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알아볼까요?
기자) 네. 최근 미국 텍사스 주와 오클라호마 주가 엄청나게 많이 내린 비로 큰 피해를 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드론’, 즉 ‘무인비행기’가 홍수에 휩쓸려 희생된 사람들을 찾는 데 쓰였다고 하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주제는 바로 ‘드론’입니다.
진행자) ‘드론’이라고 하면 사람이 직접 타서 조종하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무선으로 조종하는 비행기를 말하는데요. 명칭이 이 ‘드론’ 말고 여러 가지가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무인비행기’ ‘무인항공기’ 또 그냥 줄여서 ‘무인기’라고도 하고요. 영어로는 ‘UAV’ 라고도 부르는데, 이건 ‘Unmanned Aerial Vehicle’을 줄인 말입니다.
진행자) 어떤 때에는 또 ‘UAS’란 말을 쓰기도 하던데요? 이건 뭡니까?
기자) 네. 미 연방항공청, FAA가 공식적으로 쓰는 용어인데, ‘Unmanned Aircraft System’을 줄인 말입니다. 번역하면 ‘무인비행기 체제’ 정도가 될 텐데요. 이건 무인비행기뿐만 아니라 관련 장비, 그러니까 지상 조종 기기나 통신 장비같이 무인기를 날리는 데 필요한 모든 장비가 포함됩니다. 또 현재 언론에서 흔하게 쓰는 말인 ‘드론’은 영어로 ‘윙윙거린다’라는 뜻이 있는데요. 무인비행기가 날 때 ‘욍욍’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드론’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실 ‘드론’은 지금까지 주로 군사 분야에서 많이 쓰였죠?
기자) 맞습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에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테러조직의 근거지나 고위급 테러분자들을 공격할 때 ‘드론’을 많이 쓰면서 드론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는데요. ‘군사용 드론’은 주로 정찰이나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쓰입니다.
진행자) 그럼 ‘드론’은 최근에 개발된 무기군요?
기자) 아닙니다. 이미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때에도 초보적인 형태를 가진 ‘드론’이 있었습니다. 물론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는 못했죠. 그러다가 ‘군사용 드론’이 본격적으로 쓰인 건 베트남 전쟁 때였는데, 이때 미군이 ‘정찰용 드론’을 운영했습니다. 이후 이스라엘이 ‘군사용 드론’ 분야에서 선두 주자가 됐는데요.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도 ‘군사용 드론’을 다시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드론’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가진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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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드론’ ‘무인비행기’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군사 분야에서 발휘된 ‘드론’의 성능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이런 성능을 민간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물론입니다. 각종 군사 작전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 ‘드론’은 민간 분야에도 아주 구미가 당기는 물건입니다. ‘드론’은 사람이 직접 타서 조종하는 비행기와 비교하면 몇 가지 장점이 있는데요. 일단 유인비행기보다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훨씬 깁니다. 또 유인비행기가 갈 수 없는 극한 환경에서도 활동할 수 있고요. 또 유인비행기보다 운용할 때 드는 돈이 훨씬 적게 드는 장점들이 있는데요. 그래서 관련 업계는 관련 법과 제도만 제대로 정비되면 ‘상업용 드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간 분야에서 ‘드론’을 쓴다면 주로 어떤 용도로 쓸까요?
기자)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보면 됩니다. 최근 홍수 피해를 본 미국 텍사스 주와 오클라호마 주처럼 드론으로 재해 지역을 정찰할 수도 있을 것이고요. 또 기상 관측이나, 국경 감시, 영화 촬영, 통신 중계 등 다양한 업무에서 ‘드론’을 쓸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농업 분야에서 ‘드론’으로 농약을 뿌리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드론’으로 물건을 배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곳도 있었죠?
기자) 네. 바로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상점인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작년에 물건을 소비자 집에 직접 가져다주는 ‘드론’을 선보였는데요. 아마존 측은 관련 당국의 허가를 받아서 ‘드론’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걸 보면 민간 분야에서 ‘드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하지만 상업용 드론이 널리 보급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안전 문제입니다. ‘드론’이란 게 하늘을 날아다니기 때문에 ‘드론’끼리 서로 부딪힐 수도 있고요. 아니면 유인 비행기하고 충돌할 위험도 있습니다. 게다가 고장이 나서 떨어지면서 사고가 날 수도 있겠죠? 또 최근에는 ‘드론’을 조종하는 설비를 해킹하면 남이 조종하는 ‘드론’을 뺏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상업용 ‘드론’과 관련해서 또 하나의 우려는 바로 사생활 침해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드론’이 여기저기 떠다니면서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그런데요. 이런 사생활 침해 논란도 '상업용 드론’이 널리 보급되기 위해서 꼭 넘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아까 미국이 무인기 기술에서 선진국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이 ‘상업용 드론’이 미국에서 많이 도입된 상태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많이 도입되지 못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여러 이유를 들어서 ‘상업용 드론’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군용을 제외하고는 민간용으로는 주로 경찰이나 정부기관이 연방항공청 승인을 받아서 ‘드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상업용 드론’이 금지된 건 아닌데요. 작년에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이 알래스카 지역에서 탐사 목적으로 ‘드론’을 쓰는 걸 허가받았고요. 또 몇몇 영화 제작업자가 영화를 찍는데 ‘드론’을 쓸 수 있다는 허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초엔가 미 연방항공청이 ‘상업용 드론’과 관련된 규정의 초안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새 규정은 무게가 약 25kg 이하인 소형 ‘드론’에 적용되는데요. 중요한 내용을 보면요. 먼저 ‘드론’을 조종하려면 나이가 17살 이상이어야 하고요. 이론 시험을 보고 교통안전청이 허가하는 면허를 받아야 합니다. 또 ‘드론’의 실제 운행과 관련된 항목도 있는데요. ‘상업용 드론’은 지상 약 150m 이내에서만 운행할 수 있고, 속도도 시속 160km를 넘겨서는 안 되고요. 조종사나 옆에 있는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한도 내에서만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게다가 낮에만 운행할 수 있고요. 또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 상공으로는 날아다닐 수 없습니다. 올해 초에 나온 이 규정도 초안이라서 확정되려면 1년이나 2년이 걸릴 텐데요. 이런 가운데 현재 미 연방항공청은 미국 안에서 여섯 군데를 시범 지역으로 만들어 놓고 여기서 관련 당국과 민간 기업, 그리고 연구 조직이 ‘상업용 드론’을 실제로 운영하는 방안을 연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따라잡기’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