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VOA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대통령 후보들의 세 번째 TV 토론회를 앞두고 벤 카슨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관련 소식 먼저 살펴보고요. 흑인 여학생을 강경 진압해 논란이 된 백인 경관이 해고됐다는 소식 알아봅니다. 또 연방준비제도가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에 이어서 미국 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발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첫 소식 보겠습니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들의 세 번째 TV 토론회가 미국 시각으로 수요일(28일) 밤에 열립니다. 그런데 토론회를 앞두고 지지율 1위를 달려오던 도널드 트럼프를 누르고 벤 카슨 후보가 지지율에서 선두에 올라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공화당의 예비 경선이 열리는 아이오와 주에서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은퇴한 신경외과 의사인 벤 카슨 후보의 지지율이 사업가 출신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뉴욕타임스 신문과 CBS 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여론 조사에서도 카슨 후보가 지지율 26%로 지지율 22%를 얻은 트럼프 후보를 제치고 지지율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7월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 후보가 지지율 1위에 오른 이후 선두 자리를 내어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이번 토론회가 더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이번 토론회에서 트럼프 후보와 카슨 후보의 대결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미 서부 콜로라도 주 볼더 시에서 CNBC 방송 주최로 열리는데요. 총 10명의 공화당 대선 후보가 본 토론회에 참가합니다. 지지율이 가장 높은 후보가 가장 주목을 받는 자리인 제일 중앙에 서게 되는데요. 이번에도 트럼프 후보가 정 중앙에 서긴 하겠지만 중앙 자리의 여유를 즐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지율에서 카슨 후보에 뒤지기 시작하면서 트럼프 후보는 최근 카슨 후보를 비난하는 말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기운이 너무 없다는 식으로 몰아붙였죠.
기자) 사실 이때까지는 토론회에서 트럼프 후보와 카슨 후보는 서로에 대해 공격하기보다는 좀 조심하는 자세를 보였는데요. 이번에는 좀 다르겠군요?
기자)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두 자리를 되찾기 위해 뭐든 다 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토론회에서도 카슨 후보가 기운이 너무 없다고 비판하거나 종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큰 목소리를 내지않는 카슨 후보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관건이 되겠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후보도 카슨 후보를 공격하는데 위험이 좀 따르는 게요. 카슨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호감도가 워낙 좋기 때문입니다. 아이오와 주의 여론조사에서 무려 84%의 공화당원이 카슨 후보에 호감이 간다고 답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카슨 후보를 공격하는 것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토론회가 끝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젭 부시 후보에게 있어 이번 토론회는 앞으로의 대선 향방을 결정할 만한 결정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가장 유력한 공화당 대선 후보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지지율이 추락하기 시작했는데요. 최근엔 주요 지역 선거운동본부의 규모를 축소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니까 지지율의 하락과 함께 선거자금도 압박을 받기 시작한 건데요. 전문가들은 부시 후보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바로 이번 TV 토론회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토론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칼리 피오리나 후보는 어떻습니까?
기자) 사업가 출신인 피오리나 후보는 낮은 지지율로 1차 TV 토론회에서는 지지율이 낮은 2군 토론회에 참석했지만 이후 지지율이 차차 오르면서 2차 TV 토론회 때는 본 토론회 무대에 섰죠. 피오리나 후보는 자신의 외모를 비하한 트럼프 후보에 일침을 가하며 성공적으로 토론회를 마쳤는데요. 이후 피오리나 후보의 지지율이 깜짝 오르긴 했지만 곧 다시 곤두박질치고 말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지율을 올릴 기회를 놓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이번 토론회에서도 다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상승세를 계속 유지해 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토론회를 주관하는 CNBC 방송은 경제뉴스 전문 방송이지 않습니까? 그렇다 보니 경제 관련 특히 예산안 관련 질문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과 의회는 국가 예산을 늘리고 부채한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 왔고 최근 합의안을 도출했는데요. 이에 대해 후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만약 예산 증액을 반대한다면 다른 대안이 있는 지 등에 대한 질문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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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흑인 여학생을 강경 진압해 논란을 일으킨 백인 경관이 결국 해고됐군요?
기자) 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리치랜드카운티 보안관인 리온 로트 경찰국장이 수요일(28일)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경찰국이 손전화로 촬영된 동영상을 분석하고 또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의 증언을 들은 결과 여학생을 강제로 교실 바닥에 내친 벤 필즈 경관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로트 경찰국장은 그러면서 필즈 경관이 잘못했고 해고한다고 밝혔는데요. 로트 국장은 하지만 필즈 경관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문제의 빌미를 제공한 여학생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분명 여학생도 잘못했다는 건데 어떻게 하다가 이런 일이 발생한 건가요?
기자) 이 여학생이 지난 월요일(26일) 수업 중에 손전화를 꺼내놓은 게 사건의 발단이었다고 합니다. 교사가 손전화를 내놓으라고 요구하자 이 여학생이 거부했고요. 교직원이 들어와서 요구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 교직원이 학교 안전담당 경관을 부른 겁니다. 벤 필즈 경관이 들어와서 교실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지만, 이 여학생이 계속 거부했고요. 결국 억지로 끌어냈다고 합니다.
진행자) 학생이 끌려가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논란이 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여러 민권단체와 흑인 인권단체는 “끔찍한 공권력 사용”이라면서 비판했고요. 문제의 경관을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학교는 안전한 곳이어야 하고 교내 폭력 사용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도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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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다음 소식입니다. 조금 전에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가 성명을 발표했는데 간단히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틀간의 회의를 끝내고 미국시각으로 수요일(28일) 오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과연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인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었는데요. 연준은 인플레이션, 그러니까 물가상승률 수준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고 국제 경제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기준 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습니다.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 경기가 여전히 완만히 성장하고는 있지만 최근 발표된 지수들을 볼 때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중국에서 시작된 국제 경기 둔화 역시 기준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이유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한 때 올해 안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준은 노동시장의 안정, 그러니까 실업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연 2% 수준에 이르게 되면 금리를 올린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9월 중순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릴 거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현재 0%대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었는데요. 노동시장은 많이 안정됐지만, 아직 물가가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10월에도 노동 시장이나 주택 시장 변동 추이가 기준 금리를 올릴 만큼 성장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한겁니다. 따라서 연준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인데요.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는 기준 금리 인상이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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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학생들의 수학 시험 성적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미국 연방 교육부가 수요일(28일)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 시험인 국가교육향상평가(National Assessment of Educational Progress)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시험이 시작된 1990년 이후 처음으로 학생들의 수학성적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시험은 초등학교 과정인 4학년과 중학교 과정인 8학년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데요. 수학뿐 아니라 읽기 시험에서도 학생들의 실력이 정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성적이 어느 정도 떨어진 건가요?
기자) 네, 우선 수학의 경우 4학년 학생들의 성적이 5백 점 만점에 평균 240점을 보였고요. 8학년 학생들의 평균 수학 성적은 282점으로 바로 전 시험인 2013년 결과보다 각각 2점과 3점이 떨어졌습니다. 읽기는 4학년들의 경우 지난 2013년 시험 때보다 1점이 오른 223점이었고요. 8학년들의 읽기 성적은 265점으로 지난 번에 비해서 3점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요즘 미국에서 수학과 과학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렇게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진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교육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내 여러 주에서 채택하고 있는 학습 기준인 '공통핵심기준(Common Core State Standard)'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통핵심기준'을 흔히 영어로 커먼코어, 또는 머릿글자를 따서 CCSS라고 하는데요. 초중등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학년별로 동일한 기준에 맞춰서 학습하고 표준 시험을 치르게 하는 정책으로 현재 40개 주 이상에서 이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국가교육향상평가의 4학년 수학문제 중 일부 분석이나 통계, 기하학 문제의 경우 바로 이 '공통핵심기준'에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관련 질문에서 특히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는데요. 당연히 배우지 않았으니까 성적이 나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번 평가 결과에서는 학생들의 인종에 따라 또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실력에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히스패닉 즉 중남미계 학생의 결과를 보면요. 4학년 읽기 평가에서 능숙하다, 또는 그 이상의 실력을 인정받은 학생이 21%이었고요. 흑인 학생들은 18%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백인 학생들은 능숙한 실력을 보인 학생이 46%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학생들의 실력이 떨어지고 또한 인종이나 경제력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국가평가관리위원회(National Assessment Governing Board)의 윌리엄 부셔 사무총장은 단순히 성적으로 비교할 것이 아니라 미국 학교들의 인종 구성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지난 1990년에만 해도 공립학교의 중남미계 학생의 비율이 10% 미만이었는데 지금은 전체 학생의 4분의 1에 달한다는 겁니다. 그러니 전반적인 학생들 성적에도 영향을 준다는 거죠.
진행자) 미국에 불어 닥친 경제 불황도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회복세를 보이곤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가정이 많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가난한 가정이 많아지면서 학생들의 실력 역시 저하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은 중산층이나 부유한 가정 학생들에 비해 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어휘력에서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게다가 일정하게 머물 수 있는 집이 없다거나, 부모가 바쁘게 일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자녀들의 학습을 돌봐줄 수가 없고, 이런 결과가 시험 결과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토요일에 오바마 대통령이 표준 시험 횟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학생들의 성적이 좋지 않게 나오면서 연방정부 차원의 교육 정책에 더 많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기자) 맞습니다. 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이번 결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요. '공통핵심기준'에 대한 논란과 더불어 교육 정책의 변화로 교사와 학생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더 힘을 얻게 됐는데요. 전문가들은 보다 효과적인 교육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