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은 어떤 소식을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인의 대다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 문제를 다루는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북부 코네티컷 주에서 사형제도가 위헌이란 판결이 나왔습니다. 올해 미국의 엘니뇨 현상이 매우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뉴스 헤드라인, 첫 소식 보겠습니다. 이란 핵 합의와 관련해 새로운 여론조사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인 3명 가운데 겨우 1명 정도만 이란 핵 합의 문제를 다루는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수행 방식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최근 8개 항목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인데요. 8개 항목 가운데 이란 핵 합의와 관련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가 가장 낮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국제 현안 아닙니까? 지난 7월 극적인 타결을 거두면서 이제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꽤나 부담스러운 여론 조사 결과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갤럽이 8월 5일부터 9일까지 미국의 18세 이상 성인남녀 약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데요. 현재 미국 의회가 휴회기간이지만 이제 9월 회기가 다시 시작되면 이란 핵 문제가 가장 뜨거운 쟁점사안이 될 건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란 핵 합의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수행 방식을 지지한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33%에 불과했고요. 반대가 5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겁니다.
진행자) 지지하는 정당 별로도 차이가 좀 있습니까?
기자) 네 , 제법 큰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56%가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수행 방식을 찬성했고요. 반대는 29% 였는데요. 하지만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 찬성은 10%에 불과했고요. 압도적 다수인 82%가 이란 핵문제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수행 방식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이 같은 답변은 마치 공화당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들의 관점을 각각 대변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도 보자면요. 오마바 대통령의 이란 핵 문제 국정수행 방식에 대해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31%였고요,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58%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무소속인 사람들 가운데서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이 나왔군요.
기자) 네, 또 한 가지 지난 2월에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도 주목할 만한데요. 전 세계 22개 나라에 대한 미국민의 선호도를 물어보는 설문 조사였습니다. 그런데 이란이 맨 꼴찌였습니다. 미국민의 대다수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미국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와 관련해 다른 여러 곳에서도 종종 여론 조사를 실시하는데요. 얼마 전에도 이와 관련한 여론조사결과가 나왔죠?
기자) 네, 미국 동부 퀴니피액 대학이 지난 3일 이란 핵합의에 대한 미국민의 찬반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했었는데요. 응답자의 57%가 반대했고요. 찬성은 28%에 불과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NBC 뉴스’방송사가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도 같은 날 나왔죠?
기자) 네, NBC 여론 조사에서는 찬성이 35%, 반대가 33%, 잘 모르겠다가 32%로 거의 비슷비슷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여론 조사와는 달리 ‘잘 모르겠다, 결정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많은 게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NBC측은 응답자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가질 만큼 충분히 내용을 알지 못한다’라는 선택 항목도 제공했었습니다. 이런 항목이 있다는 건 사실 좀 색다른 각도로 볼 수 있는 대목이긴 합니다. 이란 핵 합의가 미국을 비롯한 6개 나라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한 협상에서 타결점을 찾은 것이지만 사실 일반인이 아주 세부적인 협상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진행자) 그러면 더 자세한 내용을 안다면 지지율이 더 올라갈 수 있을까요?
기자) 사실 그것도 쉽게 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더 많은 걸 알면 더 부정적인 응답이 나올 수도 있을 테니까요.
진행자) 그런데 이란과의 핵 합의가 타결되기 전에 NBC가 실시했던 여론조사 때보다도 반대 응답자가 상당히 많아지긴 했군요.
기자) 네. NBC가 6월에 실시했었을 때는 찬성이 36%였고요. 반대는 17%, 잘 모르겠다는 46%였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란 핵 합의안이 의회의 표결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런 여론 조사 결과가 아무래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군요.
기자) 네. 현재 이란 핵 합의안에 대한 60일간의 검토 기간이 다음 달 중순이면 끝나게 되는데요. 그리고 나면 이를 표결에 부쳐 승인이냐 부결이냐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란 핵 합의에 반대하고 있는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현 상황으로 보면 부결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서도 이란 핵 합의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형편입니다.
진행자) 만약 부결되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부결시키면 그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의회가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키려면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이 이란 핵 협상 타결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 역사적인 업적을 좌초시키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긴 한데요.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입장입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 타결에 대한 지지와 중요성을 자주 강조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이야기를 다시 새로 나온 갤럽 여론 조사결과로 돌려서요. 다른 항목들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점수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인종문제와 교육, 기후, 경제, 테러, 이민, 외교, 그리고 이란 문제에 대한 평가였는데요. 모두 다 이란 문제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항목은 인종문제에 대한 국정 수행 방식이었는데요. 46%가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반대가 50%로 지지보다 더 많았습니다. 가장 반대율이 높은 항목은 경제부문이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수행에 대해 지지는 41%, 반대는 56%로 나타났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정 수행 평가 지지율은 47%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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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주가 점점 느는 추세인데요. 코네티컷 주에서 사형제도가 위헌이란 판결이 나왔네요.
기자) 네, 미국 동북부 코네티컷 주 대법원이 목요일 (13일) 사형제도가 주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습니다. 코네티컷 대법관 7 명이 4대 3으로 이같이 판결했는데요. 따라서 사형을 선고 받고 집행을 기다리던 사형수 11 명이 목숨을 구제받게 됐습니다.
진행자) 코네티컷 주는 이미 사형제도를 폐지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판결이 나오게 된 배경을 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코네티컷 주는 3년 전인 2012년에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이 법이 승인되기 이전에 발생한 범죄나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는데요. 그러자 사형을 선고 받고 약물주사 방식으로 처형될 운명이던 수감자 가운데 한 사람이 항소한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 대법원이 이 사형수의 손을 들어주면서 코네티컷 주에서는 사형이 완전히 사라지게 됐습니다.
진행자) 코네티컷 주 대법원이 이런 판결을 내린 근거는요?
기자) 코네티컷 주 대법원은 사형제도가 현대사회 기준에 맞지도 않고 범죄 방지에도 별 효과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사형 판결이 일관되지 않고 인종이나 사회경제적 편견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는데요. 리처드 파머 코네티컷 주 대법관은 사형이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에 해당한다며, 이 같은 형벌을 금지하는 주 헌법에 어긋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4대3이면, 대법관 한 사람의 의견으로 판결이 갈린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체이스 로저스 코네티컷 대법원장도 반대 의견을 냈는데요. 로저스 대법원장은 3년 전에 주 의회가 사형제도를 폐지한 것은 사형제도를 혐오해서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소수 의견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코네티컷 주 대법원의 이번 판결이 미국 다른 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다른 주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콜로라도 주와 워싱턴 주에서도 사형제도에 대한 위헌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 두 주의 판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죠. 또 미국 연방 대법원은 중요한 판결을 내릴 때 각 주에서 내린 판결을 참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코네티컷 주 대법원이 내린 판결의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국에서 사형제도를 없앤 주는 몇 개나 됩니까?
기자) 지난 5월에 사형제도를 폐지한 네브라스카를 포함해서 미국 내 19개 주와 워싱턴 디시가 사형제도를 폐지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31개 주에 사형제도가 남아있는 거고요. 반면 남부 텍사스 주는 미국에서 사형 집행을 가장 많이 하는 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미 연방정부와 미군은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사형제도에 대한 연방 차원의 판결은 오락가락했는데요. 1972년에 미국 연방 대법원은 사형제도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사형이 잔인한 형벌을 금지하는 수정헌법 8조에 어긋난다는 거였는데요. 하지만 1976년에 살인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선고되는 사형은 예외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사형제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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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올해 미국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뉴스 헤드라인 오늘 끝 소식으로 볼까요.
기자) 네, 엘니뇨는 원래 스페인말로 어린 아이 또는 기독교의 성자인 아기 예수라는 뜻인데요. 엘니뇨는 아주 간단히 말하면 적도 부근 바다, 태평양의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원래 말 뜻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원래는 이런 현상 때문에 물고기가 많이 잡혀 좋다는 의미로 쓰여진 건데요. 하지만 지금은 홍수나 가뭄, 폭우 사태 등 기상 이변을 나타내는 용어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엘니뇨가 적도 부근에서 부는 바람과도 관련이 깊다고 하던데요.
기자)네. 이해를 돕기 위해 아주 간단하게만 설명 드리자면요. 적도부근에는 무역풍이라는 바람이 항상 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무역풍의 영향을 받아 바닷물도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무역풍이 약화되면 바다의 흐름이 바뀌게 됩니다. 그러면 다른 해류가 섞여 들면서 바닷물의 온도도 바뀌게 되고 여러 가지 다른 수반 현상도 나타나게 됩니다.
진행자) 그 가운데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심각하죠?
기자) 맞습니다.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증기가 많이 만들어지는데요. 이 수증기가 상승해 많은 비구름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태평양을 가운데 두고 동쪽 지역 ,그러니까 미국 같은 지역은 아주 심각한 폭우와 홍수 사태가 발생하고요. 반대로 태평양 서쪽인 호주나 인도 같은 지역에는 심각한 가뭄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적도 부근 이 바닷물의 온도 상승 폭과 기간에 따라 그 위력을 관측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로 올해 사상 가장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일어날 거라는 거군요.
기자) 네, 미국은 지난 1950년부터 엘니뇨 현상을 관측해왔는데요.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올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미 국립해양대기관리청이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엘니뇨는 1997년에서 98년 사이에 발생한 엘니뇨 아니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기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 적도 부근에서 일어나는 엘니뇨 현상을 ‘부르스 리’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보이고 있는 이 '부르스 리'의 온도 상승 폭과 기간이 당시와 아주 비슷하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 엘니뇨 때문에 올 겨울 북반구 지역,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남부와 동부, 남부 지역에 평년보다 아주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지금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로서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 되겠군요.
진행자) 네. 그렇긴 하지만 4년째 계속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의 가뭄을 완전히 해소시키기는 어려울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캘리포니아가 지금의 가뭄을 다 해소하려면 평년 강수량의 1배 반 정도가 더 필요한데요. 그만큼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거고요. 또 현재 캘리포니아 중부와 북부지역이 주의 물 공급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들 지역이 캘리포니아 남부만큼 올 겨울 엘니뇨의 영향을 많이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