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박영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프래킹’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기자) 네 , 얼마전 미국 환경청(EPA)이 셰일석유와 셰일가스 개발의 핵심 기술인 ‘프래킹’이 지하수와 식수 오염을 광범위하게 초래하지는 않는다는 골자의 보고서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 환경청은 그동안 의회의 요구를 받고 5년 가까이 ‘프래킹’의 유해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연구해왔는데요, 그 결과를 1차로 이번에 내놓은 겁니다.
진행자) 프래킹이 셰일석유와 가스를 개발하기 위한 공법의 하나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셰일에너지가 뭔지부터 설명을 좀 들어야 겠군요.
기자) 네, 지구에 매장돼 있는 석유가 점차 고갈되면서 이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주지의 사실이죠. 그래서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바람이나 태양을 이용한 에너지 같이 석유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국도 물론 마찬가지인데요, 그가운데서도 미국이 특히 중점적으로 개발중인 에너지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셰일 석유(Shale Oil)와 셰일가스(Shale Gas)입니다. 셰일은 입자가 작은 진흙이 뭉쳐져서 형성된 퇴적암의 일종으로 한국어로는 혈암이라고도 하는데요, 셰일석유와 셰일가스는 이 셰일층에서 추출되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말합니다.
진행자) 석유야 두말할 나위 없는 대표에너지원이고요, 셰일가스가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건 기존의 다른 천연 가스와 화학성분이 같아서 난방용 연료나 석유화학원료로 쉽게 쓰일 수 있기 때문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셰일가스는 가스가 투과하지 못하는 암석층에 막혀서 이동하지 못한 채 갇혀 있는 가스라는 겁니다. 그런데다가 일반 가스보다 훨씬 깊은 곳에 매장돼 있고 암석 사이사이, 미세한 틈새에 넓게 퍼져 있기 때문에 추출하기가 무척 까다롭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나온 채굴 공법이 프래킹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식 명칭은 Hydraulic Fracturing, ‘수압균열법’인데요. 흔히 ’프래킹’이라고들 합니다. 이 프래킹 공법은 물과 모래, 여러가지 화학제품을 혼합해 고압으로 분사해 암반 같은 걸 부서뜨려 석유와 가스를 분리해내는 기술입니다. 기존의 석유와 천연가스는 수직으로 시추관을 뚫어 곧바로 시추하는 방식인데요, 이 셰일석유와 가스는 지하 깊숙한 곳까지 관을 수직으로 뚫고 내려 셰일층에 꼽고 거기서 다시 거의 90도 각도 수평으로 꺾어 들어가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모래와 화학첨가물을 섞은 물을 강하게 분사하는 거죠. 워낙 고압의 물이 뿜어져 나오니까 바위가 부서지면서 바위 속에 갇혀있던 천연가스, 즉 셰일가스와 석유가 나오겠죠? 그러면 이를 뽑아 올려 추출하는 겁니다.
진행자) 이 프래킹 공법이 미국의 에너지개발에 일대 전환점이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미국의 지질학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 지하 3000미터 정도에 엄청난 면적의 셰일층이 있고 그 안에 방대한 양의 천연가스와 석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는데요, 하지만 기존의 기술로는 채굴이 불가능한데다가 또 채굴을 한다해도 채산성이 맞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손을 못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 자원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자 미국의 기술자들과 석유업계들이 채굴 방법을 연구하는데 매달리기 시작했고요, 1998년 , 조지 미첼이라는 텍사스의 한 석유부호가 프래킹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개발이 본격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프래킹 공법이 처음 시도된 건 1947년의 일입니다.
진행자) 이 프래킹 공법이 등장하면서 석유는 물론이고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이 급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07년이후 2013년까지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50%나 늘었는데요, 에너지 생산 역사상 이렇게 생산이 급증한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런 셰일가스 생산에 힙입어 지난 2009년부터 미국은 천연가스 생산국 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러시아가 1위였습니다. 환경청은 미국의 가스 생산이 2012년부터 2040년까지 56%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요, 이 가운데 셰일가스가 차지하는 부분이 2012년 40%에서 2040년에는 53%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셰일가스가 많이 매장돼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기자) 정확히 어디에 얼마나 많은 양의 셰일가스가 매장돼 있는지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로키 산맥 주변의 콜로라도와 유타, 와이오밍 주에 걸쳐 있는 '그린 리버' 분지에 매장돼 있는 셰일가스 매장량이 전 세계 총매장량의 60%에 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고요, 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조 배럴 정도는 채굴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2조 배럴이라면 현재 소비수준으로 볼 때 앞으로 약 300년은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현재 최소한 25개 주에서 프래킹 작업이 이뤄지고 있고요, 그가운데서 가장 활발하게 채굴 작업을 벌이는 곳은 텍사스와 콜로라도, 펜실베이니아, 노스다코다 4개 주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셰일가스는 미국에만 매장돼 있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미국을 포함해 중국과 러시아 ,중동 등 전세계 약 30개국에 약 187조 5천억세제곱미터가 매장돼 있는 걸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이는 전세계가 앞으로 약 60년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참고로 한반도에는 셰일가스가 매장돼 있지 않은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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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셰일석유,셰일가스 개발의 핵심 기술인 ‘프래킹’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미국에 셰일 혁명이라는 말까지 탄생시킨 프래킹 공법을 둘러싸고 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우선 식수와 지하수 오염 문제때문입니다. 프래킹이란게 물과 모래, 화학 물질을 혼합한 액체를 지하 깊숙히 분사하는 거라고 말씀드렸죠? 바위를 깨뜨릴만큼 고압의 액체가 분사되는 과정에서 그 속에 있던 화학물질이 지하수에 스며들 수 있다는 거죠. 또 셰일가스는 기존의 천연가스보다 메탄이나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해 지구 온난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메탄이나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물질입니다.
진행자) 프래킹 때문에 싱크홀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도 있죠?
기자) 네, 싱크홀이란 쉽게 말해 갑자기 땅이 꺼지는 걸 말하죠. 지하 깊숙히 있는 암반을 부서뜨리면서 지반이 약해지고 지하수가 마르면서 싱크홀이 생긴다는 겁니다. 또 지구 단층을 반복적으로 하강시켜 지진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미국 환경청이 오랫동안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온거군요.
기자) 네, 지난 2010년 미국 의회의 요구에 따라 환경청이 프래킹 유해 논란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는데요, 이번에 그 결과를 내놓은 겁니다. 환경청은 그간의 조사결과, 프래킹이 지하수와 식수 오염을 광범위하게, 또 조직적으로 초래하고 있다는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안전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수질이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환경청은 프래킹으로 수질에 문제가 생긴 사례도 조사를 했는데요, 이 경우도 프래킹 활동 자체보다는 장비 결함이나 취급 부주의 등의 이유가 문제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바꿔 말하면 제한적이긴 하지만 수질 오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환경청 보고서를 놓고 에너지 업계와 환경단체가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는데요, 에너지 업계는 당국의 규제와 업계의 협조를 제대로 받으면 프래킹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반기고 있는데요, 반면 환경단체들은 프래킹이 식수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프래킹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