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양경찰이 최근 동해에서 표류하던 북한 어선 세 척을 잇달아 발견해 선원 8명을 구조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판문점과 서해 군 통신선 등을 통해 이들의 송환을 위해 북측에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15일 한국 해양경찰이 최근 동해에서 표류하던 북한 선박 3척을 구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준희 대변인의 발표 내용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우리 해경은 12월 11일과 12월 12일 기간 중에 동해에서 표류하는 북한 선박 3척을 발견하고 선원 8명을 구조하였습니다. 북한 선박은 기관 고장, 그리고 중국 어선과의 충돌, 그리고 예인줄 절단 등의 사유로 동해를 표류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정 대변인은 구조된 북한 선원 8명 모두 북측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세 척의 선박 가운데 한 척은 수리와 운항이 불가능해 선원들의 동의 아래 해상에서 폐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구조된 북한 선원들은 길게는 석 달 정도 식량과 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표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세 척의 배에서 10명이 약간 안 되는 선원이 아사한 것으로 생존 선원들이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사망자의 시신은 수습하지 못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생존 선원들도 굶고, 지치고, 힘든 상태에서 갑판에 쓰러져 있다가 파도에 휩쓸리기도 한 사망자들을 구조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이례적으로 북한 선박 3척이 한꺼번에 구조된 것과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겨울철 고기잡이 독려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김정은이 최근에 이례적으로 동절기에 어로활동을 독려하는 그런 활동들이 있었습니다. 군 부대의 수산사업소를 3곳을 연달아 방문한다든지, 또는 ‘300일 이상 출어를 해라’라는 지시를 내린다든지 하는 이런 수산 부문의 독려가 바탕이 된 것 같습니다. ”
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북한 관영매체는 15일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수산사업소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는데, 어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평양시민들에게 수산물 공급을 강조함으로써 애민정신의 모순된 측면을 드러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구조된 북한 선원들과 선박을 오는 19일 오전 9시 동해상에서 송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15일 오전 판문점을 통해 연락을 3차례 시도했으나 북한 측의 응답이 없었고, 10시 10분과 15분에는 서해 군 통신선으로도 연락을 시도했으나 역시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이에 따라 일정에 없던 기자설명회를 통해 북한 선원들의 구조 사실을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오늘 뭐 이렇게 공개적으로 북쪽에 이 사실을 알렸기 때문에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계속 우리가 다양한 방법으로 연락을 취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15일 오후 3시 판문점에서 확성기를 이용해 북측에 선원 송환 계획을 통보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판문점에서 근무하는 북측 군인들이 통보 내용을 적어 갔으며 이들이 상부에 한국 측 통보 내용을 보고하면 북측의 반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북측은 지난 2월 10일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의 전면 가동 중단 결정을 내리자 이에 반발해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하면서 판문점 연락관 통로와 군 통신선 등 남북 간 연락 통로를 모두 단절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통상 북한 선박이 표류해 한국 측으로 넘어오면 해당 선박을 수리해 북방한계선에서 북측에 인계해 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