까지 갖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거기에다가 높은 곳에서 아래로 총을 쏴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개발자회의에 설치된 페이스북 부스. (자료사진)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개발자회의에 설치된 페이스북 부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페이스북’이라면 대표적인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가운데 하나인데, 러시아가 지난 미국 대선 기간 전후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광고 전달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언론들이 이름을 밝히지 않은 관련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러시아와 연관된 조직이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전후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맞춤형 광고 전달 기능을 써서 현재 문제가 된 정치성 광고들을 유권자들에게 대량으로 전달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게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하고 관련이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미국 대선 기간 러시아가 트럼프 후보 당선을 도우려고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개입했고, 트럼프 진영이 이를 위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이 바로 ‘러시아 스캔들’이죠? 연방 의회와 특별검찰이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데, 러시아가 페이스북 같은 SNS에 올라가는 광고를 이용해 특정 후보에 유리한 메시지를 전하거나 민감한 현안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의 분열을 부추겼다는 의혹도 조사대상입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페이스북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이용했다는 건가요?

기자) 관련 보도를 보면요. 이런 식입니다. 러시아 조직이 신분을 숨기고 인터넷 사이트나 페이스북에 반이민이나 인종차별 같은 주제를 다룬 광고를 올립니다. 그럼 여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해당 광고를 보거나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면 이 사람에 대한 정보가 남는데, 페이스북이 유료로 제공하는 ‘맞춤 타깃’(Custom Audiences) 기능을 써서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관련 광고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의 이 ‘맞춤 타깃’ 기능이 광고를 전달하는데 아주 유용하게 쓰인 셈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가령 반이민 정책을 찬성하는 유권자들을 확인해서 이들에게 반이민 정서를 부추기는 내용이 들어간 광고나 메시지를 계속 보내는 거죠. 이게 원래는 미국 기업들이 상품 광고를 위해 많이 쓰는 기능이었는데요. 러시아 측이 이걸 악용한 겁니다. 러시아 측은 이런 ‘맞춤 타깃’ 기능 외에 인종, 지역, 성, 그리고 관심 분야별로 광고 전달 대상을 분류하는 기능도 적극적으로 썼다고 합니다.

진행자) 최근 페이스북은 문제가 된 광고들을 연방 의회에 제출한다고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에 나온 발표였는데,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신문 등 미국 언론들은 페이스북이 어제(2일) 연방 의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날 페이스북 측에서 성명이 나왔는데요. 자체 조사 결과, 문제가 된 광고들을 미국 안에서 약 1천만 명이 봤는데, 이 가운데 약 44%가 작년 11월 8일에 치러진 대선 전에 문제가 된 광고들을 봤다는 겁니다. 성명은 또 이번에 문제가 된 광고가 그간 걸러지지 않았던 경위를 설명하면서, 앞으로는 광고 게재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부적절한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미국 SNS 업체는 페이스북만 있는 것이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인터넷 단문전달 사이트인 ‘트위터’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문제가 된 러시아 조직이 트위터에도 계정을 만들어 비슷한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와 관련해 트위터 측은 최근 연방의회에서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10일 미국 시카고 링컨 감리교회의 이민자 선교 시간에 DACA 신청자들이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미국 시카고 링컨 감리교회의 이민자 선교 시간에 DACA 신청자들이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제도의 마지막 혜택을 받기 위한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이민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5일부터 27일까지 DACA 혜택의 갱신을 신청한 건수가 3만9천 건이 넘었다는데요. 이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숫자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 기사를 이해하려면 먼저 DACA가 뭔지 알아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미국에는 부모를 따라 아주 어릴 때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와서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이들은 불법체류자라 이민 당국에 적발되면 추방되는데요. 이들의 추방을 유예해 주는 제도가 바로 DACA입니다. 이 제도는 바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가 만들었는데, 수혜 대상 자격을 2년마다 갱신해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새로 대통령이 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제도를 없앤다고 발표해서 논란이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불법이민자들을 모두 적발해 추방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는데요. 이런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로 DACA를 폐지한다고 지난 9월 5일에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DACA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의 수가 상당히 많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수혜자가 약 8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요. DACA의 혜택을 받는 사람 중에는 학교에서 공부하거나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을뿐더러 군 복무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조처로 이들이 모두 미국을 나가야 하는 겁니까?

기자) 모두는 아니고 예외가 있습니다. 지난 9월 5일과 내년 3월 5일 사이 수혜 자격이 끝나는 사람은 다시 신청해서 자격이 인정되면 추방을 2년 더 유예해 줍니다. 대상이 약 15만4천 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이들의 자격 갱신 신청 마감 시한이 오는 10월 5일입니다.

진행자) 마감 시한이 코앞에 닥친 탓에 신청자 수가 급증한 것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신청자는 서류와 비용 갱신 비용 495달러를 연방 이민국에 내야 하는데요. 최근 이들을 돕기 위한 위한 조직의 사무실에도 청년들이 쇄도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이들 조직은 청년들에게 DACA와 관련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거나 어떤 경우는 갱신 비용을 지원하기도 한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DACA를 폐지한다고 발표하기는 했지만, 동시에 DACA를 대체하는 법안을 만들라고 의회에 촉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연방 의회 측에 6개월을 주고 이 기간 안에 대체 법안을 만들라고 요구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 법안이 나오면 이 법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수뇌부들과 회동했는데 여기서도 DACA 관련 대책이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완전한 합의가 나온 것은 아니고요. DACA 문제를 국경 안전 강화 방안과 함께 논의하기로 한 겁니다. 그러니까 민주, 공화 양당이 국경 강화 방안에 합의하면, 대체 법안을 통해서 불법체류 청년 문제가 풀릴 가능성이 생긴 겁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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