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입니까?
기자) 네. 미국 시각으로 수요일 (24일) 연방상원이 ‘무역촉진권한’, 이른바 ‘TPA’ 법안을 통과시켰죠? 이제 이 법으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수월하게 다른 나라와 무역협정을 맺을 수 있게 됐는데요. 그런데 이 ‘TPA’ 통과를 계기로 새삼 ‘아웃소싱’이라는 용어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웃소싱’이라면 영어 ‘out’하고 ‘sourcing’을 합친 말인데, ‘out’이 바깥을 뜻하고 ‘sourcing’이 뭔가를 구한다는 말이니까, 이게 뭔가를 바깥에서 구한다는 뜻입니까?
기자) 비슷합니다. 원래 이 ‘아웃소싱’이란 말은 경영학 쪽에서 많이 쓰죠? 경영학이라면 기업을 운영하는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인데요. 경영학에서 말하는 ‘아웃소싱’은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자체적으로 수행하지 않고 외부에 맡겨서 처리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회사가 하는 일 가운데 일부를 외부에 맡긴다는 말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가령 ‘미국의 소리 방송’, ‘VOA’를 예로 들어볼까요? 먼저 진행자께서는 VOA가 주로 하는 일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진행자) VOA는 방송국이니까 당연히 방송을 만들어서 외부로 내보는 일이겠죠?
기자) 그렇죠? VOA는 이렇게 방송프로그램을 만들고 이걸 해외로 송출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업무 외에도 VOA가 조직을 운영하는데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진행자) 물론 그렇겠죠? 가령 인사관리, 그러니까 직원들을 관리하는 업무가 있을 거고요. 또 돈이 들고나는 것을 처리하는 회계부서가 있어야 할 테고, 또 회사가 있는 건물도 관리해야겠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업무들을 가만히 보면, 이런 일들은 VOA가 핵심으로 삼는 업무가 아닙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건물 안팎에서 쓰레기를 치우거나 건물을 지키는 것 같은 일은 VOA가 맡은 핵심 업무가 아니란 소리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시 VOA를 예로 들면 VOA는 방송 제작과 관련된 업무만 직접 하고, 건물을 청소하거나 직원들을 위한 식당 운영 같은 일들은 ‘아웃소싱’, 즉 외부에 맡길 수 있을 겁니다. 다시 정리하면 ‘아웃소싱’을 한다면 구체적으로 한 조직이 핵심 업무나 사업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부수적인 사업이나 업무는 국내의 다른 회사나 외국에 맡길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전 세계의 많은 기업이나 조직이 ‘아웃소싱’에 나서는 이유는 어떤 이점이 있어서 그렇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데요. 가장 큰 이점은 역시 ‘아웃소싱’으로 조직을 꾸리는데 들어가는 돈을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아웃소싱’을 맡기는 게 물론 공짜가 아닐 텐데, 그렇다면 경비를 어떻게 줄일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네요?
기자) 그럼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고 하고요. 이런 회사들에는 대개 소비자들의 불만이나 요구사항을 접수해서 처리하는 부서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부서를 대개 ‘콜센터’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콜센터를 미국에서 운영하는 게 쌀까요? 아니면 ‘아웃소싱’해서 필리핀이나 인도에서 운영하는 게 쌀까요?
진행자) 아무래도 미국이 인건비가 비싸니까 콜센터를 인도나 필리핀에 두는 게 싸겠죠?
기자) 그렇죠? 바로 이런 점이 ‘아웃소싱’이 가진 장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참고로 2014년 기준으로 전 세계 기업들이 ‘아웃소싱’할 곳으로 가장 좋아하는 지역은 인도였고요. 미국과 중국이 순서대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 순위를 보면 눈에 띄는 점이 있는데요. 바로 미국 기업들이 ‘아웃소싱’을 외부에서 많이 하지만 반대로 다른 많은 나라도 미국에서 ‘아웃소싱’을 활발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아웃소싱’이 중요하지 않은 업무는 외부에 맡기고 핵심 업무에만 집중한다는 말인데, 이렇게 되면 조직의 생산성도 오르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생산성이라면 토지, 자원, 노동력같이 생산에 들어가는 요소들을 투입한 양과 거기에서 나온 생산량을 비교한 수치를 말하죠? 가령 A 공장이 B 공장보다 지정된 시간 안에 물건을 많이 만들어내거나 아니면 종업원들이 일을 더 많이 하면 A 공장의 생산성이 B 공장보다 높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아웃소싱’으로 다른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일에만 집중할 수 있으면 당연히 생산성이 오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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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아웃소싱’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우리가 아까 ‘아웃소싱’의 장점에 관해서 얘기했는데요. 물론 단점도 있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게 ‘아웃소싱’이 시행되면 ‘아웃소싱’되는 부분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상황이 나빠집니다. 가령 어떤 미국 회사가 미국에서 운영하던 콜센터를 필리핀으로 옮긴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진행자) 그럼 당연히 미국 콜센터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직장을 잃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한 회사나 조직 차원이 아니라 나라 차원에서 보면 결과가 아주 심각해지는데요. 예를 들어 미국 안에서 옷을 만드는 많은 회사가 생산부문을 ‘아웃소싱’합니다. 그러니까 많은 의류 공장이 인건비가 싼 베트남이나 중국으로 옮기는데요. 이렇게 되면 단지 한 회사가 아니라 미국 내 의류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많이 일자리를 잃는 거죠.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미국 경제정책연구소가 작년에 내놓은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 2001년부터 2013년 사이에 미국 기업들이 많은 일을 중국에서 ‘아웃소싱’하면서 미국 안에서 사라진 일자리가 320만 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럼 ‘TPP’ 같은 자유무역협정도 이런 ‘아웃소싱’하고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바로 그겁니다.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 미국인들이 외국에 가서 사업을 벌이거나 값싼 외국 물건을 들여오기가 쉬워집니다. 이 말은 그러니까 지금까지 우리가 얘기한 ‘아웃소싱’이 쉬워진다는 말도 되죠? 그래서 이번에 ‘무역촉진권한' 'TPA’가 통과된 것을 계기로 다시 ‘아웃소싱’이 화제가 된 겁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따라잡기’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