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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상 포함 조세회피자료 폭로...미·필리핀 남중국해 연합 훈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로시야 은행'. (자료사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로시야 은행'.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전 현직 세계 지도자들과 유명 은행들이 포함된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자료가 폭로됐습니다. 미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연합 군사훈련에 돌입했습니다. 유럽연합과 터키의 지난달 합의에 따라, 그리스에 입국한 이민자 수백 명이 처음으로 터키로 송환됐습니다.

진행자) 먼저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자료가 폭로됐다는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미국 워싱턴에 있는 비영리단체인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오늘(4일) 폭로한 내용입니다. 이 단체는 파나마의 유명 법률회사 모섹 폰세카에서 유출된 문서를 입수해서 분석한 결과, 전 현직 세계 지도자들과 유명 은행들이 해외 조세 피난처를 통한 탈세에 연루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탈세 의혹은 당국의 조사가 있어야 밝혀지겠지만, 일단 유출된 문서는 진본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어떤 지도자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금줄로 알려진 ‘로시야 은행’이 언급됐는데요. 2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해외 조세피난처로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롤두긴이 중요한 역할을 맡는 등, 푸틴 대통령의 비밀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번 문건을 분석한 언론의 지적입니다. 한편 중국 시진핑 주석의 매형도 최대 조세 피난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2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페이퍼 컴퍼니는 서류 형태로만 존재하는 회사로, 역외 조세 피난처에 이런 회사를 설립한 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진행자) 아이슬란드 총리는 이번 폭로 사태로 직접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고요?

기자) 시그뮌뒤르 다비드 권뢰이그손 총리인데요. 지난 2007년 부인과 공동으로 해외 기업을 인수했지만 이런 사실을 신고하지 않는 등 탈세를 저질렀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재벌 2세 출신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가족의 회사도 이번에 폭로된 문서에 언급됐는데요. 마크리 대통령은 자신은 관련 없는 사실이며, 어떠한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도 이번 문서에 언급된 전 현직 세계 지도자들이 여러 명이라고요?

기자) 모두 12명의 전 현직 세계 지도자들이 포함됐는데요. 앞서 말씀 드린 정상들 외에도 파키스탄 총리,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등이 있습니다. 또 세계 여러 나라에서 140명의 유명 정치인과 고위 관리들의 이름이 이번에 폭로된 문서에 들어있다고 합니다. 세계 유명 은행 여러 곳도 조세피난처에 많은 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이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유출된 문서의 양도 어마어마하다고요?

기자)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이번에 유출된 문서는 파나마의 최대 로펌이자 역외 조세회피 관련 업무로 유명한 모색 폰세카에서 나온 것인데요.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처음 입수한 문서의 양이 1천1백 만 건이라고 합니다. 이 문서는 이후 세계 100여개 언론사로 구성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에서 공유하면서 조사했는데요. 지난 1년간 80여개국 기자 4백여 명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누가 문서를 유출한 겁니까?

기자)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원래 문서를 작성한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는 유출된 문서가 진본이며, 제한적인 해킹에 의한 것이라고 확인했는데요. 이번 문서 유출과 폭로에 회사의 책임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번 사건은 보호 받아야 할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한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모색 폰세카를 통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해서 모두 불법적인 탈세를 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기자) 모색 폰세카도 그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그동안 많은 페이퍼컴퍼니의 설립을 도왔지만 대부분 합법적인 목적에 따라 이용됐다는 겁니다. 물론 합법적인 페이퍼컴퍼니도 있겠지만, 재산 은닉이나 불법적인 탈세를 위해 이용됐을 가능성도 높은데요. 여기에 전 현직 세계 지도자들과 유명 은행들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높습니다. 한편 프랑스와 영국, 호주 정부 등은 이미 이번 문서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자국인들의 탈세 혐의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거나,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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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연합 군사훈련에 돌입했다고요?

기자) 필리핀 서부 지역에서 오늘(4일) 시작된 ‘발리카탄’ 연례 훈련입니다. 필리핀어로 ‘어깨를 나란히’라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미군과 필리핀군 병력 8천5백여 명이 참가하고 있고, 올해 처음으로 일본이 참관한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호주도 일부 훈련에 소수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남중국해는 중국과 주변국들의 영유권 갈등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이번 훈련이 중국을 자극하지 않을까요?

기자) 중국은 이번 훈련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남중국해에서 미군이 참여하는 군사 훈련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는데요.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이 자국 영해라는 주장이고, 특히 지난 몇 년간 인공섬을 매립하고 군사 시설을 건설하는 등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주변국들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미국, 일본 등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해왔습니다.

진행자) 어떤 훈련을 진행합니까?

기자) 불법 점령된 지역을 탈환하는 상륙 작전 등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되는데요. 한편 일본은 이번에 참관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앞으로 정기적인 훈련 참가를 추진 중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는데요. 이를 위해 필리핀과 군 지위협정을 논의 중이라는 겁니다. 앞서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도 그런 사실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그동안 미 해군 함정의 남중국해 인공섬 주변 순찰 활동에도 강하게 반발해왔는데, 미군이 또 다시 인공섬 주변을 항해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일본 지지 통신 등이 소식통을 인용해 그런 보도를 하고 있지만, 미군이 확인한 내용은 아닙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이달 초 중국이 매립한 인공섬 주변 12해리 이내 수역에 군함을 진입시킬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에 이어 3번째 입니다. 미군은 중국의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으로 항행의 자유가 침해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아무 때나 군함과 군용기를 보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공해상에서의 순찰활동이므로 적법하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공해가 아니라 자국 영해라는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보도에 대해서도, 중국은 항행의 자유를 지속적으로 존중하고 지지하지만 이를 명분으로 중국의 주권과 안보, 해상권을 침해하는 데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중국은 앞서 미 해군의 인공섬 주변 순찰에 대해, 다음 번에는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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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유럽연합과 터키의 지난달 합의에 따라 그리스에 머물고 있던 이민자들이 터키로 송환됐다고요?

기자) 오늘(4일) 처음으로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선박 편으로 이송된 이민자들이 터키에 도착했습니다. 터키에서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 그리스로 갔지만, 다시 터키로 돌려보내진 건데요. 대부분 남아시아 출신인131 명이 터키 디킬리 항에 오늘 도착했습니다. 유럽연합의 국경관리 기관인 ‘프론텍스’는 이들이 주로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망명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과 터키는 앞서 이민자들의 위험한 이동을 막기 위해, 그리스로 들어온 사람들을 터키로 송환하기로 합의했고요, 이 중 난민 자격이 있는 사람들만 유럽연합이 다시 받아들이기로 했었습니다.

진행자) 당초 계획보다 시행이 늦었다고요?

기자) 송환 작전을 수행할 인력이 부족해서 당초 예정일인 지난달 19일보다 열흘 이상 지연된 오늘 첫 송환이 이뤄졌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여전히 유럽연합 다른 회원국의 인력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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