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 박영서 기자와 함께합니다.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진행자)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각 분야 뉴스를 정리하고 새해를 전망해보는 시간 갖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과학계 주요 뉴스 알아봤는데요. 오늘은 어떤 분야 알아볼까요?
기자) 네, 최근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갤럽이 미국인들이 2015년에 가장 존경한 인물은 누구였는지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이 갤럽 여론 조사를 바탕으로 2015년 한 해 두드러진 활동을 한 인물, 또 새해 주목해야 할 인물을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미국인이 가장 존경한 인물로,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꼽혔죠?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지율 17%를 얻어 남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요. 여성 부문 1위는 지지율 13%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었습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처음 취임했던 게 지난 2009 년 1월의 일이었는데요. 당시 미국은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흥분과 감격에 사로잡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200여년 미국 역사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는데요. 당시 분위기 다시 한 번 잠시 느껴보시는 것도 좋겠죠?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연설]
네,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때인데요. 정말 열광적인 분위기가 느껴지시죠? 이때가 오바마 대통령이 47살 때였습니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은 아니었지만 40대 젊은 대통령의 패기와 신선함, 역동성이 큰 매력이었죠.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평소 인간미가 꽤나 돋보이는 대통령이라는 소리도 듣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예를 들어 백악관은 한 해 동안 있었던 백악관의 동정을 카메라 렌즈에 담아 연말이면 공개하곤 하는데요. 지난 연말에도 2015년도의 사진을 공개했었습니다. 1백여 장 가까운 사진들은 대개는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을 지근거리에서 촬영한 것들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평소 소탈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아주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저도 그 사진들을 봤는데요. 백악관 직원들과 함께 소파를 옮기고 있는 모습이라든가, 직원들에게 우산을 씌어주고 있는 모습 같은 게 특히 인상적이더군요.
기자) 그렇죠? 경호원들이 대통령에게 우산을 씌어주는 모습에만 익숙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까지 여겨지기도 한데요. 권위적인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라 지극히 소탈하고 격의 없는 자세는 다른 역대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에게선 특히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특별히 기쁜 한 해가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건강보험개혁, 일명 오바마 케어를 둘러싼 위헌 논란에서 미 연방대법원이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일도 있었고요. 또, 역시 임기 첫해부터 추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 체결에도 한 걸음 다가선 한 해였죠. 그런가 하면 이란 핵 합의 타결 같은 굵직한 외교 업적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미국의 경제회복이 좀 더 가시화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 한 해였죠. 반면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했던 총기규제 강화 노력은 지난해 별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조만간 총기규제 강화를 위한 새로운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됩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 지난 한 해 국민의 존경심도 가장 많이 받았고요. 또 이런저런 굵직한 업적도 많이 세웠는데요. 하지만 정작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썩 좋지는 않았어요.
기자) 네, 존경심과 국정 수행 평가는 별개 문제인 거죠? 지난 연말 미국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이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도는 43%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10월 말 여론조사보다도 2% 포인트 더 떨어진 건데요. 반면 미국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은 70%에 달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4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데요. 정부의 테러 대응 방식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제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올 한 해 임기가 더 남아있는데요. 이 남은 한 해 어떻게 잘 마무리하고 백악관을 떠날지 많은 사람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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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새해 특집으로 지난해 두드러진 활약을 한 인물, 또 새해 주목해야 할 인물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자, 지난해 미국인들이 존경한 여성 1위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차지했죠?
기자) 네,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1993년 이래 이번까지 포함해 모두 20차례, 14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진행자) 1993년이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국의 42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첫해네요?
기자) 맞습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 들어갔을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40대 중반의 젊은 전문직 여성이었습니다. 미국의 사립 명문 예일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온 유능한 변호인 출신이었는데요. 남편을 조용히 내조하던 전임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부인 로라 바바라 여사와는 확연하게 달랐죠. 또 남편의 국정 활동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일부에서는 이런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또 많은 미국인이 이 새로운 모습의 영부인에게 박수를 보냈죠. 참고로 지금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68살입니다.
진행자) 백악관을 떠나고 나서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 뉴욕 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을 거쳐 미국 국무장관까지 역임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지금의 오바마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졌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제의를 받고 국무장관직을 화통하게 수락하곤 4년간 국무장관직을 수행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올해 또 한 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네, 지난해 4월에 다시 한 번 대권 도전을 선언했고요. 지금 막바지 표몰이 중인데요. 이런저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합니다.
진행자) 그 가운데 가장 큰 논란이라면 아무래도 개인 이메일 사용 문제가 되겠죠?
기자) 맞습니다. 국무장관 재임 시절에 정부 계정 이메일을 쓰지 않고 개인 계정 이메일을 쓴 게 논란이 됐었죠. 아무래도 개인 이메일은 보안이 취약하니까 국가 기밀이 누설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점이 제기된 겁니다. 사실 클린턴 전 장관이 개인 이메일을 쓴 게 법을 어긴 건 아닌데요. 하지만 처음부터 정확히 밝히지 않고 차일피일 회피한 데다, 개인 이메일로 국가 기밀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신뢰성에 타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또 고액의 강연료라든가, 퇴임 후 클린턴 일가가 만든 클린턴 재단을 둘러싼 기부금 논란 같은 구설수도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서는 단연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개인 이메일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때 또 다른 민주당 후보인 버니 샌더스 버몬트 주 연방 상원의원에게 추격당할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왔는데요. 하지만 민주당 후보들 간의 TV 토론회가 개최되면서 다시 전세를 바꿔놓았습니다. 전국적인 지지율 면에서 지금은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민주당 유권자나 전문가는 현재로써는 풍부한 정치, 외교 경험을 가진 클린턴 후보를 누를 만한 다른 대안이 없다는 분석입니다. 과연 클린턴 후보가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백악관에 다시 들어갈 수 있을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공화당 선두 자리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지키고 있는데요.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지난해 미국인이 가장 존경한 남성 2위에 올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갤럽의 여론조사는 전 세계 유명 인물들을 다 대상으로 한 건데요.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과 동률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미국의 부동산 재벌로 유명한 사람이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후보 본인 말로는 재산이 90억 달러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주로 건물 같은 부동산을 개발해 돈을 많이 축적한 사업가입니다. 미국인들에게는 이번 대통령 선거 전부터도 ‘견습생’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또 막말이나 독설을 자주 해 종종 구설수를 만들었습니다.
진행자) 지난 6월에 공화당 경선에 나섰을 때만 해도 한 때 돌풍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했는데요. 지금은 이렇게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2위에까지 오른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사실 이런 설문조사는 지명도가 높은 사람이 유리하다고 워싱턴포스트 지는 분석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후보의 경우, 지난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라든가, 2011년 미트 롬니 후보 때와 비교하면 좀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두 후보는 3% 미만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는데요. 반면 트럼프 후보는 이번에 5% 지지를 받았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낀 미국의 유권자들이 자신들을 대신해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하게 해 주는 트럼프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번에 미국민의 존경을 받는 인물로 이름이 오른 대권 주자들로는 테드 크루즈 텍사스 주 연방상원의원과 전 신경외과 전문의 벤 카슨 후보가 있었고요. 기성 정치인 후보들 가운데 이름을 올린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진행자) 자, 그런가 하면 지난 2015년 연방 의회에서는 큰 별 하나가 지고 새로운 별 하나가 떠올랐죠?
기자) 네, 미국의 정치권력 서열 3위, 연방 하원의장 자리가 교체됐죠. 지난해 10월 말, 존 베이너 연방 하원의장이 25년간 몸담아왔던 연방하원을 떠나고 그 자리에 폴 라이언 새 의장이 앉았는데요.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은 1990년 중서부 오하이오 주를 대표하는 연방 하원의원으로 워싱턴 정가로 진출한 이래 13번이나 당선된 관록의 정치인입니다. 연방 하원의장 자리에 오른 건 지난 2011년이었고요. 4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사당을 떠나기는 10월 말이었지만 사퇴를 발표한 건 그보다 먼저였어요.
기자) 맞습니다. 그때가 9월이었죠. 로마 가톨릭교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을 방문 중이었는데요. 그래서 평소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베이너 의장이 사퇴를 결심하게 된 데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진행자) 사실 베이너 전 의장은 사퇴 발표 전, 공화당 강경파들의 공격에 많이 시달리고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베이너 전 의장은 온건 보수파로 알려진 인물인데요. 정부 예산안이나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문제 같은 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의 불만과 공격이 거셌습니다. 민주당에 질질 끌려다닌다는 지적이었는데요. 그러면서 사퇴하라는 압력도 많이 받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물러난 셈인데요. 공화당의 내분이 심각한 상황에서 사실 누가 돼도 어려울 자리인 연방하원의장 자리에 새로 오른 인물, 바로 위스콘신 주 출신의 폴 라이언 연방 하원의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폴 라이언 신임 연방 하원의장, 미국 역사 120여 년 만에 탄생한 첫 40대 연방하원의장입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전격 사퇴를 발표하고, 마땅한 후임이 없는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대안이었는데요. 하지만 애초 하원의장 자리에 관심이 없다고 하는 바람에 공화당 지도부의 고민이 컸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공화당 강경보수파 의원들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지난 10월 29일 미 연방 하원을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됐습니다.
[녹취: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 취임연설]
네, 라이언 의장의 취임사 잠시 들으셨는데요. 당시 라이언 의장은 의원들의 단합과 미국의 변화를 강조했었습니다.
진행자) 나이는 비교적 젊은데 정치 경력은 꽤나 묵직하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라이언 의장은 올해 45살인데요. 그런데도 의정활동 경력은 16년이나 되는 중견 정치인입니다. 라이언 의장은 강경 보수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에게서 일단 합격점을 받을 만큼 보수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시동을 막 걸었고요. 새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인데요. 폴 라이언 신임 연방 하원의장, 과연 올 한 해 어떤 지도력을 보여줄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새해 주목할 인물을 살펴봤습니다. 박영서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