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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북한 말라리아 환자 1만7천여 명


지난 2011년 판문점 인근을 지나는 대북 말라리아 방역 지원 물자.
지난 2011년 판문점 인근을 지나는 대북 말라리아 방역 지원 물자.
오늘은 (25일) 세계보건기구 WHO가 제정한 ‘ 세계 말라리아의 날’입니다. 흔히 ‘학질’로 알려져 있는이 질병은 북한에서 2천년대 들어 발병 건수가 계속 줄어 ‘퇴진 전 단계’에 진입했는데요, 조은정 기자와 함께 북한 내 말라리아 실태와 예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조은정 기자. 우선 세계 말라리아의 날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기자) 예. 세계적으로 말라리아 퇴치 노력을 짚어보는 날인데요, 유엔은 관련 자료를 배포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미래에 대한 투자-말라리아 퇴치'인데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자금이 매년 50만 달러가량 모자란다면서 적극적인 기부를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말라리아는 에이즈, 결핵과 함께 인류의 건강을 해치는 3대 질병으로 꼽히는데요. 퇴치 노력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00년 이래 국제사회가 많은 투자를 하고 관심을 기울인 결과 사망률이 25%나 줄었습니다. 또 말라리아가 발생한 99개국 중 50개국은, 2000년과 비교해서 2015년까지 발병률을 75% 이상 줄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2010년 현재 전세계 말라리아 환자는 2억1천9백만 명으로 조사됐는데요, 이 중 40%가 콩고민주공화국, 인도, 나이지리아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말라리아 실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2012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에 북한에서 말라리아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1만6천760 명입니다. WHO는 북한이 말라리아 ‘퇴치 전 단계’에 있는 것으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말라리아가 1970년대에 없어졌다가 1998년 2천 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다시 확산됐습니다. 이후 2001년 14만4천 명으로 최고치에 달한 뒤 지금까지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에서는 5월부터 본격적인 말라리아 유행 시기가 시작되죠?

기자) 예. 말라리아의 감염 원인인 모기가 5월부터 본격적으로 출현하는데요. WHO는 북한에서 5월부터 11월 사이에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모기가 활동하지 않는 겨울철에는 말라리아 감염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북한에서 말라리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어디인가요?

기자) 황해남북도와 강원도가 위험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분류돼 있는데요, 북한 인구의 62%가 말라리아 발생 위험이 있는 지역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WHO에 따르면 북한 북부 지역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모기가 살아 남을 수 없고, 따라서 말라리아가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북한에서 말라리아 발병 위험이 높은 곳이 주로 한국과 인접한 지역들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말라리아가 국경을 넘어 한국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실정인데요. 한국에서는 지난 해 500 명의 말라리아 감염 환자가 확인됐습니다. 그동안 북한과 인접한 경기도가 2001년부터 북한에 말라리아 방역물자를 지원해 왔는데요. 하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지난 해에는 북한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물자 수령을 거부했다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밝혔습니다.

진행자)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어떤 증세가 나타납니까?

답) 말라리아는 모기를 매개로 하는 급성 감염증인데요. 한반도에서는 삼일열 말라리아가 주로 나타납니다. 고열과 오한, 식은땀, 빈혈, 두통, 구토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사흘 간격으로 나타나는데요. 삼일열 말라리아는 사망까지 이르지는 않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말라리아 예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기자)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말라리아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입니다. 말라리아 모기는 주로 해가 진 후 밤새 활동하는데요. 따라서 말라리아 유행 시기인 5월에서 11월 사이에 야간 활동을 자제하고, 야간 외출 시에는 긴 팔과 긴 바지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창문의 방충망을 잘 정비하고 모기장과 살충제를 사용해 모기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말라리아 환자가 5살 미만 어린이들이기 때문에 부모들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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