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연례 총회가 열렸습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중국이 추진 중인 이른바 ‘일대일로’ 구상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한 국제 금융기구인데요. 드디어 첫 번째 총회를 가짐으로써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이 보다 구체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심현지 기자입니다.
“일대일로, 21세기형 실크로드”
'일대일로'라는 말은 지난 2013년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이 처음으로 소개한 말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그해 가을, 중앙아시아 4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을 잇달아 방문하고, 육로를 기반으로 한 ‘실크로드 경제 벨트’와 해상을 연결하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제안했는데요. 이 둘을 합쳐 '일대일로'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실크로드’, 한국말로는 비단길이죠. 고대 중국의 비단이 유럽으로 흘러들어 가던 무역 노선인데요, 중국 중원지방에서 시작해 중앙아시아 고원을 지나 지중해에 이르는 길이가 장장 6천4백km에 달하는 길이라고 하죠. 이 비단길을 통해 동방과 서방 사이에 무역은 물론이고, 경제, 정치, 문화적 교류까지 이뤄질 수 있었던 건데요. 시진핑 주석은 고대 중국과 세계를 이어준 실크로드처럼 중국과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새로운 21세기형 실크로드, 일대일로의 필요성을 역설한 겁니다.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는 영어로는 'One Belt, One Road'라고 하고요. 한국에서는 한문 표현 그대로 ‘일대일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일대일로, 5개의 길”
일대일로 구상에 따르면 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에는 총 5개의 길이 만들어지는데요. '일대'에 해당하는 실크로드 경제 벨트에는 3개의 노선을 만들고요. '일로'에 해당하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에는 2개의 노선을 만든다는 구상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육로인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첫 번째 노선은 중국에서 시작해 중앙아시아,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길이고요. 두 번째 노선은 역시 중국에서 시작해 중앙아시아, 서아시아를 거쳐 페르시아만, 지중해까지 연결되는 길입니다. 세 번째 노선은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남아시아를 거쳐 인도양으로 연결됩니다.
바닷길을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의 경우 첫 번째 노선은 중국 연해 항구에서 시작해 인도양을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거고요. 두 번째 노선은 역시 중국 연해 항구에서 시작해 남해를 지나 남태평양으로 이어진다는 구상입니다.
일대일로가 완성되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대륙을 육로와 해로로 관통하는 거대한 교역로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전 세계 60% 인구를 묶는 일대일로”
일대일로 지역은 전 세계 약 65개국을 아우르고 세계 인구의 60% 이상, 전 세계 국내총생산 GDP의 40%를 차지하는데요. 동쪽에는 아시아 신흥 경제권이 자리 잡고 있고요. 서쪽에는 발전한 유럽 경제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자원이 풍부하고 발전 잠재력이 높은 광활한 내륙국가들이 버티고 있습니다.
최근 시진핑 중국 주석은 일대일로 제안 3년 만에 70여개 국이 적극적인 호응과 참여를 하고 있으며, 초기 단계 계획은 이미 완료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대일로의 자금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단계로, 각국의 도로, 철도,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5년 다국적 국제금융기구를 설립했습니다. 영어 약자로 AIIB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한국어로는 흔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라고 하는데요. 현재 가입한 나라는 모두 57개국이고요. 미국과 일본은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초기 자본금 총 500억 달러로 시작해, 참가국의 투자를 받아 1천억 달러까지 운영자본금을 늘린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나라는 중국, 인도, 러시아, 독일, 한국 순이고요. 지난 6월 25일과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1회 연차총회를 가졌습니다.
“일대일로를 보는 2개의 시선”
중국은 2049년까지 일대일로 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중국은 일대일로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연결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지역협력을 통해 국제자유무역체계와 개방형 세계경제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요. 하지만 일대일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갈라져 있습니다.
[녹취: 짐 오넬리 골드만 삭스 분석관] “It can only be good for the world economy…”
미국 골드만 삭스사의 짐 오넬리 분석관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일대일로는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썩 좋은 구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대일로를 중국이 세계 패권 확보를 위한 전략수단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해서 주변국으로 뻗어 나가는 일대일로 구상이 결국은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사상, 이른바 중화주의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녹취: 에미 스튜다트 전략국제연구소 연구원] “The fear that the developing community still has about…”
미 전략국제연구소의 에미 스튜다트 연구원인데요. 스튜다트 연구원은 개발도상국들 사이에는 여전히 중국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어떤 계획과 시도, 사업들이 진행되는지, 어느 나라가 주도하는지, 추진 과정이 매우 불투명하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이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과 마찰을 빚으면서 아시아 지역에 대한 두 나라의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심현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