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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민주당 지도부 회동, 보수층 반발...에퀴팩스 고객정보 유출 조사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의회에서 기자들에게, 전날 자신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데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의회에서 기자들에게, 전날 자신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데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13일 회동을 두고 보수진영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날 모임에서 양측은 불법체류 청년 문제를 조속하게 해결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 내 몇몇 대학이 불법체류 학생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해킹 공격으로 1억 명이 넘는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난 신용정보업체, ‘에퀴팩스’에 대한 조사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이 발사한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오늘 임무를 마쳤다는 소식, 차례로 알아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13일 저녁 백악관에서 민주당 의회 지도부와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 모임을 가졌는데요. 관련 소식이 오늘도 화제군요?

기자) 네. 13일 밤 모임이 끝나고 결과를 두고 어제(14일) 말이 많았는데요. 양측이 합의한 사항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 불법 체류하는 청년들을 보호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동시에 국경강화 방안도 협의한다. 하지만 국경강화 협의에서 국경장벽 건설 예산은 다루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진행자) 불법 체류 청년들 문제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폐지한 ‘DACA’와 관련된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이게 부모를 따라 어릴 때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와 사는 청년들을 추방하는 것을 유예해주는 제도인데요.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한 조처였습니다.

진행자) ‘DACA’ 폐지는 보수파를 지지기반으로 두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요한 선거 공약이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 공약에 따라 불법체류 청년들을 모두 추방해야 했는데요. 그런데 어제(14일) 상황이 변하면서 이들을 보호하는, 그러니까 이 청년들을 추방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공약에 반하는 것인데,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보수파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경 보수파인 스티브 킹 공화당 하원 의원은 합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기반을 모두 날려버린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백악관 고문으로 있다가 최근 해고된 스티브 배넌이 운영하는 극우 매체 ‘브레이브바트 뉴스’는 ‘앰너스티 단(AMNESTY DON)’이란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기사를 싣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AMNESTY DON’이라면 뭘 말하는 건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체류자들을 사면해주려는 수장’”이라고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수파들의 심기를 건드린 건 ‘DACA’문제뿐만 아니고요. 장벽 건설 문제도 있습니다.

진행자) 불법이민자를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에 높다란 장벽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 보수진영의 요구였었죠?

기자) 물론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합의 사항에서 장벽 건설 예산을 논의하겠다는 말이 빠져버린 겁니다. 그래서 공화당 보수파와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유명한 보수 논객이죠? 앤 쿨터 씨는 어제(14일) 인터넷 트위터에 국경 장벽이 없다면 자신은 대통령으로 마이크 펜스 현 부통령을 선호한다며 탄핵 얘기까지 꺼냈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민주당 쪽에서는 이번 회동 결과를 환영하는 분위기가 우세하겠군요? 그런데 이번 회동에서 사실 여당인 공화당 지도부는 소외된 셈인데, 이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어제(14일)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이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무슨 말이 나왔는지 들어보시죠.

[녹취: 라이언 하원 의장] “It was discussion, not agreement, not negotiation…”

기자) 13일 회동에서 ‘DACA’를 포함해 현안들을 ‘논의’한 것이지, ‘합의’가 나오거나 본격적으로 ‘협상’한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라이언 의장은 그러면서 ‘DACA’ 문제는 ‘국경보안 강화 방안’과 반드시 같이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대표가 짧은 성명을 냈는데요. 관련 현안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상황을 보면 백악관과 민주당이 국경강화 방안에 합의하면, 불법체류 청년 문제가 풀릴 가능성이 생긴 셈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미국 대학가에 눈길을 끄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 학교에 다니는 불법체류 청년들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DACA’ 덕에 그동안 추방을 면했던 대학생들이 꽤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DACA’ 대상이 대략 80만 명이라고 하는데, 이 가운데 이 가운데 35만 명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요. 대다수는 역시 대학생입니다. 명문 하버드대학교는 해당 학생들을 돕는 긴급상담 전화를 개설했고요. 캘리포니아대학에서는 법률 상담을 제공하거나 행정 처리에 드는 비용을 지원해 주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시카고에 있는 일리노이대학인데요. 이 학교는 이민 단속요원이 학교에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미국 애틀랜타의 에퀴팩스 사옥.
미국 애틀랜타의 에퀴팩스 사옥.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미국에서 해킹 공격으로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또 일어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의 개인신용정보업체, 에퀴팩스(Equifax)가 인터넷 해킹 공격을 받아 1억4천300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워낙 엄청난 고객들의 정보가 유출된 데다 업체 측의 사후 대응이 논란이 되면서 연방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서는 등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데요.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는 다음 달 열릴 청문회에 에퀴팩스의 최고경영자(CEO)가 출석해 증언할 것으로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주 차원에서도 자체 조사를 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재 약 40개 주 법무장관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머라 힐리 매사추세츠주 법무장관은 에퀴팩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힐리 법무장관은 이번 사태는 사상 최대의 정보 유출 사건이자 주민들의 정보를 보호하는 주 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소송이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까?

기자)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에릭 슈나이더맨 뉴욕주 법무장관 역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슈나이더맨 장관은 개인신용정보업체의 경우 은행이나 병원처럼 소비자의 민감한 정보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조사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조사를 통해 업계의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에퀴팩스가 실제로 해킹 공격을 당한 건 몇 달 전의 일이라고요?

기자) 네, 에퀴팩스가 해킹을 당한 사실이 밝혀진 것은 지난 7월이지만, 대중에 공개된 것은 지난주입니다. 해커들은 생년월일이나 사회보장번호, 운전면허번호 등 고객들의 민감한 개인 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에퀴팩스 측은 독립적인 사이버보안업체를 고용해 해킹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에퀴팩스의 사후 처리가 논란이 됐다고 했는데 이건 무슨 말입니까?

기자) 에퀴팩스 고위 임원 세 명이 해킹 사실이 밝혀진 지 며칠 만에 200만 달러에 달하는 회사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에퀴팩스 측은 이들 임원이 주식 매각 당시 해킹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 37명의 상원의원은 이번 정보 유출이 내부자의 소행인지 밝혀내기 위해 연방무역위원회(FTC)와 법무부,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연방무역위원회(FTC)가 이미 조사에 들어갔다는 말이 들리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목요일(14일) 에퀴팩스 유출사건을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보통 FTC는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다는데요. 피터 캐플런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대중의 높은 관심과 앞으로 가져올 파장 등을 고려해 FTC가 에퀴팩스의 정보 유출을 조사 중임을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3년,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타겟의 고객 4천만 명의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있었고요. 2015년엔 대형 건강보험업체인 ‘앤섬’에서 8천만 명이 넘는 고객의 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 같은 해에 미국 정부 전산망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전∙현직 공무원과 가족 약 2천2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560만 명의 지문 정보도 함께 유출된 사실이 확인돼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미국 나사가 발사한 무인우주탐사선 '카시니' 호가 토성 주변을 비행하는 상상도.
미국 나사가 발사한 무인우주탐사선 '카시니' 호가 토성 주변을 비행하는 상상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탐사 대장정을 마무리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녹취: 나사 무전 교신] (끝까지 틀어주세요)

기자) 네. 카시니호는 미국 동부시각으로 15일 오전 7시 58분경 교신이 완전하게 끊겼습니다. 토성 대기권에 들어간 카시니호가 불타 없어짐으로써 모든 임무를 마무리하고 사라진 겁니다.

진행자) 카시니호가 지구에서 발사된 것이 상당히 오래전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약 20년 전인 지난 1997년 10월 15일 발사됐습니다. 카시니는 혼자 토성으로 향한 것이 아니고요 ‘호이겐스’라는 이름이 붙은 탐사선을 탑재하고 있었습니다. 카시니는 호이겐스를 싣고 무려 7년을 날아서 토성 궤도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7년 만에 토성 궤도에 도착해서 무려 13년간 탐사 임무를 수행한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2004년에 토성에 도착한 뒤 호이겐스는 카시니에서 분리돼 위성인 타이탄에 착륙해서 탐사작업을 수행했고요. 모함인 카시니는 토성 궤도를 계속 돌면서 수집한 정보들을 지구에 보냈습니다. 지구의 위성인 달을 제외하고 인류가 만든 우주선이 다른 행성의 위성에 착륙한 것은 카시니에서 분리된 호이겐스가 처음이었습니다.

진행자) 카시니 이전에도 탐사선이 토성을 조사한 적이 있지 않았나요?

기자) 네. 역시 미국이 보낸 탐사선 파이어니어호와 보이저호가 있는데요. 두 탐사선은 각각 1979년과 1980년에 토성을 그냥 스쳐 지나갔습니다.

진행자) 카시니의 토성 탐사 임무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지금까지 수행된 행성 탐사 임무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카시니는 처음으로 토성을 공전하는 데 성공하면서 토성 고리에 틈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또 위성인 타이탄에 액화 메탄 바다가, 그리고 다른 위성인 엔켈라두스에 열수구가 존재한다는 것도 발견했죠? 특히 엔켈라두스 남극 수증기 기둥을 통과하면서 얼음층에서 치솟는 수소를 포착하면서 이게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살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고 하는군요. 카시니는 그야말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 과학 자료들을 남긴 셈인데요. 토성을 약 300차례 공전한 카시니가 보내준 정보를 바탕으로 나온 논문이 무려 4천여 편에 달한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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