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15개 주와 워싱턴 DC가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 폐지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내용 먼저 알아보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와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시한을 3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 또 DACA 폐지를 비롯한 미국 내 여러 사안에 대한 미국민의 생각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일명 DACA 프로그램 폐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결국, 법정에서 다뤄지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내 15개 주와 워싱턴DC가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이들 주의 법무장관들이 어제(6일) 뉴욕 연방법원에 DACA 폐지 중단 소송을 낸 건데요. 뉴욕과 워싱턴, 하와이,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주 등이 소송에 합류했습니다.
진행자) 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뭐가요?
기자) DACA 프로그램 폐지로 정당한 법 절차 없이 DACA 수혜자들이 미국에서 추방되는 건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입니다. 에릭 슈나이더맨 뉴욕주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잔인하고 근시안적이며 비인간적인 조처라고 비판하면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중남미 이민자들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는데요. DACA 수혜자의 상당수가 바로 이 지역에서 온 이민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소송과 관련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아직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6일) 의회가 80만 명에 달하는 DACA 수혜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개혁 연설을 하기 위해 노스다코타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의회가 DACA 관련 법안을 잘 다룰 것으로 믿고 또 그러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강경한 이민정책을 고수하는 아주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 역시 법안 마련에 동참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의원들에게 관련 법안 마련을 촉구하는 이유가 있죠?
기자) 네, DACA를 폐지하기까지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는데요. 이 기간에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마련하면 불법체류 청소년들을 구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DACA 프로그램을 합법화하기까지 시간이 있다며 의원들이 못 한다면 본인이 이 사안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 말로 인해서 재고의 여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6일) DACA 폐지 결정과 관련해 “재고는 없다”(No Second Thoughts)라고 못 박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DACA 프로그램이 원래부터 법으로 마련됐었다면, 이렇게 폐지 논란은 일지 않았을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이민개혁을 야심차게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의회의 반대에 부딪혔고요. 결국 후임 대통령이 폐기할 수도 있는 행정명령으로 DACA를 발효한 겁니다. DACA는 부모를 따라 미국에 불법 입국한 청소년들이 추방 걱정 없이 학교나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2년마다 추방유예 자격을 갱신해 주는 정책인데요. 드리머(Dreamers) 라고 부르는 DACA 프로그램 수혜자들은 현재 80만 명에 달하고요. DACA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불법으로 미국에 오긴 했지만, 어릴 때 미국에 와서 미국이 모국인 젊은이들을 추방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DACA 프로그램을 입법화할 가능성은 있는 겁니까?
기자) 현재로선 민주당은 물론이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법안 마련에 협조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하원의장 역시 관련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원들과 협조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라이언 의장은 하지만 DACA 문제는 사실 더 광범위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제의 뿌리가 바로 국경보안과 연관이 있다는 건데요. 미국 남부의 국경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고 있고 결국엔 수 십 만 명의 불법체류 청소년을 양산했다는 겁니다. 국경 강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 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은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 측은 불법 이민자를 보호하는 법안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면서도 국경 강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어제(6일) 기자회견에서 DACA 프로그램 폐지를 비판하면서, 곧 입법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는데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는 DACA 프로그램을 되살리는 법안을 당장 하원과 상원에 상정할 수 있도록 공화당 지도부에 협조를 구했습니다. 슈머 의원은 법안이 상정되면 압도적 표차로 통과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도, 만약 관련 법안이 9월 안에 단독으로 처리되지 않는다면 다른 법안에 연동해서라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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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함께 하고 계십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지도부와 만나서 예상 밖의 합의를 끌어 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6일) 백악관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의회 지도부와 만났습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대표와 폴 라이언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와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대표, 그리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함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지도부의 이름을 친근하게 부르며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시작했고요. 결국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연방정부 부채 한도 시한을 12월 15일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부채 한도 증액 논의는 원래 회계연도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처리돼야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앞서 미국 정부의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을 막기 위해 부채 한도가 이달 말까지 반드시 상향조정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날(6일) 회의에서는 부채 한도 시한을 3개월보다 훨씬 더 길게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가 요구한 3개월로 단축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부채 한도 증액과 함께 지출 승인 법안, 즉 세출법안도 이달 말까지 통과시켜야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만약 세출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예산을 받지 못하는 부서는 문을 닫게 되고요. 정부 폐쇄 사태까지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6일) 회의에서 잠정예산 기한 역시 3개월 연장하기로 했는데요. 잠정예산이란 전 회계연도의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잠정적인 예산안으로 의원들이 결의안 형태로 잠정예산을 짜서 통과시키면 정부 기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평소 민주당 지도부와 각을 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민주당의 요구를 들어준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텍사스주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여파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또 다른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상륙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위기를 피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초당적인 자세로 나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 허리케인 하비에 대한 정부 재정 지원에도 합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비의 피해자들을 위한 정부 지원도 12월 15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날 하원은 백악관이 요청한 78억5천만 달러 규모의 구호 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승인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회의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슈머 민주당 대표는 이날(6일) 회의가 초당파적으로 일이 처리된 아주 좋은 만남이었다고 평가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아주 좋은 합의를 끌어냈다고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지도부에 대한 언급은 없었는데요. 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라이언 의장은 국가부채 시한을 3개월 연장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고 수치스럽다고 비난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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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앞서 DACA 폐지에 반발해 미국 내 여러 주가 소송을 제기한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일반 국민이 이 DACA 프로그램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인 상당수는 DACA 폐지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폴리티코’와 ‘모닝 컨설트’가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약 60%가 DACA 수혜자들, 일명 드리머가 미국에 계속 거주하고 필요한 절차를 통해 시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약 20%는 시민권이 아닌 영주권을 받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고요. 드리머들이 추방돼야 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15%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정치적 성향에 따른 차이는 없었습니까?
기자) 있었습니다. 민주당 성향 응답자는 84%가, 공화당 성향은 69%가 DACA 프로그램을 지지한다고 응답하면서 차이를 보였는데요. 이번 설문조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폐지 결정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에 약 2천 명의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된 겁니다.
진행자) 정치적 성향에 따른 차이는 좀 있지만, 그래도 상당수 미국인이 불법 체류 젊은이들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민자 관련뿐 아니라 미국사회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미국인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과 ‘NBC 뉴스’가 지난달 초에 공동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어제(6일) 발표했는데요. 최근 미국이 일부 사안을 두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미국인들은 여전히 자기 나라에 대한 애정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내용을 좀 볼까요?
기자) 네, 미국을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28%였고요. 미국이 평균 이상이자 살기 좋은 곳 중 하나라고 답한 응답자 역시 54%에 달했습니다. 미국이 평균 이하의 나라라고 답한 응답자는 18%에 그쳤습니다. 특히 응답자의 35%는 본인보다 자녀세대가 더 나은 삶을 살 것으로 확신한다고 응답했는데요. 가장 최근 조사였던 지난 2014년, 응답자의 21%만이 그렇다고 답한 것에 비교하면 많이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요즘 미국사회가 분열됐다, 이런 말이 많이 들리는데 여기에 대한 생각은 어땠습니까?
기자) 미국사회가 완전히 혹은 대부분 분열됐다고 응답한 비율이 80%로 매우 높게 나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총기 소유와 관련한 국민의 생각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크게 나뉘었는데요. 공화당 성향의 응답자 약 80%는 정부가 총기 소유에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답한 반면, 민주당 성향은 반대로 응답자의 70% 이상이 정부의 규제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이민정책에 관련해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기자) 응답자의 약 65%가 이민자들이 미국을 더 강하게 한다고 응답하면서 그렇지 않다고 답한 응답 비율 28%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특히 지난 2005년에 응답자의 약 40%만이 이민자가 미국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많이 높아진 겁니다. 또한, 응답자의 55%는 미국이 더 다양한 사회로 바뀌는데 편안함을 느낀다고 답했는데요. 불편함을 느낀다는 응답자 보다 2배 이상 높게 나오면서 이민자들에 대한 생각이 과거보다 좀 더 수용하는 쪽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