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 최대 노동조합조직인 미국 노동총연맹 산업별 조합회의 (American Federation of Labor and Congress of Industrial Organization) 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자, 오늘의 주제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요, 먼저 노동조합 , 줄여서 ‘노조’라고 많이 말하는데 이 ‘노조’가 뭔지 개념부터 좀 짚어볼까요?
기자) 네, 먼저 질문 하나 드릴게요, 5월 1일이 혹시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진행자) 아, 노동절이죠.
기자) 맞습니다. 근로자의 날이라고도 하고요, 많은 나라들이 이 날을 ' May Day', 'Workers Day '라고 해서 다양하게 기념하고 있죠. 그건 북한도 마찬가지고요.
진행자) 네, 특히 북한은 ‘전세계 노동계급의 명절’이라고 해서 전국적으로 아주 성대하게 기념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런데 이 날이 되면 다른 나라에서는 북한과는 좀 다른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들이 이 노동절을 전후해 노동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을 개선해 달라, 이런 요구들을 하면서 시위를 많이 하거든요.
진행자) 그렇죠. 한국에서는 봄에 투쟁을 한다고 해서 ‘춘투’ 라는 말도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요, 노동자들이 이렇게 임금을 올려 달라든지, 근로 조건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할 때 한 사람, 한사람이 각각 나서는 것 보다 아무래도 함께 목소리를 내면 훨씬 더 영향력이 커지겠죠? 이럴 때, 이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이끌어갈 단체가 필요한 겁니다.
진행자) 그게 바로 ‘노동조합’ , ‘노조'죠?
기자) 맞습니다. 사실 노동조합, 노조는 인간이 경제활동, 산업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됩니다. 노동조합의 역사가 아주 오래 됐다는 게 바로 그런 사실을 입증하는 걸 텐데요, 민주주의 국가들은 대부분 다 이런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진행자) 네, 자 그럼 오늘의 주제로 다시 돌아와서요, American Federation of Labor and Congress of Industrial Organization. 단체 이름이 상당히 길군요?
기자) 그렇죠? 그게 두 이름을 합쳐서 그런 겁니다. 1950년대 미국에는 2개의 큰 노동조합단체가 있었는데요, 하나는 AFL라고 부르는 '미국노동총연맹’이었고요, 또 하나는 CIO ‘산업별 노동조합회의’ 였습니다. 이 2개의 노동조합단체가 1955년에 합치면서 출범한 노동조합조직이 바로 AFL-CIO 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AFL-CIO는 단일 노동조합이 아니라 그 밑에 여러 개별적인 노동조합들이 있는 기구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2015년 4월 현재까지 AFL-CIO에는 미 전국에서 총 56개 노동조합이 가입돼 있는데요, 이들 노동조합에 가입된 회원 수를 모두 합치면 1천 2백 50만명에 달하는 명실공히 미국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입니다. 이곳 워싱턴 D.C.에 본부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AFL-CIO에는 어떤 노동조합들이 가입돼 있습니까?
기자) 네, 항공조종사 노조, 운송노조, 우편 노조, 교원노조 에서부터 연방공무원노조, 연예인 노조, 가수 노조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전반적인 산업 분야를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럭 노조와 간호사 노조 등이 탈퇴하면서 조금 세가 약해져 있는데요, AFL-CIO 가 회원수가 가장 많았을 때는 1979년이었습니다. 당시는 회원 수가 무려 2천만명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AFL-CIO는 주로 어떤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일자리, 근로자 건강, 은퇴 , 근로자들에 딸린 가족 문제, 무역, 교육, 임금, 이민 문제까지 노동자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다 다루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서도 특히 국제 무역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AFL-CIO는 누가 대표로 있습니까?
기자) 네, 요즘 종종 미국 뉴스에 나오고 있는 리처드 트럼카 위원장입니다. 올해 예순 다섯 살의 이탈리아 계 출신인데요, 전미 광산노조 변호사 출신인 트럼카 위원장은 지난 2009년 AFL-CIO 위원장으로 선출돼 6년째 노조를 이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거대한 조직이니까 영향력도 상당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AFL-CIO는 정치적 로비활동을 많이 하면서 특히 선거 때가 되면 ‘GOTV( Get out the Vote ) Campaign’이라는 선거참여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지난 2010년에 미국에서는 중간 선거가 있었는데요, 이때 AFL-CIO가 회원들에게 무려 2천9백만장에 달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 편지는 AFL-CIO가 지지하는 정치인들의 명단과 투표에 참여해서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자는 거였습니다. 또 전국 32개 주에서 10만명에 달하는 자원 봉사자들이 나서서 집집마다 방문하며 1천 3백만명에 달하는 노조 회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AFL-CIO 가 지지하는 후보들을 찍도록 홍보를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정치인들이 AFL-CIO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겠는걸요?
기자) 물론입니다. 노조회원들이 결국은 유권자들이니까요.
진행자) 요즘 AFL-CIO가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현안이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TPP협상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주 미국 의회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 교섭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기로 합의하자, AFL-CIO,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죠. 의회 의원들에게 TPA 법안에 반대하라고 압박도 가했는데요, 리처드 트럼카 위원장은 22일, TPA 법안 표결이 있기 전 상원 재무 위원회에 출석해서’이런 조작이 없다면 미국에는 6백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주장을 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의회가 결국 TPA법안을 통과시키는 바람에 TPP 협정을 반대하는 AFL-CIO의 노력은 일단 무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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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자,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최대 노동조합단체, AFL-CIO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미국인들의 노동조합 가입률이 해마다 떨어진다는 보도가 있던데요?
기자) 네, 2014년 미국 통계청 자료를 보면요, 전체적인 노동조합 가입률이 11%로 나타났습니다. 1년 전보다는 0.2% 떨어진 수치입니다. 민간분야 노동조합 가입률이 1974년에는 24 % 였는데요, 20년 후인 2014년에는 6.6 %로 확연히 줄었습니다. 반면 공공부문 노조 가입률은 80년대부터 줄곧 35%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노조에, 노동자들의 가입이 줄어드는 이런 현상,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네, 우선 외부적인 요인을 보면요, 1980~90년대, 미국의 생산시설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노동조합 가입률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또 다른 요인은요, 노동조합이 너무 권한을 남용하면서 또 하나의 거대한 이익집단이 되고 있다는 회의적 시선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민주주의의 최대 강점 가운데 하나가 협상과 타협을 통해 가장 좋은 절충점을 찾아가는 거라고 할 수 있는데요, 동조합이 점점 이런 협상과 타협을 포기하고 걸핏하면 파업이라는 무기를 내세워서 경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노동자들의 파업은 양날의 칼 처럼, 잘 쓰면 효과적인 수단이 되겠지만 잘못 쓰면 스스로를 배는 일인데, 하지만 역사적으로 노조가 미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도 많이 미쳐왔죠?
기자) 물론입니다. 얼마 전 미국경제정책연구소(EPI)가 미국 기업들의 최고경영자 임금과 직원들의 임금을 비교해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최고 경영자들의 임금과 직원들의 임금이 1965년에는 20배 차이였는데요, 지난 해에는 30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거였죠. 보고서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이렇게 정체되고 있는 현상과 미국 노동조합의 가입률이 줄고 있는 현상을 묶어서 분석했는데요, 노조가 쇠퇴하면서 소득 불평등이 늘어나고 ,수입이 일부에게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이는 노동조합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최대노동조합조직인 AFL-CIO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박영서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