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공화당 유력 정치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아이오와 농업회의 소식, 또 위스콘신 주 매디슨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 관련 소식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부지영 기자 나와 있는데요.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지난 토요일 미국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열린 농업회의가 여전히 큰 뉴스로 다뤄지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네, 내년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유력 정치인들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의는 아이오와 공화당이 주최했는데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포함해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 등 아홉 명의 잠룡이 이번 농업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회의 장소가 아이오와였기 때문에 더 특별했던 건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아이오와는 전통적으로 미국 대통령 후보 경선의 시작을 알리는 곳으로 알려졌는데요. 코커스라고 하는 당원대회가 아이오와에서 열립니다. 그 해 첫 당원대회가 되는 건데요. 사실 아이오와는 미국 중서부에 있는 작은 주입니다. 농업이 주 산업인데요. 하지만 4년에 한 번씩 미국 대통령 선거철이 돌아오면, 미국인들의 관심이 모두 이 작은 주에 쏠리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의 첫 관문이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이오와 당원대회 결과는 한 후보가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어느 정도 지지율을 보일지 가늠하게 해줍니다. 후보들은 아이오와에서 나온 결과에 따라서, 선거 전략을 수정하기도 하고요. 여기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후보들은 아예 일찌감치 출마 포기를 선언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그만큼 후보들이 아이오와에 쏟는 정성도 대단하겠네요.
기자) 물론입니다. 이번 아이오와 농업회의에 공화당 잠룡들이 대거 참석한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일단 아이오와 민심을 얻어야, 후보 경선 과정이 순조롭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아이오와 코커스는 보통 1월이나 2월에 열리던데, 내년 코커스 날짜는 정해졌습니까?
기자) 아직 날짜가 확정된 건 아닙니다. 현재 공화당은 내년 1월 18일을, 민주당은 2월 1일을 잠정적으로 잡고 있습니다.
진행자) 코커스, 보통 한국말로 당원대회라고 하는 건데요. 여기서 당원대회가 무엇인지, 잠깐 짚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당원대회는 말 그대로 각 당에 속한 당원들이 모이는 대회입니다. 특정 정당에 등록돼있는 사람들이 주 전역에서 각각 정해진 장소에 모이는데요. 그곳에서 서로 어떤 후보가 좋은지 열심히 토론한 뒤에 투표하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그 주의 여러 곳에서 나온 투표 결과를 합산해서 승자를 가리게 되는 거죠.
진행자)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사람이 그 주에서 승리하는 겁니까?
기자) 그런 주도 있고요. 그렇지 않은 주도 있습니다. 승자독식제라고 해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에게 몰아주는 경우도 있지만요. 아이오와 주 같은 경우에는 득표율에 따라서 대의원을 분배합니다.
진행자) 이 대의원들이 전당대회에 가서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통 11월 초에 시행되는 본 선거를 두 달 정도 남겨놓고, 각 당의 전당대회가 열리는데요. 예를 들어서 이번 농업회의에 참석한 아홉 명의 공화당 정치인들이 모두 내년 아이오와 코커스, 아이오와 당원대회에 나간다고 하면요. 그 득표율에 따라서 대의원을 분배 받게 됩니다. 만약 아이오와 대의원 수가 10명인데, A라는 후보가 당원대회에서 60%의 득표율을 보였다면, 대의원 10명 가운데 6명을 가져가게 되는 거죠.
진행자) 그리고 전당대회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을 획득한 후보가 그 정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는 거죠. 그런데 사실 이 코커스, 당원대회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주는 얼마 안 되지 않습니까? 프라이머리, 예비선거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주가 훨씬 더 많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아이오와 주와 알래스카, 콜로라도, 하와이 등 10개 주만 당원대회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요. 나머지 주들은 일반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예비선거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원대회와 예비선거, 각각 장단점이 있을 텐데요.
기자) 네, 먼저 예비선거 같은 경우는 주민이 직접 참여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반면에 당원대회는 그 정당에 속한 당원만 참여하기 때문에, 전체 유권자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단점이죠. 아무래도 각 정당에 등록을 하고, 당원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일반 유권자에 비해서 더 당파적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당원대회야말로 민주주의 이상에 가깝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당원들이 긴 토론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예비선거보다 좀 더 면밀하게 후보를 검증할 수 있고요. 사람들이 다들 열린 자세로 와서, 토론을 통해 서로 공통분모를 찾아간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내년 초에 열릴 아이오와 코커스,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과연 어떤 후보가 대세로 올라설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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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듣고 계십니다. 이번에는 매디슨 총격 사건 소식 알아보죠. 지난해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일어난 흑인 총격 사건으로 큰 논란이 일었는데요. 최근 위스콘신 주에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서 시끄럽네요.
기자) 네, 지난 금요일 밤 위스콘신 주 매디슨에서 19살 난 흑인 소년 토니 로빈슨이 백인 경찰의 총에 맞고 숨졌습니다. 한 남성이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매슈 케니 경찰관이 로빈슨의 집에 들어가서 총격을 가한 겁니다. 매디슨 경찰 당국은 케니 경찰관이 로빈슨의 집에서 큰 소리가 나는 걸 듣고 들어갔다가, 로빈슨이 공격해오는 바람에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희생자가 흑인이고 경찰관은 백인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더구나 로빈슨이 비무장 상태였기 때문에 흑인 사회가 크게 분노하고 있는데요. ‘흑인들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란 구호를 내걸고, 지난 주말부터 위스콘신 주에서 계속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퍼거슨 사태와 매우 비슷하죠? 지난해 여름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마이클 브라운이란 이름의 10대 흑인 소년이 백인 경찰관의 총격을 받고 숨졌는데요. 미국 대배심이 백인 경찰관들을 기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었죠.
기자) 네, 지난주에는 미국 법무부가 퍼거슨에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매우 민감한 시기에 이런 사건이 또 일어난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퍼거슨 사태로 얻은 교훈 덕분인지, 이번에는 대처 방식이 좀 다르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 네, 퍼거슨 경찰 당국은 처음에 사건 관련 정보를 자세하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총격을 가한 경찰관의 이름도 한참 지나서야 밝혔는데요. 이번에 매디슨 경찰 당국은 아주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경찰서장이 희생자 가족에게 달려가서 위로하고 함께 기도했고요. 가해 경찰관의 이름도 금방 발표했습니다. 또 퍼거슨에서는 희생자 마이클 브라운을 전과자로 묘사하려고 노력했는데요. 매디슨에서는 지금 그런 내용을 밝히는 건 적절치 않다는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도 불구하고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거군요.
기자) 네, 어떤 위로나 사과도 로빈슨의 죽음을 돌이킬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근본적으로 흑인들에 대한 경찰의 편견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이런 사건이 계속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진행자) 하필이면 지난 7일이 ‘피의 일요일’이라고 알려진 ‘셀마-몽고메리 행진 시도’ 50주년이 되는 날이었지 않습니까? 1965년에 흑인 참정권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앨라배마 주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행진하려다가,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실패한 사건이었는데요. 시기적으로 참 공교롭네요.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토요일 ‘셀마-몽고메리 행진’ 기념식에 참석해서 연설했는데요. 기회균등을 이루기 위한 경주에서 아직 승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겁니다. 하지만 변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은 거부한다면서,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함께 노력하자고 미국인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네, 부지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