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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부유층 커피 유행..."멋있게 보이려고"


평양 금릉스포츠센터에 지난 2013년 12월 신설된 패스트푸드 음식점. (자료사진)
평양 금릉스포츠센터에 지난 2013년 12월 신설된 패스트푸드 음식점. (자료사진)

평양의 부유층 사이에서 서양 음료인 커피가 유행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전했습니다. 장사를 통해 돈을 모은 사람들이 늘면서 북한 주민들의 소비품목도 고급화되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북한에서 과거에는 꿈도 못 꿨던 카페, 커피가게와 네일숍, 손톱관리업소가 몇 년 전부터 평양에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에서는 서양식 소비방식이 금기시됐지만 이른바 중산층의 수입이 늘면서 요즘에는 화장품과 똑똑한 전화기,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수입 과즙음료와 의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겁니다.

올해 63세의 북한 주민 안모 씨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장사로 돈을 번 사람들이 소비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이들은 자동차와 안마, 복권, 애완동물 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선박회사에 근무했던 탈북자 최 씨는 지난해부터 멋있어 보이기 위해 커피 마시기가 부유층에서 유행했다며, 돈 있는 사람들과 대학생, 젊은 사람들이 카페를 약속 장소로 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자본주의식 경영기법을 전수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비정부기구 ‘조선익스체인지’의 회원이자 독일 출신의 커피 전문가 닐스 씨는 커피가 꼭 마셔야 할 음료도 아니고 커피에 돈을 반드시 써야 할 이유도 없지만 평양 사람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며, 이것이 평양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변화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관광 안내원으로 일하는 트로이 콜린스 씨도 평양의 대형상점에서 초코렛과 과즙음료, 탄산음료 등 다양한 상품을 살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콜린스 씨는 평양의 소비자들이 생활필수품 이외의 물건을 살 때 가격만 따지는 게 아니라며 수입 과즙음료를 그 대표적인 예로 꼽았습니다.

‘신화통신’은 이 같은 북한의 소비풍조가 평양 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 도시들로 확산되고 있다며 시장과 기차역에 커피를 파는 노점들이 꽤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는 금은 보석으로 치장하는 게 신분과 지위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인구 2천5백만 명의 북한에서는 10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고, 국영공장들이 배급용 생활용품의 종류를 늘리고 생활필수품이 아닌 물건들도 생산해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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