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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마당 발전 놀라운 수준...장기적으론 한계 명확”


지난 2011년 9월 북한 라선경제특구지역의 장마당.
지난 2011년 9월 북한 라선경제특구지역의 장마당.

북한의 장마당이 1980년대 중국의 시장경제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중국 학자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장마당이 북한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매체인 `북경신보’는 최근 옌볜대학 국제정치연구소 진창이 소장을 인용해, 북한의 장마당 경제가 1980년대 중국의 시장경제 수준을 이미 뛰어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 교수는 북한 장마당 경제가 대외적으로 폐쇄됐고 국제적 운송 금지 등 제한을 받고 있지만, 규모 면에서 중국 일부 도시 수준과 비슷하며 개방 수준도 놀랄만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도 최근 북한경제를 진단한 기사에서 대북 제재 국면에서 장마당이 북한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북한전문 매체인 `데일리 NK’의 그레이슨 워커 팀장은 지난 2월 워싱턴에서 열린 장마당 관련 토론회에서, 북한에서 합법적으로 장사하는 사람이 적어도 6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워커 팀장] “We carried out inside portion research from February second 2015 to January first 2016……”

2015년 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9명의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조사한 결과, 북한에 적어도 387개의 종합시장에 61만여 개(612,661)의 판매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겁니다.

북한 장마당은 1990년대 중반의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 가져온 산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아산연구소 최현정 연구위원의 설명입니다.

[녹취: 최현정 위원] "북한에서는 공교롭게도 기상이변으로 큰 피해가 있던 시기에요. 그런데 이게 자연재난으로만 끝난 게 아니라 자연재해를 통해서, 북한경제가 중앙집권적이고 계획경제로 이걸 유지하려는 것이 북한 정권의 의지였는데, 주민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장마당'이란 것을 도입해서 물건을 사고팔게 됐고, 또 중앙집권적인 공공배급 제도가 파괴되는 등 정권에서 원하지 않는 사회적 변혁이 일어났습니다."

먹고 살 길이 막힌 주민들이 정부에 의지하지 않고 살아남으려고 만든 것이 장마당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브라이언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장마당이 생긴 뒤에 북한에서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And the other major factor is continuing and deepening of market activity..."

장마당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돈주 같은 금융자본가나 초보적인 금융 기능을 수행하는 체제가 등장하는 등 시장경제 요소가 북한 안에 퍼졌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국제사회의 제재로 대외 교역이 크게 제한되면서 북한 정권이 장마당을 통해 국내경제를 지탱해야 할 필요성도 더 커졌다고 뱁슨 전 고문은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마당이 앞으로 북한경제를 본격적으로 끌고 나가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호주국립대학의 레오니드 페트로프 교수는 변하지 않는 북한의 정치체제를 중요한 이유로 꼽았습니다.

[녹취: 페트로프 교수] "North Korean economy is growing, but North Korean politics' not changing..."

이동의 자유와 의사소통의 자유 등 기본적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장마당이 아무리 늘어도 진정으로 산업화한 나라를 만들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페트로프 교수는 북한과 같은 통제체제 아래서는 장마당이 언제 철퇴를 맞고 사라질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도 김정은 정권이 장마당 확산으로 독재체제에 틈이 생긴다고 판단하면 언제라도 시장경제 활동에 대한 고삐를 강하게 조일 수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이 장마당 같은 시장경제 활동을 부분적으로 용인한 것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확실하지만, 경제를 더 발전시키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 think they need to tolerate market..."

장마당 같은 시장경제 요소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뱁슨 전 고문은 북한 정권이 장마당 같은 시장경제 활동을 공식 인정하고 관련 법규와 제도를 정비하면 경제 활동이 점점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져 경제발전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호주국립대학의 페트로프 교수는 북한 정부가 시장경제 활동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한 뒤 외부 투자를 끌어오고 관련 경제 규정을 정비해야만 국가경제의 장기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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