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미국 수출입 은행의 재인가를 촉구했습니다. 5년마다 재인가를 받아야 하는 수출입 은행의 사업면허 마감 시한이 지난달 말이었는데요. 공화당이 재인가 여부에 대한 표결 없이 휴회에 들어가면서 수출입은행의 업무가 부분적으로 정지됐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미국의 수출입은행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기자) 네, 미국 수출입은행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은행의 한 종류입니다. 그런데 이윤을 내기 위해 운영하는 일반 민간은행과는 달리, 수출입은행은 연방정부 산하의 공공기관인데요. 개인의 금융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수출기업에 대해 대출보증과 수출보험, 대부를 제공하는 등 중소기업의 수출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수출입은행이 설립된 게 구 소비에트 연방과의 교역과 연관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수출입은행은 1934년 2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탄생했습니다. 당시는 이름이 워싱턴수출입은행(Export-Import Bank of Washington)이었는데요. 당시 설립목적은 경제적 지원을 통해 미국과 다른 나라 혹은 해외 기관과의 수출입 교역을 활성화한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사실 당시의 당면 과제는 소비에트 연방에 대부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1934년 신사협정을 통해서 소비에트 연방을 외교적으로 승인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었는데요. 소비에트 연방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경제원조를 제공하면서 이 수출입은행을 이용했던 겁니다.
진행자) 그럼 워싱턴 수출입은행이 언제 미국 수출입은행으로 바뀐 건가요?
기자) 지난 1968년 3월 새로운 법안이 통과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1945년에 정부기업통제법(Government Corporations Control Act)이 제정되면서 미국 수출입은행이 4-5년 마다 한 번씩 의회의 재승인을 받도록 했는데요. 지금까지 총 16차례 재인가를 받으면서 8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겁니다.
진행자) 그럼 수출입 은행이 구체적으로 하는 임무가 뭔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수출입은행은 우선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의 수출을 지원하고, 대출 보증이나 수출 보험을 제공하는데요. 무역을 하다 보면 여러 위험요소가 발생할 수 있죠? 특히 무역 거래 이후 상대방의 신용도가 하락하거나 부도가 발생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위험, 즉 신용위험이 따르기도 하는데요. 이런 신용위험을 감수하기 원하지 않거나 혹은 그럴 수 없는 기업들에 경제적인 보증 또는 보험을 제공함으로써 미국산 제품의 구매를 독려하는 겁니다.
진행자) 수출 장려를 위해서 외국에 돈을 직접 빌려주기도 한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외 정부나 민간 기업에 장기간에 걸친 신용 대출을 해줘서 미국산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조건에 맞으면 빌리는 돈의 액수도 한도가 없고, 고정 이자율을 적용받는 등 많은 특혜를 받게 됩니다.
진행자) 수출입 은행이 미국 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고 하죠?
기자) 네, 미 수출입 은행의 목표는 중소기업을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있는데요. 실제로 미 수출입 은행이 민간 기업들의 수출을 도우면서 창출해낸 일자리는 2009년 이후 모두 130만 개로, 2014년 회계연도에만 16만 4천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수출입은행의 전체 거래 건수에서 90%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만큼 수출입 은행이 중소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라고 할 수 있죠. 그런가 하면 지난 회기에 수출입 은행은 2백 75억 달러의 수출 증진 효과를 냈는데요. 이 중 중소기업이 만들어 낸 수출규모는 1백7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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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수출입은행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미국 중소기업의 수출을 돕고 궁극적으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미국 수출입은행, 이때까지 설명을 들어보면 미국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은데 이번에 재인가를 받는 데 실패했단 말이죠?
기자) 네, 앞서 미 수출입은행은 4년에서 5년에 한 번씩 재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의회는 지난 2014년 9월에 재인가 마감 시한을 올해 6월 30일로 연장하는데 합의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의회의 표결이 실패하면서 마감시한을 넘기고 말았는데요. 따라서 수출입은행은 기존에 거래하던 기업들과의 거래는 가능하지만, 새로운 기업들과의 신규 거래는 전면 중단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지난 2014년 9월에 재인가 논의가 진행될 때도 오바마 행정부는 5년 재인가를 추진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당시 재인가를 앞두고 수출입은행의 뇌물수수 의혹이 불거졌는데요. 미 수출입은행의 직원 4명이 부적절하게 금융 계약을 지원하거나 뇌물을 받은 협의를 받은 겁니다. 수출입은행이 직원들에게 업무중지와 해고라는 징계를 내렸지만 재연장을 앞둔 시점에서 악재로 작용한 것이 사실인데요. 수출입은행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던 공화당은 이에 더 적극적으로 반대주장을 펼쳤었죠.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연장안에 합의를 했습니까?
기자) 네, 마침 당시는 정부예산 합의와 시기가 맞물렸던 시점인데요. 민주당이 정부예산 합의에 수출입은행 잠정 존속안을 묶어서 제안한 겁니다. 정부 예산이 합의를 보지 못하면 정부 폐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결국 공화당의 잠정 합의를 이끌어냈고 하원은 9개월간 그러니까 올해 6월 말까지 수출입은행을 존속시키는 잠정안을 타결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미국 수출입은행이 재인가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수출입은행이 더 이상 필요하다, 아니다를 놓고 오랜 시간 공방이 이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방정부의 역할을 줄이기 원하는 공화당 측은 정부 산하의 수출입은행이 이제 임무를 다 했기 때문에 폐지하거나 기능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수출입은행의 업무를 민간 부문에서 충분히 할 수 있고 또 일부 수출업체에 대해 특혜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지원정책에 지나지 않을 뿐 아니라 결국엔 국민에게 세금부담을 지운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자금 지원이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나 전기기기 제조업체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대기업에 집중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과 민주당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중소기업을 지지하는 민주당은 일자리 창출과 수출 증가 등 수출입은행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여전히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민주당은 중국 등 신흥시장과의 경쟁에서 미국 업체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수출입은행으로부터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민주당을 포함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다른 국가에서 수출 보조를 없애지 않는 한 수출입은행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세계적으로 미국과 같은 수출입은행이 있는 나라가 많은가 보군요?
기자) 네,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브라질, 독일, 일본 등 전 세계 59개 나라가 미국과 유사한 수출입 은행을 운영 중입니다. 다들 자국의 수출 확대를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는 형태인데요.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독일 등 주요 9개국의 수출입은행 규모를 보면 모두 미국을 능가하고요. 특히 중국의 금융지원 규모는 미국의 5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어떻게든 수출입은행을 살려내겠다는 입장이죠?
기자) 네, 사실 수출입은행 재인가안은 의회 내 공화당과 민주당의 초당적인 강력한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공화당의 강경 보수 성향 의원들이 수출입은행은 정부의 지원이 필요 없는 일부 대기업들만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결국 표결에 실패했는데요.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연방 수출입은행 재인가를 촉구하고 있는 거고요. 오바마 대통령이 또 수요일(22일) 백악관에서 수출입은행과 협력해 수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기업인 10명을 만나 현 상황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수출입은행’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현숙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