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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북한인권 안보리 의제화 추진...신동혁 "북한 모함에도 침묵않을 것"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VOA 조은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 유럽연합 (EU) 등 북한인권 관심국가들이 북한인권 문제를 올해 안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제로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한국 정부 소식통은 오늘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올해 안에 유엔 안보리 의제로 채택하기 위해 관련국들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협의를 하고 있는 나라들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 문제 제기를 주도하고 있는 유럽연합과 미국 호주 등 북한인권 문제의 조기 안보리 의제화에 공감하고 있는 안보리의 상임, 비상임 이사국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 국가들의 움직임은 지난달 18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통과의 여세를 몰아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이고 새로운 차원의 논의를 위한 전기를 만들려는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이들 국가들이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내년 1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들이 교체되면 의제 채택이 불투명해진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유엔 의사규칙에 따르면 의제 문제에 대해선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15개 상임, 비상임 이사국들 가운데 9개 나라만 찬성하면 안보리 의제로 채택될 수 있습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투표 땐 이들 15개 이사국 가운데 12개 나라가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이사국 구성대로라면 무난히 북한인권 문제를 안보리 의제로 채택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북한인권 문제의 사상 첫 안보리 의제화 여부는 이달 셋째 주부터 크리스마스 연휴 전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의제로 채택돼도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등 안보리 차원의 조치를 하려면 안보리 결의가 필요한데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이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논의 자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전문가들은 이런 사정 때문에 북한이 핵실험과 같은 대형 도발까지 감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예상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다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년상이 곧 끝나기 때문에 이른바 `최고 존엄' 지키기 차원에서 일정 정도 강도를 높인 반발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북한인권 개선을 거듭 강조했죠?

기자) 박 대통령은 오늘(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통일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일 후 남북한 주민들이 모두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또 남북한 민간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목표를 위해서 통일준비위원회는 어떤 역할을 할 계획입니까?

기자) 통일준비위원회 정종욱 민간 부위원장은 통일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최고지침인 ‘통일헌장’ 시안을 올해 안에 작성하고 내년 상반기 중 공청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 부위원장은 또 내년도 활동방향과 관련해 민관협업을 강화하고 남북한 공동행사를 마련하는 등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분단국 현실에 대한 식견을 갖춘 전문가들로 국제자문단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듣고 계십니다.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유럽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다음주 영국에서 열립니다. 그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영국의 탈북자 단체인 ‘재영조선인협회’는 ‘제2회 유럽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 간 영국에서 개최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이 행사는 오는 8일 런던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막이 오릅니다. 행사에서는 북한 체제에서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추모 사진 전시회와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을 다룬 영화 ‘48M’ 상영회 등이 일주일 간 이어지고요. 특히 오는 11일에는 영국 의회 내 초당파 의원들의 모임인 ‘대북정책협의회’가 주최하는 북한 관련 공청회가 영국 의회에서 열립니다.

진행자)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자란 뒤 탈출한 유일한 탈북자로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탈북자 신동혁 씨가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신동혁 씨는 전세계에 북한의 인권 참상을 알리는 자신을 북한 정권이 거짓말쟁이, 성폭행범, 도둑으로 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신 씨는 올해 70살인 아버지가 자신을 비난하는 동영상에 나와 정치범 수용소에 산 적이 없다고 말한 데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신 씨는 북한 당국이 아버지로 하여금 거짓말을 하도록 강요하는 등 아버지가 계속 고문을 받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아버지를 두고 탈북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어느 때 보다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싶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 씨는 아버지 동영상을 본 이후 북한에 가서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신 씨는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신의 방북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신 씨는 아버지가 계속 고통을 받는 것에 대한 죄책감에도 불구하고,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불의로 정의를 덮을 수는 없으며, 자신은 전세계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아직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친 경험을 기록한 미국인 작가의 체험기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한국계 미국인 작가 수키 김 씨가 지난 10월 ‘당신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는 제목의 책을 펴냈는데요,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5개월 간 영어를 가르친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수키 김 씨는 이 책에서 학교에서 매일같이 겪는 극단적 통제를 상세히 묘사해 북한체제 전체의 강압성과 획일성을 간접적으로 고발하고 있습니다. 순박하고 정이 많지만 거짓이 일상화된 학생들, 북한 최초의 국제대학이라는 명성이 무색한 폐쇄성, 교실 깊숙이 배어든 억압과 김 씨 일가에 대한 끝없는 우상화 등 작가는 북한사회 전체를 무기력하고 무능력하게 만드는 거대한 독재에 항거합니다.

진행자) 학교 측은 책 내용에 반발할 것 같은데요.

기자) 평양과학기술대학 측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김 씨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대학에서의 경험을 책으로 쓰지 않기로 한 약속을 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대학 김진경 총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작가의 태도와 글, 그리고 거짓말에 화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이 책으로 인해 북한 당국으로부터 신랄한 질문을 받는 등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교수들은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지만 북한을 개종시키기 위한 선교사가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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