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사업가 출신,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유럽에서는 국민투표를 통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가 결정됐는데요. 올해도 세계정세를 좌우할 주요 선거가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2017년에 주목해야 할 세계 주요 선거를 살펴봅니다. 김현숙 기자입니다.
“3월 15일, 네덜란드 총선거”
지난 한해 국제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한 신조어 가운데 하나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Brexit)’였습니다. 영국은 지난해 6월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는데요. 올해는 넥시트(Nexit)’라는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3월 15일 네덜란드가 총선거를 하는데요. 극우파 정당인 자유당(PVV) 대표 헤이르트 빌더르스 후보가 총선에서 승리하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자유당은 현재 지지율에서 마크 루테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를 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민자와 이슬람에 대한 강경한 언행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빌더르스 자유당 대표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머리 가리개에 세금을 부과하며, 이슬람 사원 건축을 금지하는 정책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반EU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보니 총선에서 자유당이 최다 의석을 차지할 경우 영국에 이어 네덜란드도 유럽연합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다당제이기 때문에 자유당이 제1당이 되더라도 소수당들이 연정을 통해 빌더르스 대표의 집권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3월 26일, 홍콩 행정장관 선거”
네덜란드 총선 약 열흘 뒤에는 홍콩에서 행정장관 선거가 열립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중국 대륙과 타이완, 홍콩, 마카오 등을 모두 중국의 영토로 보고 이 중 중국만을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는 원칙을 주장해오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 2014년 8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부터 직선제를 도입하되, 1천200여 명으로 구성된 행정장관 후보 추천위원회의 과반 지지를 얻은 2~3명만 입후보할 수 있다’는 선거안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
그러자 홍콩에서는 이에 반발해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젊은 학생들이 주축이 된 이른바 ‘우산 혁명’이 그해 홍콩을 뒤덮었습니다. 하지만 우산 혁명은 성공하지 못했고요. 결국 올 3월,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친중파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간접투표 후 중국 중앙정부 승인을 받는 기존 절차대로 진행되게 됐죠.
현 렁춘잉 행정장관은 재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친 중국 정부 인사인 홍콩 보안국장 출신인 레지나 입 신민당 주석이 중국 정부의 지지를 받아 선거에 나서겠지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사람은 최근 사임을 발표한 존 창 홍콩 재정사 사장인데요. 재정사 사장은 홍콩의 재무장관 격입니다. 창 사장이 앞서 시위대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창 사장의 후보 출마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4월 23일, 5월 7일 프랑스 대통령 선거”
영국에 이어 네덜란드가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프랑스의 대선 역시 세계인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네덜란드와 마찬가지로 극우파가 국민의 큰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프랑스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주요 대선 후보 가운데 한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의 중도 우파인 공화당의 대통령 경선 결선투표에서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결정됐습니다. 사회당 소속인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이 재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결국 5월에 있을 결선투표는 피용 후보와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당 대표의 양자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르펜 대표 역시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며 반이민, 반유대주의를 표방하고 있는데요. 극우 세력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는 르펜 대표가 5월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반EU 분위기가 일고 있는 유럽에서 극우 세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고,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프랑스의 우파 세력이 더 힘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10월 22일, 독일 총선거”
네덜란드와 프랑스에서는 유럽연합(EU) 탈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을 옹호하고 있는데요. 올해 10월 치러지는 독일 총선에서 과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2005년에 취임한 이후 12년째 독일을 이끄는 메르켈 총리는 이번이 4번째 총리직에 도전하는 건데요. 메르켈 총리는 100만 명을 넘어선 독일 내 망명 난민에 대한 독일 국민의 반감 여론에 직면해 있는가 하면, 국외적으로는 유럽연합 내 각종 현안 해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기도 합니다.
올해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가 대표로 있는 중도 우파 기독민주당이 지그마어 가브리엘 당수가 이끄는 중도 좌파 독일 사회민주당(SPD)을 누르고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하지만 만약 메르켈 총리가 총선에서 패한다면 유럽연합은 큰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10월, 또는 11월에 있을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중국 공산당은 올해 가을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일명 당 대회를 열어 새로운 중앙위원과 정치국원 24명, 정치국 상무위원 9명 등 차기 5년을 이끌 새 지도부를 선출합니다.
앞서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0월 말 베이징에서 폐막한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 회의 공보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란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했는데요. ‘핵심’이란 수식어는 덩샤오핑과 장쩌민 시절에만 사용됐던 표현으로 전임자인 후진타오 주석에겐 붙이지 않았던 표현입니다. 따라서 ‘핵심’이란 수식어를 쓴 것은 앞으로 시 주석의 권력이 더 공고해질 것임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시 주석은 19차 당 대회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 일명 전인대 대표들이 선출할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중앙위원과 후보위원들을 자신의 편에 있는 사람들로 채워나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63살인 비교적 젊은 시 주석이 장기집권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
제19대 한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원래는 12월 20일로 잡혀있는데요. 하지만 조기 선거가 시행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 정치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로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공식 직함도 없는 일반인인 최순실 씨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권력을 휘두르며 국정을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을 제기되면서 최 씨를 비롯한 핵심 인물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됐고 결국 박 대통령에까지 책임이 넘어갔는데요. 한국 국회는 지난달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고, 즉각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습니다.
한국 헌법재판소는 6개월 안에 국회를 통과한 탄핵소추안의 합법성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요. 탄핵심판이 빨리 가결될 경우 조기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있고, 헌재에서 탄핵심판 기각을 하더라도 대통령 재임이 불가능한 한국에서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시행되게 됩니다.
유력한 대선 주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사람이 바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입니다. 박 대통령과 같은 새누리당을 통해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던 반 총장은 지난해 초만 해도 지지율에서 앞섰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나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쳤습니다. 현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지율에서 가장 앞서고 있고, 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성남시장이 반 총장과 함께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2017년 주목해야 할 세계의 주요 선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현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