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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 북한 경제 발전을 위한 제언] 1. "중국식 사유화 정책 도입해야"


지난 6월 평양 거리에 '군사 원칙에 입각한 경제 건설'을 강조하는 포스터가 걸려있다.
지난 6월 평양 거리에 '군사 원칙에 입각한 경제 건설'을 강조하는 포스터가 걸려있다.
북한 지도부가 경제를 살리려면 중국을 본받아 산업과 농업 분야를 사유화 해야 한다고 공산권 경제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방찬영 박사는 지난 1991년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자문역을 지냈습니다. 현재는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경제특보를 지내면서 카자흐스탄의 키메프대학 총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20년간 공산체제의 몰락과 전환을 현장에서 지켜본 방찬영 박사와의 인터뷰를 두 차례에 걸쳐 보내드립니다. 최원기 기자가 방찬영 박사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기획 인터뷰] 고르바초프 전 경제고문 박찬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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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총장님 안녕하십니까? 방찬영 총장님은 지난 20년간 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경제체제의 전환을 현장에서 지켜보신 전문가이신데요. 북한같은 사회주의 경제체제가 시장경제로 전환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방찬영 박사) 지금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결정적인 성격은 공산당 무산계급의 독재, 모든 생산수단이 국가소유로 돼 있는 중앙집권식 계획경제 체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통치 이념의 변화를 통해서 사회주의 체제로부터 시장경제로 변화시키겠다하는 통치자의 결단입니다. 다시 말해, 사회주의 체제에 내재하는 결정적인 결함, 하나의 부조리를 제거하기 위해선 사유화를 통한 시장경제로의 전환이 필수요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기자)흔히 고르바초프가 이끈 소련의 체제 전환은 실패한 반면 덩샤오핑이 이끈 중국의 체제 전환은 성공했다고 하는데요. 성패가 어디서 어떻게 갈린 겁니까.

방찬영 박사) 소련 고르바초프의 경제개혁의 목표는 사회주의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국영기업에 자본주의 사기업의 동태적 요인을 가미해 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그런 목적을 가지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인센티브 시스템이라던가 기업 경영의 자율권의 확대라던가 회계 책임이라던가 이런 것들을 국영기업에 도입해서 시장경제에서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변모시키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이러한 개혁은 피상적일 뿐더러 사회주의 체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그런 활력소가 결여돼 있었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반면에 덩샤오핑은 경제 계획으로 통치 이념을 수정하는 흑묘백묘론을 들고 나옵니다. 고양이가 색이 희든 검든 쥐만 잡으면 되지 않느냐 하는 건데요. 덩샤오핑은 경제 특구를 통해서 자본주의 섹터를 처음엔 십퍼센트, 이후에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주의 기본 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섹터를 인정을 해서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에 성공을 한 겁니다.

기자)그렇다면 앞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이 고르바초프식이 될 것 같습니까? 덩샤오핑 식이 될 것 같습니까?

방찬영 박사) 앞으로 지켜봐야 알겠습니다만은, 지금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앞으로 어떻게 북한의 현대화를 실현할 것인지, 최고 지도자의 결단력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자)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그의 아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됐습니다. 지난 2년간 김정은 제1위원장에 해온 경제 활성화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방찬영 박사)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한 20여년간의 후계자 수업기간이 있었습니다. 반면 김정은은 수업기간도 짧았고 급격하게 통치체제의 변화를 맞게 됩니다. 지금까지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통치 기본 성격은 아직까지 방향이 제대로 결정되지 않아서, 현지 지도라던가 이런 것에 편중이 돼 있습니다. 경제 개혁에 대한 청사진이라면 최근에 와서 다시 2002년 7월에 발표한 경제개혁 조치 비슷한 방안을 들고 나왔는데요. 다시 말해 국영기업에다가 자율권을 주고, 회계 책임을 추고, 인센티브 시스템을 주는 그러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엄청난 후유증만 유발하게 될 겁니다.

기자)최근 북한은 국가 경제개발위원회를 신설하고 10여개의 경제특구를 추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경제특구를 통해 경제를 살릴 수있을까요?

방찬영 박사) 경제 특구란 어떤 일정 지역에 법 제정을 통해서 경제 특구를 설정한 뒤 일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합작 기업을 설립하고, 또 자국의 기업이 그곳에서 민영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고용을 확대하는거죠. 그곳에서 이뤄지는 무역과 수출을 통해서 외화를 획득하고 또 기술 이전을 통해서 기술 습득을 하는 것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북한에 대한 유엔의 경제 제재가 철회돼야 됩니다. 철회가 되지 않고는 외국의 기업이 북한에 들어가서 활동을 할 수도 없고, 또 거기서 생산된 물품을 자국이나 자본주의 국가에 수출도 할 수 없습니다. 기업이 그곳에서 번 돈을 자국으로 송금 할 수도 없죠. 유엔의 대북 제재가 철회가 되지 않는 한은 북한에 경제 특구를 설립해도, 목적 달성이 힘듭니다.

기자)북한에는 ‘장마당’이라고 해서 이미 비공식적인 시장에 존재합니다. 주민들은 ‘노동당은 없어도 되지만 장마당은 없으면 안된다’라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만일 북한이 장마당을 적극 인정하고 활용하면 경제가 되살아날까요?

방찬영 박사) 안됩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통일시장(장마당)이 생긴 이유는 국영기업의 약 70퍼센트가 생산을 중단함으로써 배급 제도가 이완됐는데요. 이에 따라 인민들이 필수품을 살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써 북한정권이 소규모의 시장을 허용했고, 그곳에서 제한된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통일 시장을 보면 사용하던 일본제, 중고품이라던가 TV라던가 하다못해 개고기를 파는 소규모의 자영기업이 활성화 돼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생산수단이 국가의 소유로 있는 한은 장마당은 제한된 경제 활동 밖에 되지 않습니다. 사기업에서 생산된 물품이 시장에 반출되고 시장활동이 이뤄져야 되는데 지금 장마당은 그게 아니라, 자신들이 쓰던 물건, 중국에서 가져온 옷, 자기 집에서 기르던 닭이라던가 개고기를 파는 제한된 경제활동에 불과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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