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부는 오는 4월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 경기에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참가를 허용할 방침임을 내비쳤습니다. 통일부는 한국이 아시아축구연맹 회원국인 만큼 대표팀 방북 문제는 절차에 따라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여자축구 대표팀이 오는 4월 평양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축구연맹 주최 여자 아시안컵 예선 경기 출전과 관련해 국제적인 규정과 절차를 언급함으로써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의 23일 정례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한국 여자축구팀의 평양에서 개최되는 아시안컵 예선전 참가 문제는 (한국의) 아시아축구연맹 회원국으로서의 대회의 국제적인 규정과 절차에 따라서 다루어질 문제입니다.”
정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평양에서 개최되는 남북 여자축구 대표팀의 경기는 아시아축구연맹이 주관하는 국제대회이므로 여자축구 대표팀의 방북을 허용할 방침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와 함께 남측 응원단의 방북 문제에 대해서도 신청이 있으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그거(응원단 방북 문제)는 북쪽의 입장이 있을 것이고, 그리고 대한축구협회도 구상이 있을 것인데 그것들을 좀 맞춰 본 다음에 차후에 결정할 문제라고 봅니다.”
남측 응원단의 방북 문제는 남북관계 상황이나 북측의 입장, 그리고 대한축구협회의 구상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남녀 축구대표팀이 평양에서 선수권 명칭이 걸린 경기를 치른 적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남자 대표팀이 지난 1990년 10월 평양에서 북한 대표팀과 치른 경기는 ‘남북 통일축구’로 친선경기였으며 선수권 대회는 성인 대표팀이나 청소년 대표팀까지 남녀를 통틀어 평양에서 경기를 벌인 적이 없습니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아시아 3차 예선 당시 한국 대표팀이 평양에서 북한 대표팀과 원정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에 난색을 보여 중국 상하이로 경기 장소를 옮겨 치러졌습니다.
한편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이번 아시아컵 예선에서 어려운 상대인 북한과 같은 조에 묶이면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한국은 지난 21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조 추첨에서 북한을 비롯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함께 예선 B조에 편성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자 아시안컵 선수권대회에는 지난 대회에서 1~3위까지를 차지한 일본, 중국, 호주와 대회 개최국인 요르단이 본선에 바로 올라가는 가운데 A조부터 D조까지 예선에서 조1위를 차지한 팀만 본선 진출권을 얻게 돼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의 강호 북한 대표팀과 같은 조에서 맞붙게 돼 본선 진출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 여자 순위 10위로 18위에 머물러 있는 한국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한국대표팀 윤덕여 감독은 조 추첨이 끝난 뒤 기대하지 않던 조 편성 결과가 나왔지만 2015년 월드컵 본선에서도 힘든 상황에서 16강의 성적을 올렸던 만큼 더욱 철저히 준비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