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무역촉진권한 · 무역조정지원제도


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알아볼까요?

기자) 네. 지난주 금요일인 12일에 미국 연방하원에서 중요한 법안이 표결에 부쳐졌습니다. 바로 ‘무역촉진권한’ 법안이었는데요. 하지만 첨부된 ‘무역조정지원제도’ 법안이 부결되면서 결국 '무역촉진권한' 법안도 사장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주제는 바로 이 ‘무역촉진권한’과 ‘무역조정지원제도’입니다.

진행자) ‘무역촉진권한’과 ‘무역조정지원제도’는 미국에서 약칭으로 부르는 이름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무역촉진권한’은 영어로 ‘Trade Promotion Authority’인데요. 이걸 줄여서 ‘TPA’라고 합니다. 그리고 ‘무역조정지원제도’는 ‘Trade Adjustment Assistance’로 줄여서 ‘TAA’로 부릅니다.

진행자) 그럼 먼저 ‘무역촉진권한’ 즉 ‘TPA’가 뭔지 알아볼까요?

기자) 네. 이건 미국 대통령이나 미국 대통령이 지정한 대표가 대외무역 관련 업무를 스스로 판단하거나 결정하고, 또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합니다. 연방의회가 이 권한을 대통령에게 주면, 연방의회는 대통령이 다른 국가와 합의한 무역협정안을 보완하거나 고칠 수 없고요. 단지 찬반투표로 동의하는지 아닌지만 결정합니다. 이번에 연방의회에 올라간 ‘TPA’ 법안은 오바마 행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염두에 둔 법안입니다. 참고로 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은 영어로 줄여서 'TPP'라고 하는데, 이건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나라들과 함께 추진하는 '자유무역협정'을 말합니다.

진행자) 보통 미국 행정부가 다른 나라와 무역협정을 맺어도 연방의회가 협정을 고친다 어찌한다 하면서 협정이 발효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TPA’가 있으면 협정이 발효되는 데 시간이 훨씬 짧아지겠군요? 그런데 이 ‘TPA’ 법안은 이번에 처음 등장한 건 아니죠?

기자) 아닙니다. 이 법은 1974년에 처음 마련됐는데요. 원래 ‘Fast Track Authority’, 즉 ‘신속처리권한’으로 불렸습니다. 그러다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신속처리권한’을 지금의 이름인 ‘TPA’, 즉 ‘무역촉진권한’으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이 법은 연방의회가 기한이 다가오면 연장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심사해야 하는 한시법입니다. 그러니까 미국 대통령이 항상 가지고 있는 권한이 아니죠. 미국에서 이 ‘TPA’는 지난 1995년부터 2001년 사이에 효력이 중단된 적이 있고요. 다시 살아났다가 2007년부터 지금까지 법안이 연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TPA’, 즉 대통령에게 신속하게 무역협상을 진행할 있는 권한을 주는 문제를 두고 미국 안에서는 찬반이 엇갈리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제 대세가 자유무역이니까 이런 환경을 이용해서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TPA’를 대통령에게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이 있고요. 반대로 자유무역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걱정하거나 아니면 행정부가 다른 나라와 맺는 무역협정에 연방의회가 개입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TPA’에 반대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즉 ‘TPP’를 빨리 추진하려고 의회에 다시 ‘TPA’를 승인해 달라고 요청한 건데요? 법안이 왜 의회를 통과되지 못한 겁니까?

기자) 사실 연방상원에서는 통과됐는데요. 연방하원에서 암초를 만난 겁니다. ‘TPA’ ‘무역촉진권한’ 법안이 하원 표결에서 주저앉은 과정이 좀 복잡한데요. 근본적인 이유는 이 법이 혼자 표결에 나온 것이 아니라 ‘TAA’, 즉 ‘무역조정지원제도’ 법안과 연계돼서 그렇습니다. ‘무역조정지원제도’ 법안, ‘TAA’는 ‘무역촉진권한’ 법안인 ‘TPA’보다 먼저 표결에 부쳐졌는데, 결국 부결됐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다음 표결에 나온 ‘TPA’는 표결을 통과했다는 점인데요. 하지만 첨부된 ‘TAA’ 즉 ‘무역조정지원제도’ 법안이 부결됨으로써 결국 ‘TPA’, '무역촉진권한’ 법안이 사장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 BRIDGE ///

진행자) 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무역촉진권한’ ‘TPA’와 ‘무역조정지원제도’ ‘TAA’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아까 ‘TPA’가 하원 표결에서 ‘TAA’하고 연계됐다고 했는데, 이 ‘TAA’가 뭔지 알아볼까요?

기자) 이 'TAA' ‘무역조정지원제도’는 무역자유화 탓에 피해를 보는 자국 산업과 노동자를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옛날에는 자국 산업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외국에서 들여오는 물건에 세금, 즉 ‘관세’를 높게 매겼습니다. 이런 정책을 ‘보호무역' 정책이라고 하죠? 이런 '보호무역' 정책을 통해서 각 나라는 국내 경제를 보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보호무역' 정책에서 벗어나 관세 같은 무역장벽을 없애는 자유무역 정책을 시행하면 피해를 보는 노동자나 산업이 생긴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외국에서 값이 싼 물건이 들어오면 이 가격에 맞출 수 없는 회사들이 해당 물건을 만들지 않을 거고요. 또 그러다 보면 물건을 만드는 노동자들도 일자리를 잃는 등 피해를 보게 되는 거죠. 자유무역 체제를 확산하려고 노력하는 미국은 외국과 자유무역 협정을 맺으면 피해를 볼 수 있는 자국 산업과 노동자들을 보호하거나 이들의 피해를 보상해 주려고 지난 1962년에 ‘TAA’, 즉 ‘무역조정지원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TAA’가 보호하거나 지원하는 대상이 노동자와 기업이 되는 거네요?

기자) 둘이 아니고 하나가 더 있습니다. 지금은 '노동자'와 '기업'에 ‘농부’까지 들어가서 모두 세 부분입니다. 원래 이 법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노동자’와 ‘기업’만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농부’와 ‘Communities’, 즉 ‘지역사회’도 들어가면서 네 분야가 됐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지역사회’ 부분이 제외됐습니다. 이 세 부분 가운데 핵심은 역시 ‘노동자’ 지원으로 이 부분에 할당된 예산이 가장 많은 데요. 구체적으로 연방정부는 ‘TAA’ 수혜 대상이 되는 노동자들에게 돈을 지원하거나 직업훈련, 그리고 구인서비스 등을 제공합니다.

진행자) 이번에 이 ‘TAA’가 화제가 된 건 아까도 말했지만, 이 법안이 특별히 ‘무역촉진권한' 법안이 ‘TPA’에 연계됐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무역조정지원제도’ ‘TAA’도 ‘TPA’처럼 한시법입니다. 그러니까 효력이 다하면 연방의회가 효력을 연장해 주어야 하는데요. 이번에는 기한이 올해 9월 30일까지였죠? 그런데 연방하원이 이 ‘TAA’를 ‘무역촉진권한’ 법안, ‘TPA’에 연계시켜버리면서 일이 틀어진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TAA'가 연방상원에서는 통과됐지만, 하원에서는 통과되지 않으면서 결국 ‘무역촉진권한’ 'TPA'까지 덜미를 잡은 거죠? 그런데 이 ‘무역조정지원제도’ ‘TAA’ 법안이 하원 표결을 통과하지 못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쉽게 말해서 민주당 의원과 공화당 의원이 많이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화당은 원래 이 ‘TAA’를 취약 계층을 돕는 ‘사회보장제도’의 하나로 보고 달갑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전통적으로 이 ‘TAA’ 법안에 우호적이지 않았던가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민주당 측에서 반대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먼저 많은 민주당 의원이 ‘TPP’ 즉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반대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TPP’가 미국 산업과 노동자에게 해를 끼친다고 보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연방의회가 오마바 대통령에게 ‘TPA’, 즉 ‘무역촉진권한’을 줘버리면 아무래도 ‘TPP’가 빨리 맺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많은 민주당 의원이 ‘무역촉진권한’ ‘TPA’에 연계된 ‘무역조정지원제도’ ‘TAA’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겁니다. 현재 백악관 측은 오는 9월 30일에 효력이 끝나는 ‘TAA’를 다시 살려야 한다면서 빨리 법안을 다시 표결해 달라고 연방하원에 요청해 놓았는데요. 연방하원이 이 요청을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따라잡기’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