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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죄 유죄...통일부 "이산가족 상봉 대북 지원 연계 안해"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김연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 중요한 판결이 나왔군요. 야당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기소됐는데, 판결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내란음모 뿐만 아니라 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한국 법원은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의원에게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습니다. 한국에서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나온 것은 지난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 사건 이후 34년 만입니다.

진행자) 법원이 그렇게 판결한 근거는 뭡니까?

기자) 이모씨가 이번 내란음모 사건을 제보했는데, 이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겁니다. 법원은 혁명조직으로 알려진 ‘RO’ 조직이 존재하는 사실도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사람들이 더 있는데, 역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통합진보당의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도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홍순석 피고인에게는 징역 6년에 자격정지 6년, 한동근 피고인에게는 징역 4년, 자격정지 4년이 선고됐습니다.

진행자) 재판부의 설명이 있었을텐데요.

기자)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한국사회 혁명을 목표로 결정적 시기에 폭동에 나설 준비가 된 상태에서 조직원들에게 내란이 불가피한 이유를 납득시키는 한편 폭동을 구체화했다고 판시했습니다. 내란이 비록 세부계획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상부 지침을 철저히 따르는 조직의 성격 상, 범행의 실현 가능성과 위험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논란이 됐던 비밀조직 RO의 실체를 재판부가 인정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5월 RO 회합에서 피고인들이 한 발언도 내란 모의 또는 선동으로 판단한 겁니다. 이석기 의원에 대해서는 현역 국회의원임에도 RO의 총책으로 활동하며 내란을 선동하고 음모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습니다. 이들이 북한의 혁명가요인 ‘혁명동지가’와 ‘적기가’를 부르고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사실도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미북관계 알아보죠. 백악관 고위관리가 오랜만에 공개발언을 했군요.

기자) 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시드니 사일러 한반도 담당 보좌관이 지난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반도 토론회에 나왔습니다.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 미국의 입장을 밝혔는데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인도주의적 사안으로 인식하고 미한 연합군사훈련과 연계시키지 않기로 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서는 아주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습니다. 북한이 과거 남북관계에서 전술적인 변화에 그친 경우가 있었던 만큼,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 미국 정부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대남 유화공세를 펴고 한국과 이산가족 상봉도 합의했는데, 미북 관계에도 변화의 가능성은 없는 겁니까?

기자) 그 점에 대해서도 사일러 보좌관은 아주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는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에 관해 신뢰할만하고 진정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도 거듭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북한에 손을 내밀어서 대화에 나서야 하는 거 아니냐, 일부에서는 이런 지적도 있는데. 사일러 보좌관이 여기에 대해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한마디로 책임은 미국이 아니라 북한에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미국이 그동안 북한과 여러차례 대화를 가졌지만 그 때마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대남 도발로 찬물을 끼얹었다는 거죠. 사일러 보좌관은 현재 미국의 대북정책 원칙은 북한의 선택 폭을 좁혀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유도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재나 압력이 수반되지 않는 대화는 북한의 핵개발 계획을 늦추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는 동안 북한이 핵능력을 키우고 있다는 일부 주장은 상황을 잘못 파악한 것이라고 사일러 보좌관은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대북 확장억지력과 미사일 방어, 미한일 3국협력 등을 통해 북한의 이른바 ‘핵 억지력’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남북관계 소식입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는데, 한국 정부가 이런 분위기에 맞춰서 북한에 식량 지원을 하는 거 아니냐, 이런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한국 정부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이산가족 상봉과 대북 지원을 연계하지 않겠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한국 통일부의 김의도 대변인이 오늘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은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난 주말 청와대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회가 열렸는데, 북한에 쌀이나 비료지원을 하는 문제에 대해서 전혀 논의된 바가 없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앞으로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건가요?

기자)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 남북관계 상황을 봐가며 지원을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 지원의 가능성을 열어둔 겁니다. 통일부가 새해 업무계획에서 밝힌 대북 인도적 지원 확대 방침에 대해선 민간 단체의 지원 규모나 종류, 대상 지역의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며칠 안 남았는데, 한국 정부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선발대가 이미 지난 15일 상봉 행사장인 금강산을 방문해서 북한측과 세부 일정, 동선을 협의하면서 최종 점검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상봉단이 묵을 숙소와 면회소 등에 대한 제설 작업도 거의 마무리된 상탭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측 인원들도 현지에 도착해 행사 준비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눈이 또 오더라도 제설 장비를 투입해서 행사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북한 인권문제 알아보겠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그동안의 활동결과를 오늘 발표하는데, 알려진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AP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서 보도했는데요,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권고했다고 합니다. 국가 또는 국제 사법기관의 적절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겁니다. 북한에서 주민을 학살하고 굶겨 죽이는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고 한국인과 일본인이 납북됐다는 증거를 조사위원회가 다수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김연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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