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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핵 협상 일부 진전...미-러, 안보리 각료급 회의서 설전


미국측 대표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왼쪽 가운데)과 어니스트 모니즈 에너지장관이 이란측 대표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오른쪽)과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원자력청장 등과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을 가졌다.
미국측 대표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왼쪽 가운데)과 어니스트 모니즈 에너지장관이 이란측 대표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오른쪽)과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원자력청장 등과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을 가졌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이란이 외무장관이 이란 핵협상 타결 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사태 등 국제현안을 놓고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설전을 벌였습니다. ISIL이 시리아 북동부 기독교 마을들을 장악하고, 주민 수십명 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이란 핵 문제 관련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어제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협상 타결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양측 모두 진지하고 건설적인 논의였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이란 핵협상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인 이란 핵 개발 능력을 제한하는 것과 관련해 양측이 부분적으로 의견 접근을 이루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진전입니까?

기자)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얼마나 오랫동안 제한하느냐는 문제에 관한 것인데요. 현재 이란은 미국을 비롯한 P5+1 국가들과 핵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P5+1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을 의미하죠. 핵협상의 목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해소하는 것인데요. 그 대가로 이란은 핵 관련 제재가 풀리고 국제사회의 관계가 정상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협상에서는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아니고,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요.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 양측이 일부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이죠?

기자)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브레이크아웃 타임'이라고 부른데요. 이란의 경우 브레이크아웃 타임을 길게 정한다는 건, 그만큼 우라늄 농축 능력을 제한한다는 것을 의미하죠. P5+1 협상국들은 이란의 '브레이크아웃 타임'은 1년으로, 또 이렇게 핵 개발을 제한하는 기간은 10년 이상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그 중에서도 미국은 20년으로 추진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두 자릿수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고요. 그런데 이번에 미국과 이란의 논의에서 이 기간을 10년으로 하고 이후 5년간 점진적으로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한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양측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고요. 미국 등 협상국 관계자들이 익명으로 언론에 밝힌 내용입니다.

진행자) 그럼 10년 뒤에는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이란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핵무기 개발 계획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당사국들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핵 능력을 제한하고 또 브레이크아웃 타임을 정해서 이란이 약속을 어기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이란의 핵 능력을 제한하는 기간에 대해서는 미국과 이란 모두 양보를 한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사안에 대해 의견 접근이 이뤄졌고, 일부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인데요.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게 양측의 공식 입장입니다. 협상에 참가 중인 미국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이 이번에 매우 진지하고 유용하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는데요.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어려운 문제들을 좀 더 분명하게 했고, 이를 통해 합의를 도출 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자리프 장관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그동안 P5+1 당사국들과 진지한 협상을 해왔고, 특히 지난 사흘간 미국과 매우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타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P5+1 국가들이 모두 참가하는 핵협상도 다시 재개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 주에 재개될 예정인데요. 이란과 P5+1은 다음달 말까지 정치적 협상을 마무리하고, 6월 말까지는 최종 합의안에 서명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미 두 차례 협상 타결 시한을 연장한 것인데요. 미국의 케리 국무장관은 다시 협상 시한을 연장할 계획은 없다면서, 이란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이란 핵 문제에 관해서는 협력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여러 국제 현안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데요. 어제 유엔에서 설전을 벌였다고요?

기자) 네. 어제(23일) 유엔 안보리에서는 이번달 의장국인 중국 주제로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한 각료급 회의가 열렸는데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먼저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군 주도의 시리아 내 공습과 미군의 2003년 이라크 침공, 2011년 리비아 내전 개입은 유엔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국제사회를 장악하고 모든 지역을 지배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으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군사력을 사용한 결과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의 개입으로 사태가 더 악화됐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미국을 겨냥했음을 알 수 있었는데요. 미국의 이런 개입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가 더욱 심각한 불안정과 혼란에 빠졌으며, 극단주의 세력이 생겨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입장이었습니까?

기자) 미국에서는 사만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참석했는데요. 파워 대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지적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반군을 지원함으로써 다른 회원국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해야 하는 유엔 헌장을 위반했고, 이로인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5천700명의 사망자와 17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이에 대해 오히려 앞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친서방 세력의 불법적인 쿠데타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유엔 헌장 위반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파워 대사가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서도 러시아를 비난해다고요?

기자) 네. 파워 대사는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자국민을 학살하는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안보리 차원의 대 시리아 대응조치도 막았다면서, 이로인해 유엔 헌장에 의해 보호받아야 할 민간인들의 막대한 희생이 발생했다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이 날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를 비난한 건 미국 뿐만이 아니었는데요. 다른 유럽 장관들도 러시아가 무력과 불법적인 방법으로 유럽의 국경을 변경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의장국인 중국의 입장도 궁금하군요?

기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회의를 주재했는데요.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한 쪽 편을 들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냉전적인 사고와 대립은 진작에 사라졌어야 한다며,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해 회원국들이 협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전세계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에 자국의 입장을 강요하거나, 합법적인 국가를 전복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이 시리아 북동부에서 기독교 마을을 장악했다고요?

기자)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시리아 내 상황을 전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가 오늘(23일) 밝힌 내용입니다. ISIL 대원들이 시리아 북동부 하사케 지방의 아시리아 기독교 마을들을 장악했고요, 주민 90명을 납치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시리아 북동부에서는 쿠르드 자치병력이 ISIL에 대한 공세를 강화한다는 소식이 있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쿠르드 자치병력은 국제연합군의 공습 지원을 받아서 지난달 코바니에서 ISIL을 몰아낸 데 이어, 이 지역에서도 ISIL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왔고요. 미군 주도 연합군도 하사케에서 지난 주말 11차례 공습을 가해 ISIL의 전술 부대와 차량, 진지를 파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수세에 몰린 ISIL이 인근 마을을 공격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ISIL은 앞서서도 이슬람 성전을 주장하면서, 다른 종교의 마을을 공격해 납치와 학살을 저질렀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에서는 이라크 군이 ISIL이 장악했던 도시를 탈환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이라크 군이 알바그다디에서 ISIL을 몰아냈다고, 이라크 군과 미군이 확인했는데요. 알바그다디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80킬로미터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고요, 미군이 사용하는 아인알아사드 공군기지와도 멀지 않은 요충지입니다. 지난해 6월부터 ISIL의 수중에 있었는데요. 이라크 군은 어제(23일) 치열한 교전 끝에 이라크 병력이 알바그다디 경찰서와 행정건물 등을 탈환하고 ISIL 대원들을 몰아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교전 중에 ISIL 대원 여려 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한편 영국에서는 십대 소녀 3명이 ISIL에 가담하겠다며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줬는데요. 유럽 각국들이 자국민의 ISIL 가담을 막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프랑스는 어제(23일)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가담하거나, 이들을 지원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국민 6명의 여권을 압수하고 출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는데요. 자유를 중시하는 프랑스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국민의 여권을 압수하는 것은 이례적인 조치라고 합니다. 베르나르 카즈뇌부 프랑스 내무장관은 앞으로 40명에 대해 추가로 출국금지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는 얼마전 파리에서 발생한 언론사 테러와 인질 사태로 큰 충격을 받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따라서 다른 어느 나라보다 테러에 대비한 경계 수위를 높여왔는데요. 프랑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중동의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된 국민이 1천400명 정도며, 이 중 400명은 현지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180명은 프랑스로 돌아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프랑스에서 또 다른 테러 공격을 벌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앞서 영국 국토안보부도 비슷한 이유로 자국민 25명의 여권을 압수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한편 유럽 정상들은 지난 19일 브뤼셀에서 열린 회담에서도 극단주의 단체 가담이 의심되는 국민들의 정보를 공유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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