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도성민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십니까? 서울입니다.
진행자)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의 중심인물이지요. 최순실씨와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시기가 뜨거운 쟁점이군요. 오늘은 이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당초 검찰이 통보한 박 대통령에 대한 참고인 신분의 조사는 오늘(16일)까지였는데, 박 대통령의 변호인이 변론준비를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기 요청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오늘 늦어도 18일까지는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습니다. 검찰은 구속기한이20일까지인 최순실씨의 기소를 위해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만 참고인이 검찰에 출석하지 않아도 조사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과연 박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 박대통령이 검찰조사를 받게 될 지, 또 검찰 조사에서 어떤 내용이 밝혀질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한국의 유력 대권주자를 포함한 야당 정치인들은 청와대가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퇴진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군요?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2018년 2월까지입니다. 차기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는 내년 12월 20일인데, 유력 대권주자 중의 한 사람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오늘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조기대선을 주장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정치적 도덕적으로 이미 대통령 자격을 상실했다며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맞춰 한국도 6개월이 넘지 않은 기간에 새 리더십을 세워 한-미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청와대는 ‘하야ㆍ퇴진’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요?
기자) 최근 혼란 정국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질서있는퇴진론’ 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의 하야나 퇴진 가능성을 물었는데 정국 안정에 대한 후속조치 방안을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고심하고 있다면서도 하야나 퇴진 가능성에 대해서 말한 것이 아니며 법적 테두리 안에서 논의 되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는 내용인데요. 임기를 단축해 조기에 진행하는 대선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박대통령과 직접 관련된 위법 행위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조기 퇴진에 대한 요구 등은 맞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한국 언론이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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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최순실사태’를 꼬집는 각종 풍자물도 화제입니다. 방송가에서도 또 대중들도 직접 풍자물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나라 지도자들의 부패와 실정을 풍자했던 영화가 다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과거 저잣거리 남사당패의 풍자 놀이가 백성들의 공감을 샀던 것처럼, 지금 한국 사람들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적관계망(SNS)에는 누구나 만들고 공감하고 공유하는 최순실 사태 풍자물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씨의 모습과 행동을 재현한 개그 프로그램, 유행어가 된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등이 대표인데요. 마치 신문 지면의 만평처럼 일반 시민들이 만들어낸 풍자와 조롱물이 SNS를 통해 빠르게 공유되고 있고, 또 새로운 창작물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는데 오늘은 대통령 당선 전에 박 대통령이 가명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통령이 썼다는 ‘길라임’이라는 드라마 여주인공의 이름이 박대통령의 이름과 함께 인터넷포털에 주요검색어로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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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내일 한국에서는 수십만명이 한꺼번에 응시하는 아주 중요한 시험이 치러지지요?
기자) 무려 60만5897명이 수험생입니다. 내년 대학 입학을 위한 ‘수학능력시험일’, ‘수능날’이 바로 내일입니다. 오늘 한국사회는 수험생들에게 수험표가 나눠지고 수험생들이 시험치를 고사장을 확인하는 날의 긴장감 때문에 오전 한때 최순실 사태 관련 소식이 잠잠해지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예전에는 대학입학고사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수능시험이라고 하더군요. 이름은 달라졌지만 엄청난 규모의 수험생들이 한꺼번에 시험을 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네요.
기자) 내일 시험을 치는 60만6천명에 가까운 수험생 수는 지난해에 비해서 2만5천 여명이 줄어든 것이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입니다. 시험은 내일 아침 8시40분부터 오후 5시40분까지 전국 1183개 시험장에서 동시에 치러지고요. 국어와 수학, 영어, 사회와 과학 탐구에 올해부터는 필수가 된 한국사가 시험과목에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고사장 앞에 몰린 부모님들이 찹쌀떡도 붙이고, 엿도 붙이고 자녀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풍경은 지금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기자) 시대가 달라져서 합격 기원의 모습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시각 전국의 교회와 성당, 불교 사찰 등에서는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특별기도회가 진행되고 있구요. 특히 밤늦은 이 시각에도 경상북도 영천 지역에 있는 팔공산 꼭대기에는 무슨 소원이든 한가지는 꼭 들어준다는 갓바위 부처 앞에 두 손을 모은 어머니들의 합창과 목탁소리가 가득하고요. 수능시험의 긴장과 경건함을 전하는 대표적인 입시 풍경 중 하나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올해 수능 날은 낮 기온이 영상 15도 가까이 올라가서 입시날마다 춥다고 해서 생긴 ‘입시한파’가 없기 때문에 부모님들의 합격 기원을 위한 수고를 조금 덜 수 있었다는 소식도 있는데요. 해마다 이맘때면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메시지를 올리고 ‘좋아요’라는 호응을 받기도 했던 박 대통령의 페이스북 응원 글이 올라 오지 않아 이 또한 뉴스가 되고 있습니다.
서울통신,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