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2천 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몽골인들과 같은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고 몽골의 고위 외교관이 말했습니다. 몽골 당국자들은 북한인권 문제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고립이 아닌 대화와 접촉을 통한 개선을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몽골의 고위 외교관은 3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몽골의 한반도 외교정책’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 뒤 ‘VOA’에, 몽골에 2천여 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외교관은 익명을 전제로 “북한 근로자들이 몽골과 북한이 체결한 협정에 따라 몽골의 섬유와 농업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최대 4천 명까지 수용하기로 한 협정에 따라 북한 근로자들의 규모가 계속 늘고 있고, 몽골 업체들은 성실하고 값싼 북한 근로자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외교관은 개인적으로 몽골-북한 간 협력사업 가운데 근로자 파견 프로젝트를 가장 선호한다며, 근로자들이 외부 세계를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 외교관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들은 협정에 따라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하며 노동권을 보장받고 있고 휴일에는 몽골의 변화상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와 국제 인권단체들은 외화벌이 근로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노동착취와 열악한 근로환경, 임금 갈취 등 인권 유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 왔었습니다.
몽골 고위 외교관은 그러나 양국 간 협정에 따라 북한 근로자들은 주말에 몽골 동료들과 소풍을 가거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등 휴식을 취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몽골은 북한 근로자들의 체류 기한을 2년으로 연장하길 원하지만 북한 당국이 1년을 고집해 성사되지 않았다고 이 외교관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매년 북한인 2천 명이 새로운 정보와 세계를 체험하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며 북한의 발전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외교관은 또 몽골 정부는 자국 내 광산에서 북한 광부들이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더 많은 북한 근로자들이 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 관리와 함께 행사에 참석한 몽골 외교부의 바트바이어 츠딩단바 정책기획국장은 몽골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츠딩단바 국장] “Mongolia does not support North Korea’s missile test….”
츠딩단바 국장은 몽골은 한반도의 평화로운 비핵화를 지지한다며 북한 정부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추가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츠딩단바 국장은 이어 북한인권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몽골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츠딩단바 국장] “I think it is a very important issue and Mongolia is also….”
츠딩단바 국장은 그러나 몽골은 북한을 고립시키는 게 아니라 대화와 접촉을 통해 상황을 개선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외국 정상으로는 북한을 처음 방문해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가진 강연에서 자유와 개방,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해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몽골의 민주주의 개혁 전도사로 불리는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특히 “폭정은 영원할 수 없고 자유가 영원한 힘”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몽골 당국자들은 그러나 이날,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당시 발언은 원칙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몽골은 동북아시아 모든 나라와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중재하고 주도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츠딩단바 국장은 또 몽골이 북한과 다양한 민관 교류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해 밀가루 1천 850t을 지원하는 등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양자 접촉을 통해 농업과 관광산업에 대한 몽골의 투자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츠딩단바 국장은 밝혔습니다.
츠딩단바 국장은 이어 몽골이 국제협력기금을 통해 북한 관리들에게 경제 관련 연수를 제공하고 있다며, 내년 6월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에너지와 사회기반시설 관련 경제회의와 동북아 안보포럼을 통해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을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