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주도하는 유럽지역 집단 방위 협의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가 내일(8일)부터 이틀 동안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정상회의를 진행합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중 마지막으로 참석합니다. 헤이그 상설중재 재판소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판결을 오는 12일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로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한 이후로, 영국에 유럽지역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들이 줄지어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북대서양 조약기구 정상들이 폴란드에 모인다고요?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가 내일(8일)부터 이틀동안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립니다. 특히 내년초 퇴임하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중 마지막으로 회의에 참석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회의를 앞두고 어제(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시리아 내전 문제를 비롯한 국제 안보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진행자) 최근 러시아가 나토의 확장을 견제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나토는 원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유럽 지역에 배치돼있던 소련군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서유럽 국가들이 미국· 캐나다와의 협력을 통해 출범한 조직인데요. 최근 동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나토 회원국이 되고, 동유럽지역에서 나토가 주도하는 합동군사훈련이 여러 차례 실시되는 등 조직과 활동이 크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에 러시아 측은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고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공세에 맞서 방위력을 증강시키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갈지도 이번 나토정상회의 의제에 포함됩니까?
기자) 네. 특히 나토는 지난 2014년 이후 러시아와 끊임없는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는데요. 러시아가 옛 소련국가였다가 독립한 우크라이나에 군사력을 투입해 크림 반도를 자국 영토로 병합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나토와 러시아 사이에 팽팽한 공방이 오가다가 지난 4월 양측이 대화를 시작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게 될 전망입니다. 그 결론을 바탕으로 오는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기로 예정된 나토와 러시아 사이의 대사급 회담에서 해법을 도출 해낸다는게 나토의 구상입니다.
진행자) 그밖에 어떤 의제가 있지요?
기자)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지난달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직후 열리는 회의라서, 아무래도 ‘브렉시트’ 후속 처리 문제도 탁자 위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나토는 유럽연합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다자간 협의체인데요. ‘경제· 사회’ 분야 국제협력기구인 유럽연합의 결합력이 약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 ‘안보· 군사’ 분야 협력기구인 나토가 유럽 국가들 사이의 혼란을 가라앉히는 보완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국제안보 전문가들은 영국의 이탈로 유럽연합의 위상이 가라앉게 됨에 따라 유럽연합과 나토의 협력이 유럽 지역의 안전을 지켜나가는 데에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영국이 나토 회원국 지위도 잃게 되나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유럽연합과 나토의 운영체제와 활동은 전혀 별개여서, 영국이 유럽연합을 최종적으로 빠져나오더라도 나토에서 수행중인 역할은 변함없이 유지됩니다. 영국은 특히 핵보유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보유한 상임이사국이어서,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나토의 중심축으로 활동하는 상황은 변함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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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요?
기자) 오는 12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지난 2013년 필리핀이 중국을 제소한 데 대한 판결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중국 정부는 판결이 어떻게 나오더라도 무시하겠다는 입장을 그동안 수차례 밝혀왔고요, 현재 남중국해 안의 시사군도, 다른 말로 파라셀군도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실시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2주동안 미국 해군이 구축함 3척을 이 지역 스카보러 암초, 중국명 황옌다오 근해로 보내 은밀하게 항행 작전을 수행해온 것으로 오늘(7일) 밝혀졌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의 군사력이 동시에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해군 전문지 ‘네이비 타임스’는 오늘자 보도에서 미 해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 스테덤, 스프루언스, 몸센호 등 구축함 3척이 스카보러 암초는 물론, 스프래틀리 군도, 중국명 난사군도에서도 순찰업무를 수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의 군사력이 맞서고 있는 와중에 외교 당국자간 설전도 있었다고요?
기자) 오늘 중국 외교부가 이례적으로 왕이 외교부장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사이의 전날 통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중국 측에 따르면, 왕 부장은 통화에서 “영토갈등 문제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훼손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아야한다”고 미국 측에 촉구했습니다. 또한 왕 부장은 임박한 상설중재재판소의 남중국해 분쟁 관련 판결에 대해 “코미디극”에 불과하다고 격한 표현을 사용해 깎아내리면서 “절차와 법률, 증거적용 측면에서 허점투성이인 중재판결이 어떻게 결론 나든 중국은 영토주권을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은 그 말을 듣고 뭐라고 답했나요?
기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언급에 대해 “중재법정이 내놓을 판결에 대해 관련국들은 자제를 유지하기 바란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 날짜가 다가옴에 따라, 중국에서는 분위기가 과열되는 조짐도 있다고요?
기자) 중국 관영매체들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군사적인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보도를 최근 연이어 내고 있습니다. 인민일보는 얼마전 사설을 통해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대립 상황까지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무력으로 개입한다면 그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비용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이 중국 쪽에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거군요?
기자) 남중국해 분쟁은 중국 대륙과 베트남 해안, 그리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타이완 같은 섬나라들로 둘러싸인 해역에 대해, 중국이 역사적 배경을 들어 대부분 지역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은 이웃나라들의 영해와 상당부분 겹치는데요. 이런 가운데 스카보러 암초, 중국명 황옌다오를 중국이 영해에 포함시킨 것으로 발표하자 이 일대를 자국령으로 주장해온 필리핀 정부가 지난 2013년 상설중재재판소에 소송을 냈습니다. 다음주 그 판결이 나오게 되는 것인데요, 중국 측은 판결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최근 공산당 이론지에 기고한 글에서 “의도적으로 중국의 입장에 반대하는 인물들을 재판관으로 선임해 진행한 재판은 객관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분쟁이 해소되려면, 중국이 먼저 지나친 주장을 거둬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지켜왔습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에서 “남중국해에서 이례적인 행동이 벌어지고 있다” 고 비판한 뒤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고립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터 장관은 이어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미국은 국제법이 허락하는 한 모든 국가에서 군사적인 영향력을 펼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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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나기로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한 뒤, 영국에 본부를 둔 다국적 기업들이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영국을 뜻하는 영어 단어 ‘브리튼’과 ‘나가다, 떠나다’라는 뜻의 ‘엑시트’를 합친 ‘브렉시트’라는 단어가 최근 세계 각국 언론 매체들을 통해 쏟아졌는데요. 요즘은 영국을 말하는 ‘브리튼’에 탈출을 뜻하는 ‘엑소더스’를 결합한 ‘브렉소더스’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하면서,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이 제한될 것을 우려한 다국적기업들이 영국 탈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회사들이 영국에서 나올 생각을 하고 있나요?
기자) 영국은 파운드화의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유럽의 금융중심지 역할을 해왔는데요, 그래서 수많은 다국적 대형은행들이 영국에 유럽본부를 두고 운영해왔습니다. 그래서 영국에서 유럽대륙으로 조직 이전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단연 금융관련 업체들이 많습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최근 영국을 떠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금융 분야 외에도 이전을 추진중인 기업들이 많다고요?
기자) 포드와 피아트 같은 자동차 회사들도 영국에 있는 유럽지역 본사를 옮길 계획입니다. 유럽국가들의 합작법인인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도 영국 웨일스에 있는 공장을 프랑스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국제적인 정보통신 관련 기업들도 영국에서 운영해오던 유럽본사 조직을 대륙으로 옮길 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국적기업들 뿐만 아니라, 영국에 뿌리를 둔 기업들도 영국을 빠져나가려 한다고요?
기자) 유럽지역 시장 점유율 1위이자, 세계 2위인 다국적 이동통신회사 보다폰은 본래 영국계 회사인데요. 이 회사가 최근 유럽대륙으로 본사 이전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영국 경제계에 충격파를 던졌습니다. 보다폰 측은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 시민들과 자본, 상품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성이 중요하다”면서 장기적인 본사 소재지를 곧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다폰의 뒤를 따르려는 영국기업이 많다고요?
기자) 영국의 주요기업 경영자 3만4천여명을 회원으로 둔 '영국 관리자협회(IoD)'가 지난달 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본사 이전이 아니더라도, 일부 조직과 업무를 영국 밖으로 옮길 것을 검토 중이라는 응답이 22%에 이르렀습니다. 협회의 사이먼 워커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영국 기업 임원 대부분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문조사 내용을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