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나토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한 신속대응군 창설에 합의했습니다. 영국은 3천5백명의 병력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이 휴전을 위한 협상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치열한 교전이 계속됐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최근 흑인 십대가 백인 경찰의 총에 사망한 퍼거슨시 경찰 전체의 근무관행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늘도 나토 정상회의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영국 웨일스에서 어제(4일), 오늘 이틀간의 일정으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데요.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나토 28개국 정상들은 특히 동부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불거진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조금전 각 국 정상들이 신속대응군 창설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신속대응군 규모는 어떻습니까?
기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는데요. 앞서 신속대응군 규모는 나토의 1개 연대 규모인 3천에서 5천 명 사이가 될 거란 전망이었습니다. 개최국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오늘 신속대응군에 3천500 명의 자국 병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캐머런 총리는 또 신속대응군 본부는 폴란드에 위치하고, 동유럽 주변 회원국들이 자국에 예비병력을 두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나토가 신속대응군 창설을 서둘러 추진하는 건, 그만큼 러시아로부터 느끼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 초 우크라이나에서 친 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축출되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일부였던 크림반도를 장악한 후 병합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에서도 반군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 반군이 수세에 몰리자 1천명 이상의 병력과 탱크 등을 보내 노골적으로 군사개입을 하고, 반군과 함께 해안 도시를 장악하며 전선을 확대했습니다.이런 상황을 보면서, 러시아와 인접한 유럽 동부 국가들이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요. 그래서 유럽 동부에 주둔하면서 러시아의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부대 창설을 추진하는 겁니다.
진행자) 신속대응군이 생기면 대응이 얼마나 빨라지는 겁니까?
기자) 기존 나토 병력은 상황이 발생한 후 대응까지 닷새 이상 걸린다면, 신속대응군은 전세계 어느 곳이라도 이틀에서 닷새 안에 대응한다는 개념입니다. 특히 유럽 동부 지역에는 더욱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겠죠.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도 변화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필요한 곳에 필요한 병력을 배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신속대응군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직접 대응하기 위한 건 아니죠?
기자) 아닙니다. 앞으로 유럽 동부 나토 회원국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겁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현재 나토 회원국이 아니죠.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주 나토 회원 가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나토 회원국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대하는 국가들은 유럽의 군사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도 논의하기로 했었는데요?
기자) 미국 정부 관계자는 나토 정상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개입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곧 러시아에 대해 더욱 강력한 추가 제재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군과 휴전 협상을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협상이 열렸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이 모두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발표가 보류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요. 이번 협상에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분리주의 반군,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 이렇게 4자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정상이 동부에서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어느때보다 휴전 협정에 체결할 전망이 높았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평화안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던데요?
기자) 러시아가 병력을 철수하는 등 실질적인 평화 조치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러시아가 나토 정상회의에서 자국에 대해 강력한 추가 제재에 합의하는 것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란 의혹이 있습니다. 또 러시아가 현 상황에서 휴전을 서둘러서, 반군이 소위 도네츠그 자치공화국을 선포한 현 상황을 고착화시키려 한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완화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휴전 협상이 벌어지는 중에도 교전은 계속됐다고요?
기자) 네. 오늘도 반군 점령 지역 주변에서는 포성이 들렸는데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서도 교전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특히 러시아는 반군과 함께 동남부 해안을 따라 요충지인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향해 진격하고 있는데요. 마리우폴 주변에서도 치열한 교전이 목격됐습니다.
진행자) 나토 정상회의 관련 소식 살펴보고 있는데요. 이번 회의에서 시리아와 이라크의 수니파 과격세력 '이슬람국가'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논의될 거란 예상이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 동안 '이슬람국가'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인 연합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10여개국 회원국 장관들과 별도의 회담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국가들이 동참했습니까?
기자) 어제 장관급 회담에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터키, 이탈리아, 폴란드 등이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포함해서 추가로 어떤 나라들이 미국과 함께 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영국은 이미 미국과 함께 국제 연합을 추진하는 데 앞장서고 있고, 프랑스도 이슬람국가에 대응한 군사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호주도 지원 의사를 밝혔고요. 한편 미국과 영국은 서방국가들 뿐만 아니라 주변 이슬람국가들이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별도의 회담을 가진 것이 주목됩니다. 한편 어제 백악관 대변인은 관련 질문을 받고, 터키 외에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등을 가능한 국가로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이슬람국가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만약 여러 나라들이 이슬람국가를 저지하기 위해 실제 행동에 나선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군사 조치가 될까요?
기자)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어제 웨일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관련 내용을 밝혔는데요. 이슬람국가가 더 많은 지역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저지하고, 또 이라크를 비롯해 이슬람국가에 맞서는 주변국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상군 파견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따라서 직접적으로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쿠르드 자치군을 지원해 이슬람국가에 공습을 가한 것처럼, 공습 형태의 지원이 될 것 같고요. 간접적으로는 무장이나 정보 등의 지원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당국자들은 앞서 군사개입 만으로는 이슬람국가를 뿌리뽑을 수 없다고 밝혔었는데요...그렇다면 단순히 공습을 늘린다고 해결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어제 회담에서도 이슬람국가를 격퇴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합니다. 미국과 영국은 이슬람국가의 세력 확대를 막으면서, 궁극적으로 이들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극단주의 세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정치적 안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요. 그렇다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이슬람국가'를 격퇴하기 위해서는 1년이나 2년, 3년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단호한 각오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미국 소식입니다. 얼마 전 미국 퍼거슨시에서는 흑인 십대가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었는데요. 미국 법무부가 퍼거슨시 경찰 전체의 근무관행을 조사한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어제 에릭 홀더 법무장관이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발표한 내용입니다. 홀더 장관은 퍼거슨시 주민들과 대화한 결과 경찰에 대한 불신이 깊었고, 경찰 근무관행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십대 사망 사건과 별개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홀더 장관이 직접 퍼거슨시를 방문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8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찰관 대런 윌슨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것은 지난달 9일이었습니다. 브라운은 당시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고, 일부 목격자들은 브라운이 저항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손을 올렸음에도 윌슨 경관의 총에 맞았다고 주장했는데요. 주민들의 분노가 커졌고 시위와 소요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시위가 열흘 이상 계속되자 흑인인 홀더 장관이 직접 퍼거슨시를 찾아가서 유가족과 주민들을 달래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했는데요. 이후 시위 사태가 잦아들었습니다.
진행자) 어제 법무부 발표 이전에도 퍼거슨시 경찰의 문제점이 지적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마이클 브라운 사망 사건 발생 이후에도 경찰의 대응이 과도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물론 일부 주민들이 가게를 약탈하고 불을 지르는 등 폭력적인 양상을 보였지만, 다수의 평화적인 시위대에 대해서도 중무장한 진압 경찰이 출동해 과도한 진압을 하면서 오히려 주민들의 분노를 더 불러왔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갈등이 커지자 미주리 주당국은 퍼거슨시 경찰을 철수시키고, 주경찰을 투입해서 시위진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흑인 주민 수에 비해 흑인 경찰의 수가 적다는 지적도 있던데요?
기자) 퍼거슨시 인구가 2만1천명인데요 10명 중 7명은 흑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퍼거슨시 경찰관 53명 중 흑인은 3명에 불과했습니디. 또 경찰관 대부분이 퍼거슨시가 아닌 외곽 다른 행정구역에 살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퍼거슨시의 흑인 주민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퍼거슨시에 대한 애착도 적다는 문제가 제기됐었습니다. 그러자 퍼거슨시 경찰과 시 당국은 소수계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법무부가 앞으로 조사를 벌인 뒤 어떤 결과를 내놓을 지 주목되는데요. 사실 백인 경찰은 물론이고 미국 사회가 흑인들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은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죠?
기자) 네. 지난달 말 열린 마이클 브라운의 장례식에는 많은 흑인 인권 운동가들이 참석했었는데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흑인이 더 폭력적이거나 범죄자가 많다는 편견을 없애고, 또 흑인에 대한 경찰의 인종차별적이고 과도한 대응도 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었습니다. 한편 홀더 장관은 퍼거슨시 경찰의 근무관행에 문제가 있는지 보기 위해, 그동안의 검문과 체포 기록, 또 수감자에 대한 대우, 경찰관 훈련 과정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필요하다면 인근 지역 경찰로도 조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