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돕기 위해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거대 석유 기업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인 렉스 틸러슨 씨가 차기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유력하다는 보도에 관해 알아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30대 젊은이 중 부모세대의 30대 시절 소득을 넘는 비율이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자세한 연구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또다시 거부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일요일(11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자신을 돕기 위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당선인] “I think it’s ridiculous…”
기자)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또다시 핑계를 대고 있다는 건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은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러시아의 소행인지, 아니면 중국이나 다른 나라 사람의 소행인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이런 말을 한 배경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지난 여름에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지도부 인사들의 이메일이 해킹으로 공개됐고, 11월 본 선거 얼마 전에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선거대책본부 인사들의 이메일이 공개됐기 때문인데요. 지난 10월,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런 해킹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나온 보도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은 러시아가 트럼프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사이버 공격을 했다고 결론 지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10월에 정보기관들이 한 발표하고 달라진 점이라면 어떤 건가요?
기자) 네, 10월에는 단순히 해킹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했는데요. 이번에는 러시아가 트럼프 후보를 위해서 사이버 공격을 했다고 구체적으로 누구를 위한 일이었는지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린 겁니다. CIA는 그 이유로 해커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뿐만 아니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전산망 역시 해킹했지만, 민주당 측 인사들의 이메일만 공개한 점을 들었는데요. 해킹된 이메일은 인터넷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 선거 개입 의혹을 부인했는데요. 이에 대해서 백악관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백악관은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의 말입니다.
[녹취: 슐츠 대변인] “Our intelligence community determined…”
기자) 미국 선거에 관여하기 위한 악의적인 사이버 공격이 있었고, 이는 러시아 최고위급의 지시에 따른 것이란 결론을 미국 정보계가 내렸다는 건데요. 지난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은 부인했습니다만, 러시아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서 연방 의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연방 하원의원들이 이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는데요. 여기에 상원의원들도 동참했습니다. 200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같은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새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로 선출된 척 슈머 상원의원, 역시 민주당인 잭 리드 의원, 이렇게 4명이 일요일(11일) 의회 차원의 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낸 겁니다. 이들 의원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칠 수 있는 외국 정부의 사이버 공격 위협을 반드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매케인 의원은 사이버 공격의 배후가 러시아가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케인 상원의원] “Now whether they intended to…”
기자) 매케인 의원은 러시아가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관여했는지는 조사해봐야겠지만, 러시아가 해킹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는 겁니다.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월요일(12일) 이런 의원들의 입장을 지지한다면서 의회 차원에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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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이번에는 차기 행정부 인선 작업에 관한 소식 볼까요? 지난 금요일(9일) 트럼프 당선인이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연방 하원의원을 내무장관으로 내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를 포함하면, 현재 15개 연방 정부 부서 가운데 11개 부서 수장이 결정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무장관 지명자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죠?
기자) 네, 누가 미국의 최고 외교관으로 낙점 받을 것인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엑손모빌 최고경영자라면 기업인인데요. 틸러슨 CEO, 어떤 인물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미국 남부 텍사스 주 출신으로 올해 64세입니다. 텍사스주립대학교를 졸업한 뒤에 바로 석유회사 엑손에 들어가서 40년 넘게 한 회사에서 근무해 왔는데요. 승진을 거듭하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까지 올랐습니다. 여러 외국 지사에서 근무하면서 외국 기업, 또 외국 지도자들과 인맥을 쌓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틸러슨 CEO가 국무장관으로 유력하다는 보도에 대해서 반응이 어떤가요?
기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공직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고요. 또 앞서 말씀 드린 외국 지도자들과의 인맥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틸러슨 CEO는 러시아와 석유 관련 사업을 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친분을 맺었는데, 이 점이 걱정스럽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이 우려를 표시했고요. 일부 전문가는 틸러슨 CEO가 국무장관으로 지명된다면, 이는 ‘러시아의 승리’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국무장관을 포함해 각 부처 장관은 상원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데요. 매케인 상원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우려를 나타냈다면, 틸러슨 CEO가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나요?
기자) 아직 공식 발표가 나온 게 아니어서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긴 합니다만, 52석 대 48석으로 의석 차이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반대하고, 공화당 의원 3명이 민주당 의원 측에 동참한다면 인준이 부결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우려에 대해서 트럼프 당선인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은 일요일(11일)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틸러슨 최고경영자는 단순한 기업 중역이 아니라며 옹호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말입니다.
[녹취: 트럼프 당선인] “In his case, he’s much more…”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틸러슨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수준급 인사라고 말했는데요. 엑손모빌은 세계 2위 석유회사보다 규모가 거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매우 큰 기업이라면서, 틸러슨 CEO는 바로 그런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틸러슨 CEO가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을 잘 안다고 지적하면서, 바로 그런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이 그렇게 말했다면, 틸러슨 CEO로 국무장관이 결정 난 건가요?
기자) 아직은 아닙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직 확실히 마음의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함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밥 코커 연방 상원의원, 존 볼턴 전 유엔 대사 등이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됐는데요. 지난 주말 줄리아니 전 시장은 국무장관 후보군에서 제외해달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월요일(12일) 해병대 장성 출신인 존 켈리 전 남부 사령관을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지명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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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공화당이 상원 의석 하나를 더 추가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루이지애나 주의 연방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공화당 소속인 존 케네디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케네디 후보는 지난 토요일(10일) 실시된 결선 투표에서 64%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민주당의 포스터 캠벨 후보를 물리쳤는데요. 이에 따라서 상원 공화당 의석은 52석이 됐고요. 민주당은 48석에 그치게 됐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에서는 지난달 8일에 상원의원 선거를 치른 것으로 아는데요. 루이지애나 주는 왜 이제야 결과가 나온 거죠?
기자) 네, 미국 내 대부분 주는 11월 선거 전에 예비선거를 치러서 각 당 후보를 정합니다. 그리고 11월 선거 때는 각 당의 지명을 받은 후보들이 겨루는 방식인데요. 하지만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11월 선거에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를 막론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두 후보가 다시 결선투표를 치르는 건데요. 그 결과 이번에 공화당의 케네디 후보가 당선된 거죠.
진행자) 케네디 상원의원 당선인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한 전국민건강보험제도 ‘오바마케어’를 반대하고요. 총기소지의 자유를 강력히 옹호하는 한편,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적인 정치인입니다. 이번에 세 번째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해서 당선된 건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금요일(8일) 케네디 후보를 돕기 위해 루이지애나 주를 방문하고 지지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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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균등한 기회가 보장된 미국 사회에서 누구나 능력을 발휘하면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 이민자들이나 젊은이들이라면 한 번쯤 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게 되는데요. 하지만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984년에 태어난 젊은이가 30살이 되었을 때, 부모세대의 30대 시절보다 소득이 더 많은 경우는 약 5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40년에 태어난 청년이 30살이 됐던 1970년만 해도 부모 때보다 돈을 더 잘 버는 젊은이는 90%가 넘었는데요. 그러니까 부모세대 보다 여유있는 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이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 말은 또 젊은이들이 부모세대보다 돈을 더 벌기 힘들어졌다는 말일 텐데, 그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이번 연구는 스탠퍼드 대학을 비롯한 6개 대학 연구진이 함께 조사한 내용인데요. 연구진은 우선 소득의 불균형이 만연해진 것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러니까 경제가 성장해도 부모 세대 때 만큼 많이 버는 젊은이는 더 줄어들었다는 거죠. 또 한 가지 이유는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꼽았는데요. 미국의 경제가 호황이었던 2차 세계대전 이후 35년동안과 비교해보면, 1980년 이후 미국 경제는 매우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젊은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따른 차이는 없었습니까?
기자)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의 모든 지역 젊은이들의 소득이 부모세대보다 좋지 않지만, 특히 중서부 러스트벨트,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하는 지역의 상황이 가장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표적으로 미시건 주와 인디애나 주는 과거 미국 제조업을 주도했던 지역이었지만, 값싼 외국산 제품이 수입되고,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피해를 봤죠.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운동 기간 이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면서 미국의 경제를 살리겠다고 강조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으로 경제 성장에 주력해 미국경제가 현재 2.2%의 연평균 성장률에서 약 4%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된다면 젊은이들의 소득 수준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젊은이들 간에 현재 경제 수준에 따른 차이는 없었습니까?
기자) 가난한 젊은이도, 부자인 젊은이도 과거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경제는 빠르게 성장할 뿐 아니라 소득 분배 불균형도 크지 않았다고 합니다. 1940년에 태어나 1970년에 30살이 된 젊은이의 92% 그러니까 거의 모든 젊은이가 소득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부모 세대보다 더 돈을 많이 버는 것으로 나타났으니까요. 하지만 1980년에 태어난 젊은이들이 30살이 됐을 때는 소득이 높든 낮든 부모세대보다 돈을 더 잘 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과거보다 얼마나 더 어려워졌다는 건지 수치를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기자) 네, 1970년에 30살이 된 젊은이 중 소득이 가장 낮은 10%에 속하는 젊은이들을 보면요. 부모 세대의 소득을 앞지른 비율이 94%였습니다. 하지만 2010년에 30살이 된 저소득층 젊은이 중 부모세대보다 소득이 많은 비율은 70%에 불과했죠. 평균 소득의 딱 중간을 차지하는 중산층 젊은이의 경우 같은 기간, 부모 세대보다 더 돈을 잘 버는 비율이 93%에서 45%로 떨어졌고요. 가장 부유한 10%에 속하는 젊은이들도 부모세대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비율이 90%에서 33%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젊은이들의 소득은 줄고, 학비 대출금이나 주택 융자 등으로 인한 빚은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는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는데요. 과거와 비교해 보니까 젊은이들이 현재 처한 상황이 더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현재 미국의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연구를 주도한 스탠퍼드 대학의 경제학자 라즈 채티 교수는 젊은이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선, 소득 불균형을 줄이는 것과 함께 경제성장의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부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