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차단을 이유로 외국인 관광과 국제대회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는 북한이 유독 4월 열리는 평양마라톤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회 참가 신청자 수는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평양국제마라톤의 개최 여부를 여전히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고 미국 뉴저지의 북한전문 여행사 ‘우리 투어스’가 밝혔습니다.
이 업체의 존 댄츨러- 울프 실장은 1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측에 몇 차례 문의했지만 반응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존 댄츨러-울프 실장] “At this point we haven’t heard any indication that Pyongyang marathon is going to be changed in terms of schedule…”
북한 당국이 다른 관광 일정의 취소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비교적 분명한 답변을 주는 반면 마라톤 참가와 관련해서는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마라톤이 원래 일정대로 개최된다는 전제 아래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0월 에볼라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모든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금지한 뒤, 11월 체육성 당국자를 인용해 오는 4월12일 평양에서 열리는 ‘만경대상 국제 마라톤 대회’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참가가 허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3월까지 잡힌 관광 일정을 취소한 데 이어 공들여 준비해 온4월과 8월의 국제 태권도 행사까지 포기하면서 마라톤대회 역시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투어스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고려여행사 등 북한전문 여행사들은 평양마라톤 관광상품을 계속 홍보하며 신청자들의 등록을 받고 있습니다.
댄츨러-울프 실장은 이미 참가 등록을 마친 관광객이 1백 명 가까이 된다며, 올해 대회가 열린다면 지난해 2백여 명 수준 보다 2배가량 많은 외국인들이 평양 거리를 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 댄츨러-울프 실장] “Last year, I believe, there were a couple of hundred, maybe somewhere between, somewhere around two hundred or maybe two hundred to two fifty but this year I would expect it to be double that.”
이런 가운데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측은 17일 ‘VOA’에 현재로서는 에볼라 방역 해제 시기를 정확히 예단하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영국의 북한전문 루핀여행사의 딜런 해리스 대표 역시 지난달 30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평양주재 영국대사관 관계자를 인용해 에볼라 방역 조치가 4월 마라톤 대회 이전에 해제될지 불투명하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