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올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일어난 해킹 사건과 관련해서 러시아에 대한 보복 조처를 발표했다는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에 8천 개의 새 일자리가 생기게 됐다고 발표한 소식, 또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달 퇴임을 앞두고 국가기념물 2곳을 추가로 지정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 해킹 문제와 관련해서 보복 조처를 발표했는데요. 이 소식부터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크게 두 건의 해킹 사건이 있었는데요. 지난 여름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에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지도부 인사들의 이메일이 해킹으로 공개돼서 DNC 위원장이 사임하는 사태가 있었고요. 또 11월 본 선거를 앞두고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측 관계자들의 이메일이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앞서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해킹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서 행정부가 러시아에 보복 조처를 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조처를 내릴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목요일 (29일) 행정명령을 발표했는데요.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미국 내 러시아 기관 2곳을 폐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에 포함된 러시아 외교관은 72시간 내에 미국을 떠나야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처는 러시아 정부에 반복적으로 전달했던 개별적이고, 공개적인 경고에 따른 것으로, 미국의 이익을 침해한 데 따른 필요하고도, 적절한 대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발표한 행정명령을 통해 러시아를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는데요. 러시아 측이 반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는 미국 정부가 해킹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에 제재를 취할 예정이란 보도가 나오자, 즉각 반발했습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수요일(28일) 이메일 해킹 사건이 러시아 해커들의 소행이란 거짓말이 미국 정부 최고위급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이에 지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반년 전에 올해 대선에서 원하는 후보를 돕기 위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기 시작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자 핑계를 찾고 있으며, 러시아와의 관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 해킹 의혹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라며 일축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수요일(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 보복하기보다는 과거를 뒤로하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말해왔는데요. 사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임하기 전에 러시아에 제재를 취하더라도,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해서 이를 번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행정부가 행정명령을 되돌리기 힘들게 만드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미국은 이미 크림반도 병합과 관련해서 러시아에 일련의 제재를 취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민주당뿐만이 아니라, 공화당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두 의원은 민주당의 에이미 클로부셔 의원과 함께 동유럽을 방문 중인데요. 클로부셔 의원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해야 하고, 러시아 제재가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새로 들어서는 트럼프 행정부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러시아에 대한 의회 차원의 제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특히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구체적인 제재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에 새로 일자리 8천 개가 생긴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이 수요일(28일) 연말 휴가를 보내고 있는 남부 플로리다 주의 휴양지에서 이같이 발표했는데요. 첨단 산업 일자리 8천 개가 창출된다는 겁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당선인] “We just had a very good news…”
기자) 좋은 소식이 있다면서, 통신업체 스프린트가 해외 일자리 5천 개를 다시 미국에 들여온다고 밝혔는데요. 한국계 일본인 손 마사요시 씨, 손정의 씨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원웹(OneWeb)이란 새 위성제조 회사가 미국에 일자리 3천 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손정의 씨 회사가 스프린트의 최다 지분을 보유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80%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손정의 씨가 세운 거대 통신업체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3년에 스프린트를 인수했습니다. 이달 초에 트럼프 당선인은 뉴욕에서 손정의 씨와 만난 뒤에, 손정의 씨가 미국에 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국에 일자리 5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원웹 역시 소프트뱅크와 관련 있는데요. 앞서 이달 소프트뱅크가 원웹에 10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손정의 씨는 원웹 투자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과의 약속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일자리를 다시 미국으로 되돌리겠다고 공약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에어컨 제조업체, 그러니까 냉방기 제조업체인 캐리어 사와 협상해서 일자리 1천100개를 미국에 남기겠다는 약속을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캐리어 사는 지난 2월에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한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일부 일자리를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에 남기기로 한 겁니다. 대신에 인디애나 주 정부로부터 700만 달러의 세금 혜택을 받기로 했는데요. 일자리를 미국에 남기기로 한 건 좋지만, 그 대가로 정부가 지원해주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미국 경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죠. 미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이 3.5%로 최종 집계됐는데, 이는 최근 2년간 최고 수준이고요. 또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에 미국 증권 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다우존스 지수가 2만선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도 여러 긍정적인 지표가 나오고 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이 또한 자신의 공으로 돌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달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가 4p 올라간 113.7을 기록하면서, 15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이 수요일(28일) 이 점을 지적하면서,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에 “Thanks, Donald.”란 글을 올렸습니다. “고마워요, 도널드.”란 뜻인데요. 소비자 신뢰지수가 올라간 게 본인 덕분이란 겁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현 대통령과 소속 정당이 다른 후보가 다음 대통령에 당선되면, 전통적으로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퇴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기념물 2곳을 추가로 지정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수요일(28일) 미 서부 유타 주와 네바다 주에 국가기념물 두 곳을 새로 지정했습니다. 새 국가기념물은 원주민 인디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지역과 위험한 처한 유적지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보니 원주민 인디언들과 환경운동가들 사이에서는 환영을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국가 기념물 지정으로 인해 자원 개발 등이 가로막히는 데 대한 지역 정치인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논란에 대해서 알아보기 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지정한 국가기념물이 어떤 곳들인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우선 유타 주 동남부 지역에 위치한 베어스이어스(Bears Ears) 기념물인데요. 곰의 귀처럼 두 언덕이 서 있다고 해서 '베어스이어스', '곰의 귀'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백악관은 수요일(28일) 베어스이어스 국가기념물은 약 55만 헥타르에 달하는 지역을 포함한다고 밝혔는데요. 이 지역은 원주민의 성지이고요. 고대 절벽 주거지 등 약 10만 개의 유적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원주민들은 이 지역에서 전통 의식을 진행하는가 하면 의료용이나 의식용으로 사용되는 약초와 나무들을 채취하고 있죠.
진행자) 네바다 주에 지정된 국가기념물은 어떤 곳입니까?
기자) 네, 네바다 주의 유명 관광도시인 라스베이거스 외곽에 있는 골드버트(Gold Butte), 황금 언덕 지역으로 12만 헥타르를 포함한다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이곳 역시 생태학적으로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지역으로, 바위 예술품과 희귀 화석 등이 보존돼 있는데요. 인디언 원주민들이 전통 의식 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국가기념물을 제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에 이렇게 추가로 국가기념물을 제정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문화적 유산을 보호하고 다음 세대가 역사적이고 아름다운 이 지역을 즐기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가로 국가기념물을 지정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천연자원을 관리하는 데 있어 원주민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되는 이례적인 행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국가기념물을 지정할 수 있는 것은 미국 대통령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권한 덕분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탐험가이기도 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1906년, ‘유물법(Antiquities Act)’이 제정됐는데요. 미국 대통령에게 국가기념물 지정 권한을 부여하는 법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국가기념물로 지정이 되면 이 지역의 개발이나 재건설이 불가능하게 되는데요. 따라서 지역 정치인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유타 주의 게리 허버트 주지사는 수요일(28일) 오바마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고요. 유타 주 출신인 오린 해치 연방 상원의원 역시 유물법의 원래 의도를 넘어서는 일이라면서 내년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뒤집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네바다 주의 국가기념물은 네바다 주의 목장주와 정부가 대립했던 지역과 가깝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클리븐 번디 씨라는 네바다 주 목장주가 연방 정부 소유지에서 10년 넘게 불법 방목을 해왔는데요. 지난 2014년에 연방 토지관리국이 번디 씨 가족이 소유하는 가축을 공유지에서 내보내려고 한 겁니다. 그러자 번디 씨 가족은 연방 정부 관리가 해당 구역에 들어오면 총을 쏘겠다면서 대치했고요. 결국, 연방 정부 당국이 물러나는 것으로 사태가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에는 번디 씨 아들들이 시위대와 함께 총기로 무장하고 미 서북부 오리건 주에서 연방 정부 건물을 점거한 채 3주 넘게 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연방 정부가 이렇게 국가기념물로 지정해서 이 지역을 관리하게 되면 지역 주민들과 또 이런 마찰이 일어날 수도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샌도벌 네바다 주지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있어서 좀 더 종합적인 의견을 수렴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지정된 보호구역에 거주하는 목장주들과 지역사회, 환경보호 운동가들을 둘러싸고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 관리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