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 동안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가 한반도를 뒤덮었습니다. 북한도 올해 들어 첫 황사경보를 발령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김연호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황사 때문에 남북한이 모두 고생했는데, 이번 황사는 상당히 강력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겨울 황사로는 최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황사가 심했던 지난 23일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해 평균치의 24배에 달했습니다. 황사 계기관측을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강력한 겨울 황사였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대부분 지역에 황사특보가 발령됐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어땠습니까?
기자) 북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올해 들어 첫 황사경보를 발령했는데요,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서해안 대부분 지역과 자강도, 양강도, 강원도 일부에서 황사 현상이 있었다며, 이번 황사는 농도가 매우 세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황사는 주로 봄에 자주 발생하는데, 이번에는 겨울 황사였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황사는 지난 20일 몽골 남부 고비사막과 중국 북부 내몽골 고원에서 발생해서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를 덮쳤는데요, 이렇게 겨울철에 발생하는 황사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이번이 27번째입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이전에 비해 봄과 여름이 더 일찍 시작되고 있기 때문에 황사 발생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황사는 어떻게 발생하는 겁니까?
기자) 황사는 중국과 몽골의 사막이나 고원에서 일어난 흙먼지입니다. 이 곳에서 저기압이 발생하면 상승기류가 생기면서 흙먼지도 같이 올라가는데요, 그 때에 맞춰서 북서풍이 불면 한반도까지 날아오는 겁니다. 보통 발원지에서 하루, 이틀 정도면 한반도에 도착합니다.
진행자) 본격적인 황사철이 시작되기도 전에 아주 강력한 황사가 찾아왔는데, 다음 황사는 언제쯤 발생할 걸로 보입니까?
기자) 현재로서는 한반도 주변에 남동, 남서 기류가 주로 나타나면서 황사가 한반도까지 덮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 기상청은 올 봄철 황사 발생일수는 닷새 정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다음달 초에는 이번처럼 강력한 황사가 또 찾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는 찬 대륙성 고기압 영향으로 북서풍이 많이 불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는 주로 남풍이 불기 때문에 황사가 발생하더라도 한국까지 날아오지 않고 중국 안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의 기류가 갑자기 바뀌면 언제든 봄철 황사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황사가 한번 불면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황사로 인해 생기는 호흡기 질환이 큰 문제입니다. 미세한 먼지가 눈과 코, 입으로 들어가서 기관지와 폐에 악영향을 미치는 겁니다. 황사에 묻어 있는 오염물질도 큰 골치덩어리입니다. 황사는 중국을 거쳐서 한반도까지 날아오면서 각종 오염물질을 함께 가져옵니다. 특히 중국 동부 공업지대를 통과하는 이른바 ‘오염황사’가 큰 문제인데요, 납과 비소, 카드뮴 같은 발암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진행자) 황사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하면 건강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요?
기자) 가급적 외출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노약자나 환자는 집안에 있어야 합니다. 꼭 외출해야 한다면 마스크와 보호안경을 써서 황사 먼지가 인체에 들어가는 걸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소금물로 코와 입 안을 씻어내는 게 좋습니다. 손과 발은 물론이고 미세먼지가 침투하기 쉬운 머리카락까지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몸에 쌓인 오염물질을 소변을 통해 배출할 수 있도록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해조류와 마늘도 노폐물과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