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류 언론이 중국 단둥에 체류하는 북한 주민들이 전하는 북한 내부 사정을 자세히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평양엔 고층 살림집들이 들어서고, 고급 외제 승용차가 부쩍 늘었지만 북한 주민 김 씨에겐 딴 세상 얘기일 뿐입니다.
거리 곳곳엔 손전화로 한창 통화에 열중해 있는 젊은 멋쟁이 여성들이 지나가지만 김 씨는 이를 그저 무심히 바라봅니다.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두 아들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돼지 치는 일을 하는 52살 농민 김 씨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뉴욕타임스’ 신문 기자가 중국 단둥에서 만난 4명의 북한인들 가운데 한 명입니다.
이들은 현지 기독교 단체가 제공한 비밀장소에서 `뉴욕타임스’ 기자와 만나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 사후 김정은 체제 10개월 동안 북한 주민들의 삶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15일 1면과 6면 두 개 면에 단둥에 체류하는 북한인들의 이야기를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소개했습니다.
이 신문은 `새로운 지도자 아래서도 굶주림이 계속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의 생계를 강조하고 외부에선 북한의 중국식 개혁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내부 사정은 오히려 악화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우선 식량 가격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지난 4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의 지원 계획이 취소된데다, 큰물 피해까지 이어진 결과라는 지적입니다.
쌀 값은 지난 여름 이래 2 배 폭등한데다 연료, 에너지, 원자재 부족이 계속돼 노는 공장이 늘고 실업자가 넘쳐난다는 게 이들의 설명입니다.
또다른 북한 주민 박 씨는 김정은 체제에 희망을 걸었던 많은 사람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전했습니다.
공산당원인 박 씨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매대에서 옥수수떡을 팔지만 장사가 시원치 않고, 그나마 꽃제비들이 떡을 낚아채 간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그러나 올해는 꽃제비들이 떡을 훔칠 기운도 없는 상태로 길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봤다며, 만약 여유가 있었으면 음식을 나눠줬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익명을 전제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이들 북한 주민들은 미래에 대한 낙관이 오래가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기차역마다 거지들이 들끓는 반면 인맥을 갖춘 사업가들은 북-중 무역으로, 정부 관리들은 벌금과 뇌물로 점점 부유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인터뷰에 응한 북한 주민들이 단둥 체류에 앞서 북한에서 이틀간의 사상교육을 받았다며, 만약 기자나 선교사들과 접촉한 사실이 발각되면 수용소에 끌려갈 수도 있어 매우 불안해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중 한 여성은 성경을 읽은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은 죽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머무는 이들 북한 주민들은 특권층에 속합니다.
모두 2개월 체류 비자를 받고 단둥에 도착했지만, 현지 공장과 양조장 등에서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체류 시한을 넘겨 현지에 머물고 있는 중입니다.
가족들 생계를 돕고, 비자 수속 비용을 대느라 끌어다 쓴 암시장 빚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틀 동안 이뤄진 인터뷰에서 북한인들이 최근 심화된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주체사상이 교묘히 꾸며진 거짓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당국의 강성대국 진입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데다 지난 4월 로켓 발사 실패 발표까지 나오자 주민들의 불만이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돼지 치는 농민인 김 씨는 `뉴욕타임스’에 2012년이 되면 개들도 쌀밥을 먹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북한의 스탈린식 일당 독재체제를 믿는 주민들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손전화기가 확대되고 한국 TV 드라마가 흘러들면서 정보의 진공 상태가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순천 출신의 58살 트럭운전사도 `뉴욕타임스’에 가족들과 문을 걸어잠그고 창문을 가린 채 한국 드라마 DVD를 시청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인들처럼 깨끗하고 윤택한 삶을 살고 싶다면서, 당국의 선전처럼 한국이 북한보다 빈곤하다고 믿는 북한 주민들은 이제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에 공공연히 불만을 드러내는 주민 역시 없습니다.
김 씨는 지난 해 12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접하자마자 본능적으로 꽃을 사들고 김정일 위원장의 대형 초상화 앞에서 오열했지만, 자신의 눈물은 거짓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하루 일과가 바빠 정치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채소를 거둬들이고, 다시 집에 돌아와 돼지를 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도토리와 옥수수로 밀주까지 만들어 팔아야 합니다.
하지만 가족을 부양하기에는 충분치 않습니다.
김 씨는 남편과 두 아들이 채소와 옥수수죽, 감자, 무 등으로 연명한다며 한 아들은 군 복무를 마치기도 전에 영양실조로 병에 걸려 귀가했다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운좋게 단둥에 체류할 수 있게 된 북한 주민들은 그 곳의 풍요로움에 충격을 받고 열악한 북한의 현실을 깨닫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평양엔 고층 살림집들이 들어서고, 고급 외제 승용차가 부쩍 늘었지만 북한 주민 김 씨에겐 딴 세상 얘기일 뿐입니다.
거리 곳곳엔 손전화로 한창 통화에 열중해 있는 젊은 멋쟁이 여성들이 지나가지만 김 씨는 이를 그저 무심히 바라봅니다.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두 아들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돼지 치는 일을 하는 52살 농민 김 씨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뉴욕타임스’ 신문 기자가 중국 단둥에서 만난 4명의 북한인들 가운데 한 명입니다.
이들은 현지 기독교 단체가 제공한 비밀장소에서 `뉴욕타임스’ 기자와 만나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 사후 김정은 체제 10개월 동안 북한 주민들의 삶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15일 1면과 6면 두 개 면에 단둥에 체류하는 북한인들의 이야기를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소개했습니다.
이 신문은 `새로운 지도자 아래서도 굶주림이 계속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의 생계를 강조하고 외부에선 북한의 중국식 개혁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내부 사정은 오히려 악화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우선 식량 가격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지난 4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의 지원 계획이 취소된데다, 큰물 피해까지 이어진 결과라는 지적입니다.
쌀 값은 지난 여름 이래 2 배 폭등한데다 연료, 에너지, 원자재 부족이 계속돼 노는 공장이 늘고 실업자가 넘쳐난다는 게 이들의 설명입니다.
또다른 북한 주민 박 씨는 김정은 체제에 희망을 걸었던 많은 사람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전했습니다.
공산당원인 박 씨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매대에서 옥수수떡을 팔지만 장사가 시원치 않고, 그나마 꽃제비들이 떡을 낚아채 간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그러나 올해는 꽃제비들이 떡을 훔칠 기운도 없는 상태로 길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봤다며, 만약 여유가 있었으면 음식을 나눠줬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익명을 전제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이들 북한 주민들은 미래에 대한 낙관이 오래가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기차역마다 거지들이 들끓는 반면 인맥을 갖춘 사업가들은 북-중 무역으로, 정부 관리들은 벌금과 뇌물로 점점 부유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인터뷰에 응한 북한 주민들이 단둥 체류에 앞서 북한에서 이틀간의 사상교육을 받았다며, 만약 기자나 선교사들과 접촉한 사실이 발각되면 수용소에 끌려갈 수도 있어 매우 불안해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중 한 여성은 성경을 읽은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은 죽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머무는 이들 북한 주민들은 특권층에 속합니다.
모두 2개월 체류 비자를 받고 단둥에 도착했지만, 현지 공장과 양조장 등에서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체류 시한을 넘겨 현지에 머물고 있는 중입니다.
가족들 생계를 돕고, 비자 수속 비용을 대느라 끌어다 쓴 암시장 빚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틀 동안 이뤄진 인터뷰에서 북한인들이 최근 심화된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주체사상이 교묘히 꾸며진 거짓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당국의 강성대국 진입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데다 지난 4월 로켓 발사 실패 발표까지 나오자 주민들의 불만이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돼지 치는 농민인 김 씨는 `뉴욕타임스’에 2012년이 되면 개들도 쌀밥을 먹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북한의 스탈린식 일당 독재체제를 믿는 주민들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손전화기가 확대되고 한국 TV 드라마가 흘러들면서 정보의 진공 상태가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순천 출신의 58살 트럭운전사도 `뉴욕타임스’에 가족들과 문을 걸어잠그고 창문을 가린 채 한국 드라마 DVD를 시청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인들처럼 깨끗하고 윤택한 삶을 살고 싶다면서, 당국의 선전처럼 한국이 북한보다 빈곤하다고 믿는 북한 주민들은 이제 거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에 공공연히 불만을 드러내는 주민 역시 없습니다.
김 씨는 지난 해 12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접하자마자 본능적으로 꽃을 사들고 김정일 위원장의 대형 초상화 앞에서 오열했지만, 자신의 눈물은 거짓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하루 일과가 바빠 정치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채소를 거둬들이고, 다시 집에 돌아와 돼지를 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도토리와 옥수수로 밀주까지 만들어 팔아야 합니다.
하지만 가족을 부양하기에는 충분치 않습니다.
김 씨는 남편과 두 아들이 채소와 옥수수죽, 감자, 무 등으로 연명한다며 한 아들은 군 복무를 마치기도 전에 영양실조로 병에 걸려 귀가했다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운좋게 단둥에 체류할 수 있게 된 북한 주민들은 그 곳의 풍요로움에 충격을 받고 열악한 북한의 현실을 깨닫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