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인터넷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관계자들 사이에 오간 이메일 1만9천 개와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몇 달 앞두고 민주당 전국위원회 지도부 인사들이 줄줄이 사임할 만큼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치명타를 가할 이메일을 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해 민주당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미국 뉴스의 단골로 등장하고 있는 위키리크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위키리크스'와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입니다.
“위키리크스란?’
'위키리크스'는 누구나 내용을 입력하고 편집할 수 있다는 의미의 ‘위키(Wiki-)’와 비밀 등을 누설한다는 뜻의 ‘리크스(Leaks)’를 합친 말입니다. 위키리크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익명의 정보원으로부터 제공받거나, 자체 탐사를 통해 수집한 정부나 기업의 정보, 기밀 자료, 비공개 문서 등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위키리크스는 2007년 스웨덴에서 공식 출범했는데요. 스웨덴을 기반으로 한 것은 스웨덴이 개인의 익명성을 보호하는 강력한 법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줄리언 어산지는 누구?"
'위키리크스'의 설립자는 줄리언 어산지입니다. 어산지는 1971년 호주 퀸즐랜드에서 태어났는데요. 어산지의 유년시절은 또래 아이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어산지의 어머니 크리스틴과 의붓아버지 브렛이 연극 관련 일을 했기 때문에 이동이 잦았습니다. 전학만 무려 37번 이상 했다고 하고요. 이조차 마땅치 않을 때는 집에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성장 배경 때문에 줄리언 어산지가 정상적인 친구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어산지는 또 성인이 된 후 종종 변장을 즐겨 했는데요. 어릴 때 부모를 따라다니며 익힌 솜씨라고 합니다.
어산지의 어머니 크리스틴은 저항문학에 심취해 집을 나갈 만큼 강한 성격을 가졌고요. 어산지의 생부도 베트남 반전 운동을 하다 만났다고 하는데요. 일부 어산지 연구가들은 어산지가 보여주는 성향이나 행동이 부모의 기질을 물려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위키리크스 설립”
줄리언 어산지가 컴퓨터에 대한 재능과 열정을 발견한 건 10대 때였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몇 번의 이혼과 재혼을 하는 동안, 줄리언 어산지는 늘 정착하지 못하는 삶을 살았고 자연스럽게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는데요. 16살 때 어머니에게 처음 컴퓨터를 선물 받고, 얼마 안가 금방 해킹 기술을 습득했습니다.
급기야 20살 때는 유명 통신회사 '노텔(Nortel)' 전산망에 침투하기에 이르는데요. 30건 이상의 혐의로 기소됐지만 벌금만 조금 무는 데 그쳤습니다.
어산지는 일찌감치 컴퓨터 프로그래머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실력을 쌓았고요. 멜버른 대학에 진학해 수학을 전공했지만 졸업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2006년에 어산지는 국제적인 규모로 기밀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위키리크스'를 설립합니다. 어산지는 이미 1999년에 '위키리크스'라는 인터넷 주소, 도메인도 구입해 놓았다고 합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와 파장"
위키리크스가 처음 공개한 것은 2007년 케냐 반정부단체로부터 입수한 케냐 대통령의 부정부패에 관한 조사 보고서였습니다. 위키리스크가 이를 공개한 후, 케냐 투표율은 10%나 뛰었고요. 케냐 대선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일로 위키리크스는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날로부터 뉴미디어 상을 수상한 적도 있습니다.
이후 위키리크스는 미군 당국의 관타나모 수용소 운영지침, 새라 페일린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이메일 등을 공개하며 큰 파문을 일으켰고요. 이라크전과 아프간전과 관련해 방대한 양의 문건과 영상 등을 폭로해 미국 정부와 군 당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녹취: 소니픽처스 해킹 관련 보도]
2014년에는 북한최고지도자 김정은 암살 내용을 담은 영화 ‘인터뷰’를 상영하려던 소니픽처스 사가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을 당했는데요. 해킹된 내용의 일부가 위키리크스에 공개돼 큰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편파적으로 지지한 민주당 관계자들의 이메일을 폭로해 또 한 차례 시끄럽습니다.
“위키리크스에 대한 엇갈린 평가”
위키리크스 지지자들은 위키리크스를 ‘언론 자유의 횃불’이라고 찬양하지만 비판자들은 위키리크스의 활동이 불법적이고, 국제 안보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언론의 주목을 노려 정보 제공자의 신변을 보호하지 않는 등 윤리적 측면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평가도 엇갈립니다. 어산지 지지자들에게 어산지는 용감한 진리의 수호자지만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는 국가와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 인물입니다.
위키리크스의 오랜 지지자이자, 대변인이었던 다니엘 돔샤이트 베르그는 어센지는 대단한 천재지만 과대망상에 편집증적인 성향을 갖고 있으며, 위키리크스를 처음 만들었을 때 가졌던 사명을 왜곡, 훼손하고 자신의 공명심에 가득 차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5년째 타국 대사관에 피신 중인 어산지”
줄리언 어산지는 지금 5년째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에 머물고 있습니다.
2010년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2011년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며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지금까지 머물고 있는 건데요. 최근 스웨덴 법원은 어산지에 대한 체포영장의 효력을 연장했습니다. 스웨덴 법원의 체포영장은 이른바 '유러피안 체포영장'으로서, 유럽연합 내 모든 회원국에서 유효합니다.
어산지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데요. 어산지는 특히 스웨덴으로 인도되고 나면 기밀유출혐의로 미국으로 송환돼 법정에 설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녹취:유엔 어산지 관련 보도]
한편 지난 2월, 유엔은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것이 자의적 구금에 해당한다며 사실상 어산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영국과 스웨덴 정부는 유엔 조사결과는 아무런 구속력도 갖고 있지 않으며, 어산지가 대사관 밖으로 나오는 즉시 스웨덴으로 송환한다는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인터넷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와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