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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총기 행정명령 시사...대선후보들 선거 운동 박차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총기 규제를 옹호하는 집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총기 규제를 옹호하는 집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빠르면 다음 주에 총기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동할 예정입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선거 해를 맞으면서 각 당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모으기 위한 선거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인데요. 여러 선거 관련 소식 종합해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새해 전야에 테러를 감행할 계획을 세웠던 미국 남성이 체포됐다는 소식도 살펴봅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총기 규제는 뜨거운 쟁점 가운데 하나인데요. 지난해에만 해도 여러 차례 대규모 총격 사건이 일어나면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죠.

기자) 네,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지난 12월에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캘리포니아 총기 테러 사건이 있고요. 지난 10월에는 미국 오리건 주의 한 대학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범인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했습니다. 7월에는 또 테네시 주 채터누가에서, 6월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사건이 자꾸 일어나다 보니 미국인들 사이에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연방 의회 움직임이 지지부진하자,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금요일(1일) 주례연설에서 총기규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 주에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을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A few months ago, I directed……”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몇 달 전에 백악관 보좌관들에게 총기 폭력을 줄이기 위해 새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는데요. 여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 월요일(4일)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을 만나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연설 내용에 대해 미국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규제와 관련해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통 대통령 주례 연설은 토요일에 나오는데, 하루 앞당겨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금요일(1일)이 새해 첫 날인 것도 있고요. 그만큼 사안이 중요하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을 텐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주례연설에서 지난 7년 동안의 대통령 임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때 10%에 이르렀던 실업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1천7백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건강보험에 가입하게 됐으며, 외국 석유 의존율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그동안 업적을 꼽았는데요. 한 가지 처리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서 총기 규제를 들었습니다.

진행자) 총기 관련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했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자녀를 둔 부모와 교사, 어린이 등 너무나 많은 사람으로부터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편지를 받는다고 말했는데요. 심지어 총기 소지자들 중에도 총기 규제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행정명령이라고 하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죠. 의회의 동의나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취할 수 있는 건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새 행정명령에 어떤 내용이 들어갈까요?

기자) 네, 아직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에는 총기 구매자의 신원조회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금도 총기를 구매하려면 신원조회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긴 한데요. 현재 법은 연방 총기판매 면허를 소지한 업자에게 총기를 구입할 때만 신원조회를 거치는 게 의무로 돼있습니다. 그러니까 총기 전시회나 인터넷 등을 통해 개인에게 총기를 살 때는 신원조회 과정이 생략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허점을 보완하는 안을 오바마 행정부가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사실 몇 년 전에 미 연방 의회가 비슷한 내용의 총기 규제 법안을 추진한 일이 있죠?

기자) 네, 2012년 12월에 미국 동북부 커네티컷 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서 20여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희생자 대부분이 어린 아이들이어서 미국인들이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 사건 이후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됐고요. 2013년에 연방 상원에서 총기 구입 희망자의 신원조회를 강화하고 일부 반자동 공격용 총기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추진됐습니다. 하지만 상원 통과에 실패하고 말았죠. 그 뒤로는 의회에서 총기 규제 문제에 진전이 없었습니다.

진행자) 총기옹호 단체인 전미총기협회(NRA)의 입김이 워낙 세서 그렇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도 금요일(1일) 주례 연설에서 이 점을 꼬집었는데요. 3년 전에 총기옹호 단체의 로비로 상원 법안 통과가 좌절됐다면서, 그 뒤 수만 명이 총기 폭력에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폭력을 막을 수는 없지만 한 번이라고 막을 수 있게 노력한다면 어떻겠느냐고 반문했는데요. 국민의 총기소지 권한을 보장하는 수정헌법 2조를 지키면서도 위험한 사람들 손에 총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을 방법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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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2016년 올해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이제 한 달 후면 아이오와 당원대회를 시작으로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예비선거 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요. 대통령 후보들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지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토요일(2일) 미시시피 주에서 유세를 펼칠 예정이고요. 다음 주에는 매사추세츠 주와 뉴햄프셔 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를 찾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 측은 어떻습니까? 다음 주부터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선거운동에 가담한다고 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오는 월요일(4일) 클린턴 후보가 아이오와 주를 찾는 동안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 주에서 유권자 모임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 주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1992년 민주당 경선 당시 처음에는 무명에 가까웠는데 뉴햄프셔 주에서 2위에 오르면서 백악관으로 가는 길을 닦았습니다.

진행자)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 그리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는 예비선거 초기 격전지라고 할 수 있죠. 이 곳에서 어느 정도 지지율을 얻느냐가 선거운동의 향방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아이오와 주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좀 더 보수적인 후보들에게 유리한 곳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아이오와 주에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이 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크루즈 의원은 최근 아이오와 주에서 보수 기독교도들과 티파티 운동 세력의 지지에 힘입어서 지지율이 상승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후보는 전국적으로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지자들이 실제로 투표일에 나와서 트럼프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냐, 이게 큰 과제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앞으로 아이오와 주 등 초기 예비선거 주에서 1주일에 2백만 달러 이상을 TV 광고에 쏟아 붓는 등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반면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아이오와 주에서 TV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선거 전략을 바꿔서 광고비로 책정했던 3백만 달러를 유권자 동원에 쓰기로 했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선거자금 모금에서 앞서 나가면서 유력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꼽혔던 부시 후보는 막말로 언론의 관심을 모은 트럼프 후보에게 가려서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죠. 지지율 순위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데요. 정치 전문 미디어 ‘폴리티코’에 따르면, 부시 후보는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활동하던 선거운동원들을 거의 모두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로 옮기는 등 선거운동을 재정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와 함께 아웃사이더 후보, 그러니까 비정치인 출신 후보로 꼽혔던 벤 카슨 후보 역시 선거운동 조직을 재정비했죠?

기자) 네, 신경외과 의사 출신인 카슨 후보의 고위 보좌관이 사임하면서 선거본부 재개편이 있었습니다. 목요일(31일) 배리 베넷 선거사무장 등 선거운동 담당자 3명이 사임했습니다. 이들은 선거운동 자문 역할을 해온 카슨 후보의 친구와 갈등을 빚다가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카슨 선거운동 본부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얘기가 얼마 전부터 나오긴 했죠.

기자) 맞습니다. 카슨 후보 측은 목요일(31일) 성명에서 이번 선거운동 지도부 개편이 선거운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수적인 기독교도인 카슨 후보는 한 때 지지율이 크게 올라서 지난 10월 중순에는 트럼프 후보의 선두 자리를 위협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잇단 테러 사건 이후에 선거 초점이 외교 안보 분야로 옮겨가면서 이 분야에 대한 능력을 의심 받게 됐고요. 결국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많은 후보가 아이오와 주에 신경을 쓰는데요. 뉴햄프셔 주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죠. 그런데 아이오와 주는 보수적인 성향의 후보에게 유리하다면 뉴햄프셔 주는 진보적인 성향, 중도적인 후보에게 유리한 주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뉴햄프셔 주는 오는 2월 9일에 예비선거를 치르는데요. 미국에서는 대부분 주에서 예비선거 참여 자격을 제한합니다. 먼저 미국 시민이라도 아무나 그냥 가서 투표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진행자) 그렇죠. 대부분 주에서 유권자 등록을 해야 투표할 수 있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또 많은 주에서 공화당이나 민주당, 어느 한 정당에 등록한 당원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합니다. 공화당에 등록한 유권자는 공화당 후보에게만, 민주당에 등록한 유권자는 민주당 후보에게만 투표할 수 있게 하는 주가 많은데요. 뉴햄프셔 주는 그렇지 않습니다.

진행자) 소속 정당에 상관 없이 누구에게나 투표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네, 무소속 유권자도 예비선거 투표에 참여할 수 있고요. 민주당 당원이 공화당 후보에게, 공화당 당원이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뉴햄프셔 주의 경우, 무소속 유권자들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뉴햄프셔 주는 등록 유권자의 40%가 어느 정당에도 소속돼 있지 않습니다.

진행자) 현재 남아있는 공화당 후보 12명 가운데 중도 성향의 후보라면 누가 있을까요?

기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마르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를 들 수 있는데요. 뉴햄프셔 주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요. 말씀 드린 네 후보가 비슷비슷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 선거의 경우, 뉴햄프셔 주에서 승리한 존 매케인 후보와 미트 롬니 후보가 공화당 후보 지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다들 뉴햄프셔 주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로 열심히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죠.

진행자) 그럼, 민주당 쪽은 어떨까요? 민주당은 원래 공화당보다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데요.

기자) 네, 아이오와 주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뉴햄프셔 주에서는 버니 샌더스 후보가 유리한 상황입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샌더스 후보는 뉴햄프셔 주에서 클린턴 후보보다 앞서 나가고 있고요. 아이오와 주에서도 클린턴 후보 뒤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훨씬 높지만,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패배하면 클린턴 후보가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 초기 격전지 선거를 거치면 현재 12명에 달하는 공화당 후보 수가 아무래도 좀 더 줄어들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 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선거운동 자금 모금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거고요. 결국 떨어져나가는 후보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 BRIDGE ///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새해맞이 행사를 앞두고 미국과 세계 각국이 테러 경계 수위를 높였는데요. 다행히 별일 없이 지나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뉴욕 시의 경우 새해맞이 행사가 펼쳐지는 타임스퀘어 주변에 경찰 6천 명을 배치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1백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지만 무사히 행사가 끝났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새해 전야에 테러를 저지를 계획을 세웠던 용의자가 체포됐다고요?

기자) 네, 스스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IL) 지지자라고 말한 남성이 미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이매뉴얼 러치맨이란 이름의 25살 남성인데요. 뉴욕 주 로체스터에 거주하는 사람입니다. 러치맨은 새해 전날 식당에서 칼을 사용해 사람들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고 미 연방수사국(FBI)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치맨은 체포되기 전에 ISIL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동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진행자) 당국이 어떻게 러치맨의 계획을 알게 됐나요?

기자) 네, 러치맨이 인터넷에서 ISIL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는데요. 이게 당국의 감시망에 걸렸습니다. 러치맨은 이슬람교로 개종한 사람인데요. 정신질환을 앓은 병력이 있고요. 각종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라고 합니다. 러치맨은 ISIL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한 혐의로 목요일(31일) 연방 법원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테러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체포돼서 다행입니다.

기자) 네, 하지만 FBI는 외국의 극단주의 세력이 인터넷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데요. 미국 내에서 자발적으로 테러를 일으키도록 인터넷 동영상이나 글을 통해 부추긴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부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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