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의 지난해 월 평균소득은 일반 한국민의 3분의 2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탈북민들은 단순 노무직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아 전문성을 갖추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가운데 임금 근로자의 한 달 평균소득은 천341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 2013년 조사 때보다 52 달러 정도 증가한 것이지만 일반 한국민과 비교하면 66%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 같은 소득수준의 차이는 탈북자들의 평균 재직기간이 19개월로 일반 한국민의 67개월보다 크게 짧은 점도 한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렇지만 탈북 취업자의 한 주일 평균 근로시간은 47 시간으로 일반 한국민 44.1 시간보다 3시간 가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탈북자의 고용률은 53.1%, 실업률은 6.2%로 집계돼 지난 2013년의 51.4%와 9.7%와 비교하면 다소 호전됐습니다.
그러나 일반 한국민의 고용률 60.8%와 실업률 3.2%보다는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고용 형태별로는 상용직이 53%, 일용직 20%, 임시직 16%, 자영업 6%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업 유형은 단순노무가 33%, 서비스업 23%, 기능원 12%, 사무직 8%등으로 조사돼 탈북자들이 직업 선택에서 전문성을 갖추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탈북자의 80%는 국가 소유의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고, 나머지는 본인 소유 주택이 6%, 타인 소유 주택 14% 등이었습니다.
탈북자들은 이처럼 경제적으로는 어렵지만 한국에서의 생활에는 68%가 만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48%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 다음으로는 ‘북한에서 살 때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라는 응답이 42%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는데 그 이유로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서라거나 각종 편견과 차별 때문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탈북자들은 결혼과 재혼 문제에서 일반 한국민보다 더 개방적인 특성을 보였습니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고도 함께 살 수 있느냐’는 질문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69%나 돼 일반 한국민의 47%보다 18%포인트나 높았습니다.
이와 함께 결혼 후 가사분담에 대해서도 탈북자의 62%는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답해 일반 한국민 48%보다 전향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통일부와 북한이탈주민지원센터, 남북하나재단이 9일 발표한 지난 2013년 12월까지 한국에 입국한 만 15세 이상 탈북자 만2천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조사한 ‘2014년 탈북자 실태조사’에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