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수가 4만7천 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내 외국인 노동자 중 세 번째로 많은 수인데요.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은 떠나고 있지만 북한인들의 수는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1분기 첫 3개월 간 러시아 노동부의 고용허가를 받은 북한인 노동자 수는 4만7천364 명이라고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의 `RBC'는 22일 러시아 노동부를 인용해 1분기 외국인 고용허가증 발급 내역을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RBC'에 따르면 허가를 받은 외국인 중 중국인이 8만622 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터키인이 5만4천730 명, 그리고 북한인 순이었습니다.
`RBC'는 이 숫자가 러시아 내 전체 북한인 노동자 규모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올 1분기 고용허가증을 발급 받은 북한인 노동자 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7% 늘었으며, 이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최근 러시아를 떠나는 추세와는 다른 것입니다.
러시아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용허가를 받은 전체 외국인 노동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12% 줄었습니다.
`RBC'는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떨어져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적별로 거의 대부분 줄었지만, 이례적으로 북한과 베트남, 불가리아 등 몇몇 나라들만 노동자 유입이 오히려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취업정보 회사 ‘페니 레인 퍼스넬’의 타티아나 쿠란토바 씨는 이 매체에, “북한과 베트남은 현지 임금이 너무나 낮기 때문에 지금의 러시아 상황도( 루블화 하락) 받아들일 만 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세르게이 베레자나야 씨는 또 “러시아가 우방인 북한 노동자들의 고용허가 할당을 늘리는 것은 우호적인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RBC'가 보도한 러시아 내 북한인 노동자 수는 앞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규모입니다.
지난해 5월 이양구 블라디보스토크주재 한국 총영사는 연간 2만여 명의 북한 노동자가 러시아로 파견된다고 밝혔고, 지난해 말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도 러시아 내 북한인 노동자가 2만 명 수준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러시아 내 북한인 노동자의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막심 셰레이킨 러시아 극동개발부 차관은 최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러시아에 노동력을 무제한으로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지금까지 주로 임업 분야에 노동력을 파견해 온 북한이 농업 분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셰레이킨 차관은 “북한 노동자들은 임금이 낮은데다 규율이 잘 잡혀 있고 북한 당국의 관리를 받고 있어 통제가 쉽다”며 중국 노동력을 대체할 방안으로 북한 노동자들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외국인 취업자격 시험센터를 북한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국영매체 `스푸트니크'에 따르면 러시아 과학기술교육부 차관은 지난 9일 외국인 취업자격 시험센터를 북한에 설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올해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고용허가증을 발급하기에 앞서 러시아어와 법률, 역사 등에 대한 종합시험을 의무화 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