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퍼거슨 사태 1주기 시위 중 총격...콜로라도주 폐광 오염수 1000만t 유출


9일 총격전이 발생한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시 사건 현장에서 여성들이 겁에 질려있다.
9일 총격전이 발생한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시 사건 현장에서 여성들이 겁에 질려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퍼거슨 사태 1주기를 맞아 항의 시위가 벌어지던 중 흑인 청년 1명이 경찰 총에 맞아 다쳤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이어서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파격적인 학자금 지원 공약을 발표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콜로라도 주의 한 폐광에서 1천만 리터가 넘는 중금속 오염수가 유출됐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지난 일요일 (9일) 퍼거슨 사태가 발생한 지 1주기가 되는 날을 맞아서 추모 행사와 항의 시위가 벌어졌는데, 경찰 총에 사람이 다치는 사건이 일어났군요.

기자) 네, 1년 전, 마이클 브라운이란 이름의 10대 흑인 소년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진 사건과 그 뒤를 이은 항의 시위와 폭동을 퍼거슨 사태라고 하는데요. 일요일 밤 1주기를 맞아 열린 항의 시위 도중 흑인 청년 1명이 경찰 총에 맞아 크게 다쳤습니다. 병원으로 실려 가 수술을 받았지만,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어쩌다 경찰이 총을 쏘게 된 건가요?

기자) 시위자들이 먼저 총을 쐈고, 경찰이 이에 대응한 것이라고 합니다. 존 벨마 세인트루이스 군 경찰국장이 발표한 데 따르면요. 사복 차림의 경관들이 무기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청년을 발견하고 주의 깊게 관찰했다고 하는데요. 용의자 청년이 자동차에 타고 있던 사복 경관들에게 먼저 총격을 가했다고 합니다. 이에 경관들이 응사하는 과정에서 이 청년이 총에 맞고 쓰러졌다는 거죠. 4명의 경찰관은 심각하게 다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다친 청년의 신원은 밝혀졌나요?

기자) 경찰의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요. 현지 언론은 다친 청년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말을 인용해 용의자가 올해 18살인 타이론 해리스 군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해리스 군은 지난해 숨진 마이클 브라운의 친구였다고 하는데요. 해리스 군의 아버지는 경찰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아들은 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시위자들 가운데서 먼저 총격전이 일어났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려졌나요?

기자) 확실하지 않습니다. 벨마 경찰국장은 용의자 청년에 대해서 시위자가 아니었다고 말했는데요. 시위대 틈에 평화적인 시위를 방해하는 세력이 있었다는 겁니다. 사실 일요일 시위는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마이클 브라운이 총에 맞고 쓰러진 바로 그 거리에서 추모식이 열렸는데요. 마이클 브라운의 유족과 친지, 인권 운동가 등 수백 명이 참가했습니다.

진행자) 추모 행사가 마이클 브라운이 쓰러진 거리에서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거리엔 성조기와 곰 인형, 꽃다발 등을 쌓여있었는데요. 이날 추모식은 먼저 4분 30초 동안 침묵을 지키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이 4분 30초는 마이클 브라운이 총격을 받고 거리에 누워 있었던 시간 4시간 30분을 상징하는 거라고 하는데요. 그 뒤에 마이클 브라운의 아버지가 참가자들을 이끌고 한 교회까지 행진했고요. 교회에서 추모 예배를 드렸습니다.

진행자) 처음에는 평화적인 시위였는데, 밤이 되면서 시위가 격화됐나 보군요.

기자) 네, 지난해 폭력 시위가 열렸던 웨스트 플로리산 거리에 많은 사람이 모여서 거리를 가로막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폭동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찰이 이들에게 보도 위로 올라가지 않으면 체포하겠다고 말했고요.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면서, 시위대 가운데 일부가 인근 미용실의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가 약탈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기자 1명이 시위대에게 구타당하기도 했는데요. 그런 가운데 총성이 들리더니, 흑인 청년이 경찰 총에 맞아서 쓰러진 겁니다. 벨마 경찰국장은 이날 총격이 두 차례 더 있었고,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연막탄을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퍼거슨 사태가 격화된 이유라면 바로 경찰의 과잉 진압과 더불어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이 문제가 됐기 때문인데요. 퍼거슨 사태 1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은 해결되지 않았다는 분위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퍼거슨 사태 이후 1년 동안,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노스찰스턴 등에서 비무장 흑인이 백인 경관의 총격에 목숨을 빼앗기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는데요.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자체 분석한 결과 올해 경찰에 의해 목숨을 잃은 비무장 흑인의 수는 24명이라며, 비무장한 흑인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비율은 비무장한 백인에 비해 7배나 더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 BRIDGE 1 ///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파격적인 학자금 지원 방안을 공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학 학자금 지원과 학자금 융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10년간 3천5백억 달러의 연방재정을 투입한다는 공약인데요. 월요일(10일) 뉴햄프셔 주에서 열리는 유세 현장에서 직접 공약을 발표하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3천5백억 달러라면 엄청난 금액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한다는 겁니까?

기자) 네, 우선 4년제 공립대학의 학비를 낮추고, 2년제 전문대학은 학비를 무료로 하며, 학자금 대출의 이자를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연방정부는 각 주가 대학 등 고등교육에 더 많이 지원하고 또 주립대학이 학비를 내릴 수 있도록 2천억 달러를 투입하게 되는데요. 그러니까 각 주가 나서서 4년제 주립대학의 대출 없는 학비를 보장하고 2년제 대학의 공짜 학비를 추진한다면 그 주들에 대해 연방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학자금 대출금을 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이미 학자금을 빌린 대학생들은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바꿀 수 있고요. 졸업생들은 자신의 소득에 따라 차별화된 대출 상환 계획을 이행하면 되는데요. 대출금의 한도는 소득의 10%로 한정되고, 20년이 지난 후 남은 대출금은 면제받게 됩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가 이렇게 대대적인 학자금 지원 방안을 내놓은 데는 그만큼 미국에 학자금 대출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인들이 진 학자금 대출금은 총 1조3천억 달러에 달합니다. 신용카드나 주택담보 대출 규모보다 더 큰 액수인데요. 반면 4년제 공립대학의 학비는 10년 전에 비해 42%나 올라서 가정마다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만약 클린턴 후보의 이 공약이 시행된다면 2천5백만 명의 학자금 채무자들이 평균적으로 2천 달러의 대출금을 절약하는 혜택을 보게 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의 이번 방안은 공립대학에만 국한되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사립 대학 중에서도 저소득층 학생들의 비율을 높되 기부금이 그다지 많지 않은 대학교의 경우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요. 보조금을 통해 학비를 낮추고 졸업률을 높이는 데 지원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럼 클린턴 후보는 정부 지원금, 3천5백억 달러를 어떻게 충당한다는 계획입니까?

기자) 네, 바로 부유층에 대한 항목별 세금공제 한도를 낮춤으로써 재정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방안은 오바마 대통령도 수년간 연간 예산안을 낼 때 제안해왔던 건데요. 미 재무부는 만약 부자들의 항목별 세금공제 한도를 실제로 낮출 경우 10년간 6천억 달러의 재정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학자금 지원방안을 내놓은 대선 후보가 클린턴 후보가 처음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의 또 다른 대선 후보이자 클린턴 후보보다 더욱 진보적인 행보를 보이는 버니 샌더스 후보는 지난 5월, 4년제 공립대의 학비를 아예 없애는 공약을 발표했었습니다. 샌더스 후보는 여기에 매년 연방 재정 7백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헤지펀드나 투자회사, 월스트리트 대형 금융사들이 주식 거래를 할 때 세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충당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공화당 후보들은 다른 입장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를 비롯해 공화당 경선 후보로 나온 전, 현직 주지사들의 경우 주립대 지원을 줄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처럼 공화당 후보들은 대부분 학자금 문제를 개선하는 데 있어 연방정부가 부담을 지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만약에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의회에서 공화당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실현이 불가능할 수도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미국인들의 학자금 부담이 워낙 큰 문제이기 때문에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클린턴 후보의 이번 공약은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이번 공약을 발표한 데는 클린턴 후보 진영의 그런 전략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우선 공약을 발표한 뉴햄프셔 주는 미국 내에서 평균 학자금 대출액이 가장 높은 주입니다. 그리고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는 미국은 지금이 한창 대학가에서 등록 행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인데요. 클린턴 후보 진영은 바로 이때를 공약해 대학생들의 더욱 큰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BRIDGE 2///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콜로라도 주의 한 폐광에서 오염수가 유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콜로라도 주 남서부의 골드킹 폐광에서 흘러나온 중금속 오염수 약 3백만 갤런이 강으로 유출됐습니다. 3백만 갤런은 약 1천1백만 리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으로 빠른 속도로 강을 타고 흘러가고 있는데요. 더군다나 이 오염수에는 비소와 수은, 납 등이 포함돼 있어서 환경 당국이 비상에 걸렸습니다.

진행자) 애초 발표 내용보다 유출량이 3배나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주 수요일(5일) 처음 유출 사고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1백만 갤런이 유출됐다고 밝혔는데요. 미국지질연구소의 하천 오염 측정기를 사용한 결과 3백만 갤런이 유출됐다고 일요일에 다시 정정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어쩌다가 중금속 오염수가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한 겁니까?

기자) 미국 환경보호청 직원들이 환경정화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실수로 발생했다고 합니다. 지난주 수요일 환경보호청의 연구감사팀이 콜로라도 주 남서부 실버톤에 있는 골드킹 폐광에서 폐수가 누수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직원들이 무심코 광산 갱도의 벽을 붕괴했는데 갑자기 주황색의 끈끈한 폐수가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그리고 이 폐수가 시멘트 강을 지나 애니마스 강을 타고 하류 지역으로 흘러간 거죠.

진행자) 저도 오염된 애니마스 강의 사진을 봤는데요. 강이 완전히 주황색으로 변했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오염수는 1분당 약 8㎞ 속도로 애니마스 강을 타고 남쪽으로 흘러가면서 강을 주황색으로 뒤덮고 있는데요. 유출 시작 지점으로부터 약 160㎞ 떨어진 뉴멕시코 주의 파밍턴과 아즈텍 지역 등은 이미 지난 금요일, 애니마스 강으로부터의 취수를 막았다고 지역 당국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금속이 포함된 오염수가 이렇게 대량으로 유출됐으니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하지만 환경보호청은 오염수가 인간이나 동물의 건강에 어떤 해를 주게 될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출 이후에 오염수가 굉장히 빠르게 흐르기 때문에 강물을 마시는 동물의 건강에 중대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보호청은 애니마스 강 지역 주민에게 우물물을 마시거나 목욕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고요. 또한, 충분한 식수를 비축해 놓으라고 당부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주민과 지역 사업체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진행자) 오염된 강의 정화 작업은 언제쯤 마무리될까요?

기자) 환경보호청은 정화 작업이 얼마나 걸릴지 아직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는데요. 아직 애니마스 강 인근의 듀랑고 지역의 수질 검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많은 주민이 한동안 식수난을 겪을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애니마스 강 인근 지역의 관광지들은 경제적 손해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