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김정우 기자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가 소개됩니까?
기자) 네. 지난 시간에 ‘글래스-스티걸법’을 설명해 드렸죠? 이 법은 이른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한 법이라고 했는데요. 이 가운데 청취자 여러분들이 특히 ‘투자은행’에 대해서 궁금해할 것 같아서, 오늘은 ‘투자은행’을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진행자) 지난 시간에 간단하게 설명해 드렸는데, 일단 ‘상업은행’하고 ‘투자은행’이 뭐가 다른지 알아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어제 설명이 기억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상업은행’이 무슨 일을 한다고 했나요?
진행자) 네. 주로 하는 일이 사람들이 가져오는 예금을 받은 다음에 이걸 딴 곳에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이라고 했죠?
기자) 맞습니다. 방금 말한 대로 이른바 ‘수신 기능’과 ‘대출 기능’을 하는 곳이 상업은행입니다. 반면에 ‘투자은행’은 정리해서 설명하면 기업이 증권 시장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서 필요한 자금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금융기관을 말합니다.
진행자) 잠깐만요. ‘증권’과 ‘주식’, ‘채권’... 이들 용어들의 개념부터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데요.
기자) 그럴까요? 이 단어들은 자본주의 경제를 설명하다 보면 자주 나오는데요. 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증권’은 법적인 재산권을 표시한 일종의 증서인데요. 권리의 발생, 행사, 그리고 이전이 이 증권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증권’은 흔히 ‘유가증권’이라고도 하는데, ‘어음’이나 ‘수표’, ‘주식’, ‘채권’ 따위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다음 ‘주식’은 기업하고 관련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건 주식회사의 자본을 구성하는 단위인데, 주식회사는 이 주식을 발행해서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돈을 확보하고요. 주식 대부분은 사고팔수 있습니다. 다음 ‘채권’은 국가나 기업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빌리려고 발행하는 유가증권인데요. 이건 주식과는 달리 만기가 있어서 채권을 발행한 측은 이걸 산 측에 지정한 때가 되면 원금에 이자를 붙여서 돌려줘야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업이 돈을 조달하려면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는데, 이걸 ‘투자은행’이 돕는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려면 일이 많습니다. 가격을 얼마에 또 얼마나 많이 발행할지를 비롯해서 이걸 외부에 파는 방법같이 미리 신중하게 결정하고 실행해야 할 일이 많은데요. 이런 업무를 대신 해주고 구전을 챙기는 것이 ‘투자은행’이 맡은 주된 일입니다.
진행자) 방금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만드는 작업을 돕는 게 투자은행의 대표적인 업무라고 했는데, 그럼 이 업무 말고 다른 일도 하는 겁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전문가들은 ‘투자은행’의 임무를 대략 세 가지로 나눕니다. 바로 ‘자본시장 형성’, ‘투자’, 그리고 ‘정보 제공’인데요. 방금 설명해 드린 영역은 바로 ‘자본시장 형성’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들어보니까 나머지 업무가 뭔지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투자’라면 ‘투자은행’이 돈을 어딘 가에 투자해서 이익을 보려고 한다는 뜻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투자은행’은 기업이 돈을 조달하는 걸 돕기도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 투자합니다.
진행자) 그럼 주로 주식에 투자하는 걸까요?
기자) 물론 주식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사실 ‘투자은행’이 이익을 얻으려고 손을 뻗은 분야가 정말 많습니다. 여기엔 당연히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도 들어가고요. 외국 돈을 거래하는 외환 시장이라든지 원자재 시장이나 선물, 옵션 같은 파생금융상품 등을 사고파는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파생금융상품은 경제 관련 기사에서 자주 나오는데요. 언제 기회가 되면 다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보 제공’은 물론 필요한 정보를 확보해서 이걸 필요한 고객에게 주는 업무를 말하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걸 영어로 ‘리서치’ 업무라고 하는데요. 이건 특정 기업이나 산업 분야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는 일입니다. 주식 시장이나 채권 시장에서 돈을 벌려면 정보가 매우 중요한데요. ‘투자은행’이 이런 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해주고 돈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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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투자은행’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지난 시간에 설명해 드렸지만, 미국에서 투자은행이 본격적으로 출범한 때가 1933년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933년에 ‘글래스-스티걸법’이 나오고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분리되면서 ‘투자은행’이 미국에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진행자) 그럼 이전에는 ‘투자은행’이 없었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건 아니고요. 대형 금융기관들이 ‘상업은행’뿐만 아니라 ‘투자은행’ 업무도 겸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대형 금융기관으로는 19세기와 20세기 초반에 걸쳐 미국 금융계를 지배한 JP모건을 들 수 있습니다. JP모건은 영국에서 건너온 회사인데, 19세기에는 미국 정부가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도우면서 엄청나게 성장했고요. 그리고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는 기업 인수 합병 과정에 관여해 미국 금융시장의 절대 강자로 떠오릅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이런 대형 금융기관들의 힘이 너무 강해지고 문제가 생기니까 미국 정부가 나서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해 버린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조처가 오히려 ‘투자은행’이 발전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왜냐하면 ‘상업은행’이 ‘투자은행’ 업무를 못하게 하니까 되려 경쟁이 없어져서 ‘투자은행’이 거침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거죠. 그런데 지난 1999년에 다시 법이 바뀌면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구분했던 조항이 지금은 사실상 없어진 상태입니다. 참고로 현재 미국의 ‘투자은행’ 업계는 모건스탠리로 대표되는 ‘앵글로 색슨계’와 골드만삭스로 대표되는 ‘유대계 자본’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 이런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요 몇 년 사이에 크게 욕을 먹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08년에 시작된 미국의 금융위기가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미국 ‘투자은행’들 때문에 시작됐다고 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위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투자은행’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따라잡기’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