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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올랜도 총격, 자생적 극단주의 테러"...미 정부, 민간항공사 쿠바 취항 허가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수사가 진행 중인 올랜도 경찰본부 앞에서 희생자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수사가 진행 중인 올랜도 경찰본부 앞에서 희생자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VOA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남부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백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자생적 극단주의에 따른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수십 년 만에 민간 항공사들의 쿠바 정기 운항을 허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 남부 플로리다 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상자가 1백 명을 넘으면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격 사건으로 남게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2일 새벽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한 게이 나이트클럽, 그러니까 동성애자들이 모이는 술집에서 인질극과 함께 총격 사건이 발생해 49명이 숨지고 53명 다쳤습니다. 이번 사건은 희생자들의 수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테러이자, 9.11 사건 이후 최악의 테러로 기록됐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총격 사건의 희생자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특별담화를 발표했죠?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테러는 자생적 극단주의에 따른 테러 행위라고 밝혔는데요. 전날 발표한 공식 담화에서도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는데요. 담화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This was an act of terror and an act of hate…"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 초기 조사 단계이기는 하지만 이번 사건은 테러이자 증오범죄라며 “미국인으로서 우리 모두 슬픔과 분노 그리고 국민을 지키기 위한 결의로 하나가 되자”고 촉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총기를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다 보니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다시 한 번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Today marks the most deadly shooting in American history…”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상 최악의 총기 사건이 발생했고, 범인은 권총과 소총을 소지하고 있었다며 이번 총격은 학교나 종교 시설, 극장, 나이트클럽에서 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넣는 게 얼마나 쉬운지 깨닫게 해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가 어떤 나라를 원하는지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요. 본인이 오랫동안 추진해온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내비친 거죠. 오바마 대통령은 13일에도 "총기규제 법이 약화되면서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개인들이 강력한 총기를 획득하기가 쉬워졌다"며,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려는 사람들이 강력한 총기를 획득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은 특히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성 소수자들을 겨냥한 증오범죄라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담화에서 어떤 미국인에 대한 공격도 인종과 종교, 민족, 성적 지향에 상관없이 국민 모두에게 대한 공격이라며 성적 소수자들을 겨냥한 증오범죄를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자, 이번 사건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사건 정리를 좀 해볼까요?

기자) 총격 사건은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인 ‘펄스’에서 발생했는데요. ‘라틴 나잇’이라는 특별 행사가 진행되면서 클럽 안에는 3백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처음 총성이 울린 건 12일 새벽 2시쯤인데요.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범인은 클럽 안에 있던 사람들을 인질로 붙잡고 경찰과 3시간가량 대치했습니다. 이후 특수기동대(SWAT)가 투입돼 인질 30명을 구출했지만 훨씬 많은 사상자가 이미 발생한 상황이었고요. 용의자는 오전 5시쯤 총격전 끝에 사살됐습니다.

진행자)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졌을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생존자의 목소리를 들어보시죠.

[녹취: 생존자] "At first, I thought it was music, but then I saw him."

기자) 이 여성은 처음엔 총격 소리가 음악 소리인 줄 알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곧 총격범을 목격하게 됐고 그가 총을 쏘아대기 시작했다는데요.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바닥을 기어서 도망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어둡고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는 나이트클럽이다 보니 사람들이 총격 상황을 빨리 알아채지 못했고 미처 도망 나오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49명이 숨지고 53명이 다친 건데요. 심각한 부상자가 많아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총격범에 대해 알아보죠.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네, 총격범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오마르 시디키 마틴으로 확인됐습니다. 29살의 남성으로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시민권자인데요. 총격범의 전 부인은 그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총격범의 전 부인 시토라 유수피 씨의 기자회견 내용을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전부인 유수피] "A few months after we were married I saw his instability…"

기자) 유수피 씨는 결혼하고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전 남편이 불안정하고 조울증이 있으며 신경질적인 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사소한 이유로 본인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친정 식구들과도 만나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총격범의 전 직장 동료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총격범 마틴이 늘 분노에 차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총격범이 이런 정신적인 문제도 있었지만 과거에 경찰의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마르 마틴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미 연방수사국 (FBI)으로부터 신문을 받은 적이 있지만 당시 조사관들은 그의 범죄 행위에 대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었다고 합니다. FBI의 로널드 호퍼 씨는 총격범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즘에 동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을 보고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총격범이 사건을 저지르기 전에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ISIL에 충성맹세를 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용의자는 총격 직전 미국 응급전화인 911에 전화해 ISIL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SIL의 라디오 선전 매체도 13일 미국 내 칼리프 전사들 가운데 한 명이 올랜도 나이트클럽의 동성애자들 모임에 침투해 1백 명의 사상자를 내고 사망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용의자가 순수하게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자생적 테러인지, 아니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돼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해 빌 넬슨 플로리다 주 연방 상원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넬슨 상원의원] "I have checked with intelligence staff…”

넬슨 상원의원은 정보기관을 통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ISIL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는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직 정확한 범행동기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용의자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동조했던 인물로 밝혀지면서 미국 내 이슬람 혐오 분위기가 다시 또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내 이슬람 지도자들은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마자 언론이 이슬람 혐오 분위기로 몰아가지 말 것을 촉구했는데요. ‘센트럴 플로리다 이슬람 연합’의 이맘 무함마드 무스리의 목소리를 들어보시죠.

[녹취: 이맘 무하마드] "We should all wait till information - facts - come out from the investigators…"

이맘 무함마드는 수사를 통해 정확한 정보나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기다릴 것이고 무슬림 공동체는 더욱 단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슬람 지도자들은 또 이런 테러 행위는 이슬람의 가르침과 완전히 어긋나는 것이라며 사건의 용의자를 강력한 어조로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이번 사건이 논란이 되는 게 또한 성적 소수자들을 겨냥한 증오범죄라는 점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 사건은 동성애자들이 많이 모이는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했다 보니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옹호하는 사람과 단체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12일 밤에는 총격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백악관 앞에서 열리기도 했는데요. 참석자들은 증오범죄에 저항하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동성애 합창단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행진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들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 아닙니까? 대선 후보들의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한 후, 총기 규제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는데요. 13일 CNN 방송 인터뷰에서 총기난사 용의자 오마르 마틴이 AR-15 계열 자동소총을 사용한 점을 거론해 "그는 전쟁용 무기를 사용한 것"이라며 대량살상 무기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또 "총기 소지를 허용하는 법률도 지켜야 하고 총기로부터 사람들을 안전하기 보호하기 위한 상식적인 조치도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무엇이 최상의 방법인지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트럼프 후보는 테러범의 극단주의 성향을 지적하면서, 오바마 정부의 테러 위협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비난했는데요. 트럼프 후보는 테러를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막고 이슬람 모스크를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옳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용어조차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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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미국과 쿠바 관계에 관한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수십 년 만에 민간 항공사들의 쿠바 정기 운항을 허가했다고요?

기자) 미 연방교통부가 지난 주말 공식 발표한 내용입니다. 앤서니 폭스 교통장관은 미국 내 6개 민간 항공사의 쿠바 취항을 허가했다고 밝혔는데요. 아직 쿠바 정부의 승인이 남아있지만, 항공사들은 올 가을부터 쿠바로의 정기 노선 운항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쿠바 취항을 허가 받은 항공사들이 어떤 곳 입니까?

기자) 아메리칸 항공과 프런티어, 제트블루, 실버에어웨이스, 사우스웨스트, 선컨츄리 등 모두 6개 항공사 입니다. 미 교통부는 여러 항공사들의 신청을 검토한 후 이 들 6개 항공사를 우선 선정했는데요. 특히 아메리칸 항공은 쿠바계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마이애미 공항을 거점 공항으로 삼고 있어서, 이번에 가장 적극적으로 많은 노선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어느 도시들을 운항하게 됩니까?

기자) 이번에 허가가 난 노선은 미국 5개 도시에서 쿠바 9개 도시를 연결하는데요. 미국의 마이애미와 시카고, 필라델피아, 미내아폴리스, 포트로더데일에서 쿠바의 카마게이, 카요코코, 카요라르고, 시엔푸에고스, 홀구인, 만자니요, 마탄자스, 산타클라라, 산티아고드쿠바 등을 연결합니다.

진행자) 쿠바 수도 아바나는 빠졌네요?

기자) 아바나는 신청 항공사가 너무 많아서 여전히 심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번 발표에서는 보류했다고 미 교통부가 밝혔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9개 도시는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아서, 선정하기가 쉬웠던 곳들입니다. 미 교통부는 아바나로 취항할 항공사 명단도 여름 안에는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기노선 운항이 재개되면 얼마나 많은 항공편이 오가게 되나요?

기자) 이번에는 하루 최대 90편, 매주 155편 왕복 항공 노선의 허가가 났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추가될 전망입니다. 현재 미국과 쿠바 사이에는 매일 10~15편의 전세기 운항이 비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미국과 쿠바 정부는 지난 2월 하루 기준 110편까지 정기항공편을 취항하기로 합의했었습니다.

진행자) 상당히 많은 편수인데, 미국 민간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건 그만큼 상업적인 수요가 있다는 말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 2014년 두 나라가 관계 정상화를 선언한 후 미국에서 쿠바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는데요. 지난해 여행 목적으로 쿠바를 방문한 미국인은 16만 명에 달했고요, 쿠바계 미국인의 가족 방문은 더 많았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인들의 쿠바 방문은 아무런 제약이 없나요?

기자) 미국은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자국민들의 쿠바 여행을 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에서 시행한 규정으로 이러한 규제가 대폭 완화됐는데요. 가족 방문이나 공무, 취재, 교육, 종교 활동 수십 개 목적의 경우 쿠바 방문을 허용하고, 이런 목적을 신고만 하면 심사 없이 방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 상 누구나 쿠바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폭스 교통장관은 이번에 취항 허가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 국민과의 새 여정을 시작할 때라고 발표했으며 이번 조치로 이런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항공 요금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현재 미국에서 전세기로 쿠바를 방문할 때 내는 항공요금은 500달러 정도인데요. 정기노선이 취항하면 좀 더 내려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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