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조은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북한인권 결의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유엔총회 제3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오늘은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유엔총회에서 인권을 담당하는 제3위원회에서 어제 북한인권 결의안이 찬성 111 표, 반대 19 표, 기권 55 표로 통과됐습니다. 결의안은 지난 2월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최종 보고서를 토대로 예년보다 훨씬 강력한 내용을 담아 국제적 관심을 모았는데요. 유엔 안보리가 북한인권 상황을 ICC에 회부하고 효과적인 맞춤형 제재를 실시하는 등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유엔이 개별 국가의 인권 상황을 국제법정에 회부하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제 앞으로 어떤 절차가 남아있나요?
기자) 제3위원회를 통과한 북한인권 결의안은 다음달 유엔총회에 상정된 뒤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 공식 채택됩니다. 총회에서 통과된 결의안은 유엔 안보리로 전달되고, 안보리가 결의안 내용대로 북한인권 문제를 ICC에 회부하면, 국제형사재판소의 조사 절차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중국이 결의안에 반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보리 논의 자체가 난항을 겪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을 환영했죠?
기자) 한국 정부는 오늘 외교부 당국자 명의의 논평을 통해 이번 결의안 통과는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며 결의안 채택을 환영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앞으로 한국 정부는 결의안이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의제로 다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안보리 통과까지는 힘들더라도 안보리에서 논의는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위원장도 어제 `VOA'에 결의안 채택 환영 입장을 밝혔죠?
기자) 예. 커비 전 위원장은 유엔총회가 ICC 회부 조항이 담긴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인권 유린이 매우 심각한 상황들에 대해 유엔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중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커비 위원장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커비 위원장은 결의안이 안보리를 통과하는 문제에 대해 어떤 전망을 했나요?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커비 위원장은 그런 예단을 하지 말라고 지적했습니다. 두 나라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안보리에서 북한을 ICC에 회부하는 문제가 부결되더라도 다른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듣고 계십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면담했죠?
기자) 예. 모스크바 시간으로 어제 (18일) 오후 면담했습니다. 크렘린궁은 짤막한 성명을 통해 두 사람의 면담 사실을 확인하면서, 최 비서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친서를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크렘린궁은 그러나 푸틴 대통령과 최룡해 비서의 면담과 친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관측통들은 푸틴 대통령과 최 비서가 북-러 정상회담과 정치경제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주로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 (18일) 금강산에서 남측과 북측 관계자들이 공동으로 금강산 관광 16주년 기념행사를 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은 남북관계 전반과 연결돼 있는 문제라고 밝혔죠?
기자) 한국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은 오늘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는 남북관계 전반과 연결된 문제로,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포함한 북측의 여러 관심사를 2차 고위급 접촉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습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어제(18일) 평화재단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2차 고위급 접촉이 열리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비롯해 남북간 모든 현안 문제들을 협의하고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간 실무협의가 모레 (21일) 개성에서 열립니다. 이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한국 정부는 이희호 여사의 방북 관련 협의를 위해 김대중평화센터 측이 신청한 북측과의 실무접촉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통일준비위원회 사회문화 분과위원장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 등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 7 명은 오는 21일 육로로 개성에 들어가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아태평화위 관계자들과 이 여사의 방북 시기와 인원, 동선 등을 협의할 계획입니다. 또 북한 영유아를 위한 물품 지원 문제도 협의합니다.
진행자)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무산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추진되는 것이어서 주목되는군요.
기자)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고위급 접촉을 비롯해 남북관계와 관련된 한국 정부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이 여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 12월 조문 차 방북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는데, 당시 북한은 이 여사를 각별하게 대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북한에서 풀려난 미국인 매튜 밀러 씨가 자신의 억류 뒷이야기에 대해 입을 열었죠?
기자) 예. 북한 사람들에 대한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에 억류를 자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밀러 씨는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판에 박힌 관광코스 이면에 숨겨진 북한 주민들의 실제 생활에 대해 알고 싶었다며, 북한 주민들과 직접 대화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관광객의 신분으로 북한에 입국했고, 북한에 전향 의사를 밝히려 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억류를 자청했다면 북한은 밀러 씨를 억류할 의도가 없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당국은 밀러 씨의 주장을 믿지 않았고 처음에는 체포한 다음날 비행기로 출국시키려 했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러 씨가 계속 출국을 거부하자 북한 당국은 밀러 씨를 평양의 양각도 호텔로 데려갔습니다. 여기서도 출국시키려는 북한 당국과 이를 거부하는 밀러 씨의 실랑이가 계속됐습니다. 결국 북한 당국은 밀러 씨를 초대소에 억류했다 재판을 통해 6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하고 평양 인근의 수감시설로 이감했습니다. 밀러 씨와 케네스 배 씨는 지난 8일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함께 미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