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오늘 (27일) 삼복 중 하나인 중복인데요, 중복을 맞아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에서 교육을 받은 탈북민들이 서울의 남대문 쪽방촌을 찾아가, 주민들에게 삼계탕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탈북민들과 관련한 한국 내 움직임을 살펴 보는 `헬로 서울,'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입니다.
[녹취: 현장음]
7월 27일은 2016년의 두 번째 복날인 중복입니다. 중복을 맞아 이웃들과 함께 삼계탕을 나누는 행사가 열렸는데요, 서울 남대문 인근에 작은 방들이 모여 있는 쪽방촌에, 탈북민들의 사회정착 지원을 위해 설치한 통일부 소속기관인 하나원 교육생 70여 명이 모여 삼계탕과 김치를 만들어 나눴습니다. 이번 삼계탕 나눔행사에는 하나원 교육생들과 대한적십자사 종로, 중구 희망나눔 봉사센터 회원들이 함께 했는데요, 대한적십자사 종로‧중구 희망나눔 봉사센터의 정유근 과장입니다.
[녹취: 정유근, 종로‧중구 희망나눔 봉사센터 과장] “퇴소하기 전에 봉사활동 체험을 하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초복 지나고 중복 맞이, 남대문 쪽방촌 주민들을 위해서 특별한 행사를 기획해서 삼계탕이랑, 여름 김치랑 얼음 생수를 포장을 해서 나눠 드리려고요.”
[녹취: 현장음]
500여 그릇의 삼계탕을 조리해 나눠 담고, 김치까지 버무려야 하니 시간이 촉박한데요, 70여 명의 교육생이 할 일을 나눠 척척 진행하다 보니 일이 한결 수월합니다.
[녹취: 김미자, 중구봉사회장] “삼계탕이요, 일일이 인삼도 넣고, 대추도 넣고, 마늘도 넣고, 마무리하다 보면, 파 종종 썬 것 넣고, 나중에는 찰밥도 위에 넣고, 국물 넣고, 하나하나 포장해서, 3시부터 하는 거니까, 3시부터 나눠주는 거예요. 다들 잘해요.”
[녹취: 하나원 교육생] “우리는 이렇게 맛있게 버무리고 있어요. 모두 다 같이 하고 봉사원들이랑 같이 도와주니까 다 잘 되네요, 모든 일이. 같이 하고, 봉사한다는 마음이 참 기뻐요.”
북한에서도 복날에 삼계탕을 먹는 풍습이 있지만, 여전히 단고기라 불리는 개고기를 즐겨 먹는 만큼, 하나원 교육생들에게 한국의 복날 풍경은 아직 낯섭니다.
[녹취: 하나원 교육생] “북한에서는 보양식품은 우리가 개장국을 먹었어요. 설 명절날이나 그런 날에는 삼계탕을 먹는데, 일반 날에는 안 먹어요. 안 먹는다기 보다는 못 먹죠.”
“북한에서는 자발적이라기보다, 북한 정부에서, 인민군대 지원이나 뭐 그래서 토끼나 개장 같은 걸 해서 지원하기는 해요. 토끼로 곰탕을 해서, 연선이니까, 연선 쪽으로는 많이 그런 게 나가요. 삼계탕도 하기는 해요. 그것도 지역별로 많이 차이가 나더라고요.”
“중복이잖아요. 중복에는 북한에서는 보신탕 있잖아요, 보신탕 먹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삼계탕을 먹는 것 같아요. 저는 아직 안먹어봤어요.”
하지만, 쪽방촌의 주민들을 위해 일손을 모은 만큼 부지런히 조리했는데요, 쪽방촌에 사는 어르신들을 보니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녹취: 하나원 교육생] “더군다나 저희가 고향을 떠나서, 부모가 안 계시잖아요. 그 분들한테 하고 싶어도 해 주지 못하는 것, 이 분들한테 해 주고 싶은 그 마음 한 가지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봉사하는 마음으로 김치를 버무리고 하니까, 기분도 좋고 마음도 기뻐요.”
[녹취: 현장음]
하나원 교육생들과 대한적십자사 희망나눔 봉사센터는 다양한 음식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희망나누기 봉사활동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번이 19번째 행사입니다. 희망나누기 봉사활동을 통해 탈북민들은 일방적인 수혜자가 아니라 나눔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자긍심이 높아지고 있고 한국인들이 탈북민들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데요, 대한적십자사 종로, 중구 희망나눔 봉사센터의 정유근 과장입니다.
[녹취: 정유근, 종로‧중구 희망나눔 봉사센터 과장] “오늘은 중복이라 삼계탕, 평상시에 뭐 정월대보름, 계절별로 계절에 맞춰서 밑반찬을 제작하고, 특별한 음식도 제작하고요. 겨울에는 김장 봉사. 동지에는 동지팥죽, 추석에는 송편, 이렇게 다양하게 계절에 맞게 저희가 프로그램을 짜고 있습니다. 탈북민들이 남한에 오면,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것으로 기대하고 오잖아요. 그런데 남한에도 이렇게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탈북민들도 알아야 되기 때문에, 나중에 퇴소한 다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해서 이런 프로그램들이 좋은 프로그램 같아요. 그리고 탈북자들이 직접 반찬을 만들어요. 만들고 봉사원들과 취약계층 방문을 해요. 가면 어르신들을 만나서 거기서 말벗도 하면서, 고향의 할머니, 할아버지나 부모님 생각을 하면서 울기도 하고, 좋은 경험을 하고 오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2005년부터 탈북민들을 관리를 했는데, 지금까지도 2005년도에 만난 탈북민하고 연결이 돼서 활동을 하면, 그 분들도 받은 만큼 봉사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래서 봉사회 조직도 하고 그래요.”
[녹취: 현장음]
앞으로도 하나원과 대한적십자사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탈북민들이 한국사회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